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무턱대고 시작한 삶이 아무렇게나 끝나길 원하지 않는다. 남자도 물론이다. 2010년 2월 16일 시작한 티스토리 블로그 글이 일 만개를 넘었다. 이 포스팅은 그 사실을 기념하는 글이다. 어머니를 돌보는 당번인 주라서 노트북을 가지고 왔다. 개발 자료를 검토하고 연속인 글을 쓰는데 갑자기 10,000 숫자가 모니터에 꽉 찬다.
티스토리 블로그 서비스는 2006년 5월 개설된 서비스형 블로그다. 원래 태터툴즈 개발사인 태터앤컴퍼니(TNC)와 다음의 공동 운영 형태였으나 2007년 7월을 기점으로 운영권 일체가 다음에 이전되었고, 현재는 카카오가 운영 중이다. 티스토리 블로그는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 운영하는 블로그 서비스들에서 볼 수 없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구성, 단순함에서 독보적인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 워드프레스를 비롯한 오픈 소스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블로그 서비스는 대부분 운영이 어렵고, 커스터마이징이나 가져다 붙이기 어렵다. 티스토리 서비스는 많은 자유를 주면서 책임을 강조하는, 의무는 지키지 않아도 좋으니 책임은 분명히 져야 하는 블로그 서비스다.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 글을 썩 잘 쓰는 사람도 아닌데다가, 특별한 끈기나 인내하는 면도 없는 남자는 대단한 일을 했다. 세상에 무서운 사람 3종류가 있는데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 자기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는 사람, 세 번째는 힘든 과정을 겪으며 사람의 내면을 볼 수 있는 사람이다. 남자는 이 세 가지를 다 겪었다. 그렇다고 무섭지는 않다. 친절하고, 섬세하고, 약한 사람이다.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것은 물질, 말하자면 손에 잡히는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 물질을 지배하고 생성하고 사라지게 하는 것은 결국 영적인 힘이다. 비유로 들기에 적당한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돈이다. 돈은 물질에 관한 것이 아니라 영적인 힘이 지배한다. 우리가 지금 당장 다른 사람으로 살 수 있다면 반드시 부를 가질 수 있다. 대부분은 동의하지 못한다. 다른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영적인 사항인데 영적인 삶을 살 용기는 없기 때문이다. 힘들고 어렵다는 것처럼 물질이 아니라 마인드와 더 유사하다는 것을 단숨에 보여준다. 부는 그런 속성이 있다.
그동안 나름대로 재미 있었다. 인생에 굴곡이 있는 것처럼 블로그 글에도 굴곡이 있다. 집에서 키우는 반련 동물이 주인을 닮는 것처럼 블로그도 아주 정확히 주인을 닮는다. 재미있다고 해서 지하철에서 일어난 일처럼 재미있지는 않다.
"방금 지하철에서 되게 잘생기고 다정하고 어린 청년이 내 폰에 플래시 켜져 있다고 알려주었다.
' 얘! 또 알려줄 건 없니? .... 나와 지옥 끝까지 함께 얽히고 싶다거나 뭐 이런 거 말이야? …'
가장 큰일이 두 번 있었다. 2022년 10월 욕설이 문제가 돼서 7일간 블로그가 차단이었다. 차단이 되면 수정, 접속, 로그인이 금지다. 그런데 그때 카카오 센터에 불이 나서 서비스가 중단되었다. 속절없이 12일 간 지나 정상적으로 모든 서비스와 더불어 나의 그리고 하나도 날아가지 않고 복구되었다.
두 번째는 진짜 책 낼 때....ㅎㅎㅎㅎ 그 때다. 성적인 사진이 문제가 되서
꾸준함....
● 비공개글이 2,600개다. 글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있다. 보여지지 않아야 할 글은 절대 쓰지 않고, 보여도 괜찮은 글만 쓴다는 사실이다. 작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아니 에르노 조차도 경험에 기반한 글만 쓴다고 말했는데 그래도 역시 누군가 보아도 괜찮을 글만을 쓴다는 생각은 합리적이다. 완성하지 않은 글, 글감을 찾아서 쓰기로 한 것, 보이고 싶지 않은 글을 포함한 거라서 나중에는 모두 발행할 글이다.
● 아래 카테고리별로 제목과 글 개수가 나온다. 가장 사랑하는 카테고리는 발행 글 수로 금방 드러나는데 바른생각 바른 글, 호모 러너스, 개발자로 묶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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