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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수도회 ‘밀양 송전탑 주민 농성장 폭력적인 행정대집행 규탄 성명’

지구빵집 2014. 6. 17.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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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수도회 ‘밀양 송전탑 주민 농성장 폭력적인 행정대집행 규탄 성명’


“세상은 폭력으로 가득 차 있었다.” (창세 6,11)


고향을 사랑하는 자, 정의를 사랑하는 자, 평화를 사랑하는 자가 폭력으로 짓밟히는 세상입니다. 한평생 성실하게 밭을 일궈온 밀양 어르신들의 삶을 이 불의한 정부는 너무나 참혹하게 만들었습니다. 


지난 10년간 정부는 밀양 765KV 초고압 송전탑 공사와 관련하여 주민들과의 진실한 대화보다는 거짓 변명으로 일관하며 온갖 폭력을 일삼고 평화로운 공동체를 분열시키며 파괴하는데 만 골몰하였습니다.





마지막까지 눈물로 호소하며 대화를 요청했던 주민들의 피맺힌 절규를 외면한 채 오히려 정부는 지난 6월11일 조롱과 멸시 가득 찬 폭력으로 행정대집행을 강행하였습니다. 


특히 경찰은 밀양의 어르신들 역시 재산과 건강을 보호받아야 하는 국민임에도 단 한 사람도 보호하지 않았습니다. 이날 경찰이 보여준 행태는 다시 한 번 경찰의 직무를 포기하고 한갓 한전의 경비용역을 자처하며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냈습니다.


또한 무엇보다도 경악스러운 것은 과거 독재정권 시절에도 없었던 수녀들에게 무차별적인 폭력과 정결을 상징하는 베일을 벗기는 등 참으로 견디기 힘든 모멸감을 안겨주었습니다. 베일은 거룩함과 정결을 지키고자 하는 수도자의 삶 그 자체입니다. 이렇듯 베일의 의미는 굳이 가톨릭 신앙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잘 아는 상식입니다.


하지만 경찰은 기본적인 상식과 법, 예의를 지키기는커녕 전쟁을 방불케 하는 잔악무도한 물리적인 폭력 행사로 팔 골절 부상뿐만 아니라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폭거를 수녀들에게 자행하였습니다. 이는 명백한 종교탄압이며 결코 묵과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번 행정대집행에 불법 관여하고 밀양의 어르신들과 수도자들, 사제들에게 폭력을 자행한 경찰의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폭력진압의 최고 책임자인 경찰청장과 현장에서 진두지휘한 밀양경찰서장의 즉각적인 파면을 촉구합니다.


아울러 우리 수도자들은 밀양의 어르신들과 함께 끝까지 연대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땅에 부당한 국책사업과 야만적인 국가폭력이 더 이상 용인되지 않도록 정의와 평화의 삶을 실천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이는 수도자들에게 부여된 선교이며 복음적인 삶이기 때문입니다.


2014년 6월 16일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생명평화분과


한국천주교 남자수도회 ·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전문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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