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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러너스

2017년 7월 15일 토요정모 - 전설을 보고, 괴물들을 만났다.





2017년 7월 15일 토요정모 - 전설을 보고, 괴물들을 만났다.


금요일 저녁에 사당에서 중고 PC를 활용해 소프트웨어 교육 교구를 만들기 위한 회의를 늦게까지 하는 바람에 아침에 눈을 뜨니 7시 10분이었다. 늦었다고 빠지거나 포기할 사람이 아니었다. 서둘러 영동 1교로 나갔다. 오늘은 대한민국 종단 622km 울트라마라톤을 완주하신 이석배 선배님이 맜있는 초계 국수를 대접하신다고 한다. 회원님들 모두가 한마음으로 응원해 준 덕분이다. 


30분 늦게 도착해 영동 1교 아래로 갔더니 오늘 자원봉사를 담당하신 박유홍님이 반갑게 가방을 받아 주시면서 500m도 못 갔을 테니 어서 달려가라고 하신다. 가다 보면 만나겠지 하는 생각으로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앞으로 보니 양마클 전사들이 두 줄로 서서 달리고 있었다. 김재천, 우상우, 임시경 신입회원과 박갑렬 총무님, 윤경미님, 신춘식님, 김규만님, 유성종님, 정광필님과 여사님이 달리고 계신다. 무지개다리를 지나면서 만나고 함께 달렸다.  달리기 바로 직전까지 양재천에 물이 많이 불고, 바닥이 진흑길이었을텐데 지금은 비도 그치고 길은 깨끗했다. 무엇보다 시원했다.


하절기, 그러니까 더위가 시작되는 5월이 지나면서 영동1교에서 관문체육공원까지 왕복해서 13km를 달리고 있다. 구불구불 펼쳐진 길이 아름답고 그늘진 곳이 많기 때문이다. 관문체육공원에 도착해서 물도 마시고 잠깐 쉬었다가 다시 본부를 향해 달린다. 3km 를 남겨두고 힘들어서 걷다가 도착했다. 박유홍님의 구령에 맞춰 정리체조를 하고, 모두 어부네 식당으로 갔다. 그 시간에 도착한 김을기, 구자진 회원님이 도착했다. 요즘 들어 부쩍 신입회원도 늘고 있지만 잿밥 회원님들도 늘고 있다. 어쨋든 좋은 일이다. 늘기만 한다면야.


드디어 맜있는 초계국수와 지평 막걸리가 나왔다.보기에도 맜있게 보이지만 맛이 훌륭했다. 시원한 국물맛과 담백한 닭가슴살이 일품이다. 국물맛에 반해 우상우씨와는 여기서 다음에 물회를 먹기로 했다. 식사를 마칠 즈음 참석한 신입회원들을 둘러보며 이석배 선배님이 귀중한 말씀을 해주셨다. 정말 가슴에 새겨 둘 만한 말씀이라 옮겨놓는다.


"반갑습니다. 신입회원님들을 만나니 기분이 좋습니다. 여러분 영화 괴물있죠? 아주 작은 물고기가 나중에 거대한 괴물이 되지 않습니까? 여기 신입들 중에도 3시간 이내에 완주를 하고, 울트라 마라톤도 가볍게 달리는 괴물로 성장할 괴물같은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건강을 위해서나, 친한 동료로 지내고, 정신을 위해서 마라톤을 선택하신 것은 아주 잘 한 일입니다. 제가 짧게 3가지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10km가 되든, 하프나 풀코스를 뛰든 절대 멈추거나 걷지 마십시요. 버릇이 되고 습관이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즐겁게 달리는 버릇을 가지실려면 멈추지 마시고 달리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가 4-5만원 비용을 내는 댓가로 도로를 통제하고 길을 내어주는 이유가 먼지 아십니까? 바로 풀코스 완주가 목표인 많은 사람들, 달리고 싶지만 달리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 꿈을 주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를 지켜보는 많은 사람들이 꿈을 포기하거나, 희망을 접지 않도록 주로에서는 멈추지 마시고, 걷지 마시고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달리시길 바랍니다. 


오버페이스 하지 마시고 이븐 페이스(고른 페이스)로 달리십시요. 꾸준히 이븐페이스로 훈련하고 달리시면 풀코스 3시간 30분의 기록은 달성 할 것입니다. 처음 울트라 마라톤에 나갔을때 포기했던 적이 있습니다. 원인을 분석하니 훈련을 너무 많이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풀코스나 울트라 마라톤의 참가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하프 두 번 뛰면 플코스를 뛰고, 100km를 연속 두번 뛰면 수 백 km 울트라 마라톤에 출천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기록을 목표로 달리시면 쉽게 포기하게 됩니다. 기록이 목표가 아니라 달리는 즐거움을 느끼십시요. 마지막으로 양마클의 정신이나 이념이 무언지 아십니까? 보신분 있으시죠? 바로 나이와 능력과 경력에 관계없이 다 함께 달리는 더불어 달리기, 극한에의 도전이 아닌 달리기 자체를 여유 있게 하는 즐기는 달리기, 생활 속에 함께하는 건강 달리기입니다. 저는 이 3가지가 참 좋습니다. 여러분도 달리는 즐거움을 느끼시고, 더욱 성장하여 괴물이 되기를 바랍니다."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인 말씀이었다.


말씀을 마치자 질문이 이어진다. 잠은 자는지, 밥은 사먹는지, 돈은 얼마나 내는지, 모기들은 없는지, 쉴 새 없는 질문에 선배님은 친절하게 답해주신다. 그리고 전설같은 회원님들의 기록들을 이야기 했다. 함께 했던, 못 했던 지나간 모든 일들은 전설이 된다. '쟁쟁하신 선배님들이 많으니 신입들이 좀 뛴다고 그러면 안된다'고 광필님이 우스개 이야기를 하신다. 잠깐 신연선 누님이 물마시러 들르시고 다시 뛰러 나가셨다. 누군가와 함께 있고, 같은 모임에 있는 것 만으로도 스스로가 영광스럽게 생각되는 자리가 있다. 오늘이, 이곳이 바로 그런 자리였다. 


자리를 정리하고 아쉽게 헤어졌다. 석배 선배님은 울트라 마라톤 완주자들과 식사 일정이 잡혀있어 그리로 가야한다고 했다. 비가 잔잔하게 또 내리기 시작한다. 우리는 이곳에서 어떤 역사를 만들고, 누군가는 또 전설을 만들어 낼 것이고, 또 누군가는 기록하게 될 것이다. 모든 역사가 늘 그렇듯이...


<누군가의 말을 옮긴다는 것은 자칫 말한 분이나 듣는 이에게 누가 될까 조심스러운 일인데, 후기를 핑계삼아 올립니다. 혹시라고 잘못 전하는 게 있으면 전부 미숙한 제 탓입니다. 장마 끝나가니 잔잔한 비가 내리고, 무더위가 시작됩니다. 회원분들과 가족들 건강에 각별히 유의하시고 다음 모임때 밝은 얼굴로 만나기를 바랍니다. 아래 사진 감사합니다. 식당에서도 저는 사진에 안나왔군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