본문 바로가기

호모러너스

일렬로 트랙을 25바퀴 달릴 때 우리가 바로 그 러너다. 화요일 훈련은 400미터 트랙 25회전, 10km를 달리는 지속주 훈련이다. 출발부터 서서히 페이스를 잡아 끝까지 같은 속도로 달린다. 나란히 트랙을 달리는 순서는 정해져 있지 않다. 누군가 가장 먼저 앞에 달리면 5회전마다 맨 앞에 다른 동료가 달리고, 앞에 있던 동료는 맨 뒤로 간다. 누군가의 뒤에서 달리는 일은 페이스를 일정하게 유지해야하는 압박감이 없어서 좋다. 여러 개의 진자가 초기에는 제각각 움직이다가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흔들리다가, 결국 동일한 주기와 타이밍으로 일직선을 그리는 현상이 달리기에도 있다. 나중에 모든 러너가 발, 호흡, 침묵이 모두 하나처럼 달릴 때의 그 완벽한 느낌은 더할 나위없이 좋다. 훤칠한 키에 실력이 빠르게 늘고 있는 식자 뒤에 달린다. ..
2026년 6월 달리기, 달리기도 삶도 고통이자 권태다. 6월은 여름 달리기를 시작하는 달이다. 여름이 좋은 이유는 아무리 멀리 가도, 출발한 곳으로 다시 돌아올 일을 걱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적어도 겨울처럼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 땀을 흠뻑 흘리고 나서 계곡으로 소풍을 가는 일, 생맥주 잔에 흐르는 물방울을 보며 손가락으로 닦아내는 일, 빨간 단 수박을 먹는 일, 영롱하고 날카로운 햇살을 보는 일은 원한다면 얼마든지 누릴 수 있는 사치다. 6월 2일 화요일 동아마라톤 접수날이라 훈련도 나가지 않고 기다리다 접수했지만 카드 결제가 어려워 실패다. 6월 4일 목요일 우중주. 며칠 전에 혼자 영동 1교에 다녀올 때 약간 비가 내렸는데 오늘은 펑펑 쏟아졌다. 달릴 때 비가 내리면 시원하고, 누구도 경험하지 못하는 것을 혼자 누리는 생각이 들어 너무나 좋..
달리기는 창의성에 관한 것이다 달리기는 창의성에 관한 것이다. 나는 바람을 느끼고, 온도를 느끼고, 달리기로 춤을 춘다. 단 한번도 같은 달리기인 적은 없다. 일주일에 세 번, 양재천 주로와 트랙을 달려도 같은 느낌인 적은 없다. 마라톤 전사와 훈련은 늘 부담스럽다. 그 부담은 제대로 훈련했다는 기쁨을 준다. 먼 거리와 빠른 기록은 훈련으로 완성되는 게 아니다. 마라톤에 있어서 훈련은 오히려 쉽다. 3시간을 첫머리에 달고 있는 러너들은 훈련과 더불어 자신의 모든 것을 절제하고 규율을 따른다. 파티나 모임도 없고, 식단과 휴식을 지키고, 매달 300km를 달리는 훈련에 집중한다. 단 한 번이라도 3시간이 붙으면 그는 죽을 때까지 세 시간 러너다. 멋진 일이다. 아쉽게도 나는 아직도 sub 4 러너다. 제법 빠르게 10km를 달렸다. 유..
2026년 5월 달리기, 달리기의 모든 것이 자신이다. 삶에서 일어나고 겪는 모든 일이 자신이다. 베르베르의 소설에는 이 말이 아주 자주 나온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우리를 위한 일이다.' 일이 자신이 아니라고?태도가 자신이 아니라고?생각이 중요하다고? 천만에다. 모든 게 자신이다. 우리가 보는 것, 생각하는 것, 먹는 것, 입는 것, 냄새 맡는 것, 우리의 태도, 관계, 사랑, 분노와 증오가 모두 우리 자신인 것처럼 달리기 역시 자신이다. 명확하다. 수많은 가면이 자신이고, 보고, 즐기고, 먹고, 입고, 가고, 오고, 대하고, 떠나고, 마주하고, 살아가는 모든 것이 자기 자신이다. 우리가 경계하지 않을 게 무엇이란 말이가? 5월 2일 토요일 정모 지금이 좋아도 너무 좋다. 이유 없다. 철봉에 30초씩 두 번 매달린다. 매끄럽게 체조를 구령 붙여..
피부는 방수다. 핑계대지마. 달려! 누가 그랬다. 달리러 나가야 할 이유는 한 가지지만, 달리러 나가지 않아야 할 이유는 한 트럭이라고 말이다. 핑계에 감기와 나이가 추가된 건 최근의 일이다. 피할 수 있는데도 피할 수 없는 것처럼 말하고 행동한다. 6시에 비가 그쳤다. 운동장에 나갔다. 다른 팀은 대공원 언덕 훈련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바로 영동 1교를 향해 달린다. 바닥은 많이 젖지 않았고, 조금 달리니 산책로는 모두 말라 있었다. 돌아오니 피부가 모두 하얀 선배가 달리고 있었다. 또 한 명, 대공원에 가지 못하고 늦게 달리러 나온 선배를 만났다. 그들에게는 무언가가 있어 보인다. 아무나 갖고 있지 않는 것들, 집요함 같은 게 있다. 핑계는 무조건 생긴다. 없다면 만들어 내기도 한다. 어떤 공격에도 준비가 되어 있다. 핑계를 만들..
2026년 4월 달리기,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용서한다. 실력 있고, 굉장한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내가 한 것들이 하찮게 보이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생기지 않는다. 아주 오랜 시간을 달려 풀코스를 100번 완주한 사람에게 기껏 40번이 대단할까. 국토 종단, 횡단 울트라 마라톤을 수도 없이 달린 사람에게 100km 울트라 마라톤에 나가는 일은 대단한 것도 아니다. 서브 3와 330 러너들이 많은 데서 3시간 40분대 기록은 물론 아무것도 아니다. 비교해서가 아니라 겸손하기 위해서다. 실력자들과 나란히 달릴 수 있는 자체가, 무엇 하나라도 더 배우는 기회가 오히려 감사한 일이다. 스스로의 기록에 자부심을 가지고, 훈련하면서 다른 모든 일을 해나가는 자신의 능력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4월 달리기를 시작한다. 인생은 짧으니까 항상 기다리거나 언젠가라는 말을 하..
마라톤 역사상 2시간의 벽을 무너뜨리다 런던에서 역사적인 순간이 펼쳐졌습니다! 🤯 사바스티안 사웨(1시간 59분 30초)와 요미프 케젤차(1시간 59분 41초)가 런던 마라톤에서 남자 선수 최초로 2시간 이내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 2시간 이내 기록 달성! 세바스티안 사웨, 마라톤에서 공식적으로 2시간 벽을 깬 최초의 선수로 등극 케냐 출신의 31세 사웨는 이전 세계 기록을 1분 이상 단축하며 런던 마라톤에서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습니다. 결국 일어났어요! 케냐의 사바스티안 사웨가 오늘 아침 런던 마라톤 에서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는 코스에서 최초로 2시간 이내 마라톤 기록을 세웠습니다 . 사웨의 우승 기록인 1시간 59분 30초는 켈빈 킵텀의 기존 세계 기록을 1분 5초 단축했을 뿐만 아니라, 마라톤이 존재하는 한 그의 이름은 전설로..
청원생명쌀 대청호 마라톤 대회 단체 참가 하기로 했으면 하는 것, 생각한 것을 실행하는 능력은 아무나 갖지 못한다. 모든 변화는 현재의 상태에서 어디론가 예측할 수 없는 곳으로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위험하고 두렵다는 생각을 한다. 종교과 신앙에 의지하면 평화는 유지할 수 있다. 그들은 항상 그곳에 있고, 항상 같은 모습이고, 생각도 늘 한 가지만 한다. 그곳엔 변화도 없고, 성장도 없다. 오직 흐름만 있다. 그걸 평화라고 부른다면 어쩔 수 없다. 우주와 자연은 변화 속에서 다른 모습으로 변하며 생존하는 것이 섭리다. 제24회 청원생명쌀 대청호마라톤대회 하늘이 내려다 보이는 깨끗한 대청호와 대통령 별장 청남대 그리고 향기로운 코스모스 꽃길을 달리는 최고의 환상코스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달리기 만으로도 아름다움과 행복에 빠져드실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