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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을 기리며 - 트랜스젠더 해방을 위해 투쟁하자




국제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을 기리며 - 트랜스젠더 해방을 위해 투쟁하자


11월 20일은 국제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이다. 이날은 1998년 11월 28일 흑인 트랜스 여성 리타 헤스터가 혐오 범죄로 살해된 후, 매해 희생된 트랜스젠더들을 기리는 날이다. 이 행사에서는 해마다 혐오 범죄로 목숨을 잃은 트랜스젠더의 이름을 낭독한다.


지난해 11월 20일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2016년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성소수자 권리가 제법 전진한 서구에서도 트랜스젠더들은 혐오 범죄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9월 21일 미국 미주리에서 17살 트랜스 여성 앨리 스타인펠드가 잔인하게 살해됐다. 범인은 그녀의 성기를 칼로 찌르고 눈을 도려낸 후 시체를 불태웠다. 그녀는 올해 미국에서 혐오 범죄로 희생된 21번째 트랜스젠더다(미확인, 미집계 등을 고려하면 실제 희생자 수는 더 많을 것이다). 그 뒤로 지금까지 미국에서 트랜스젠더 두 명이 혐오 범죄로 희생됐다. 올해 추모 명단엔 중동의 대표적 친미 국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경찰이 이성 복장 착용과 동성 성관계를 이유로 고문해 죽인 두 명도 포함됐다.


2016년 ‘갤럽 혐오 범죄 보고서’를 보면, 트랜스젠더의 79퍼센트가 혐오 범죄를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는 트랜스젠더 학생들이 스스로 규정한 성별에 따라 화장실을 쓸 수 있게 하는 권리 지침을 폐기해 버렸다. 또한 트랜스젠더의 입대를 금지하겠다고 밝혀 트랜스젠더 혐오자들을 기세등등하게 만들기도 했다.


트랜스젠더 차별의 현실


한국에서도 트랜스젠더들은 심각한 차별과 혐오에 고통받고 있다.


 “오빠, 그게 뭐야, 징그러워!”


“나는 동생의 그 말 한마디에 화장을 지우기 시작했다 … 아이라인을 닦아 내고, 아이섀도를 닦아 내고 립스틱을 지워 내는데, 눈물이 치밀어 오르기 시작한다. 그래, 나는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징그러운 존재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 꼴로밖에는 살 수 없는 것이다. 수술을 하더라도, 여자 옷을 입더라도”(《못생긴 트랜스젠더 김비 이야기》)


한 트랜스젠더가 쓴 자전적 글의 한 대목이다. 이 사회에서 트랜스젠더들은 언제나 징그러운 존재, ‘괴물’, ‘변태’ 등 혐오적 시선을 따갑게 마주하고 산다.


한국에서 성별 정정이 법적으로 인정된 지 11년째이지만, 성별 정정 기준은 여전히 매우 까다롭다. 대법원 예규는 명시적으로 생식능력이 없을 것, 외과수술을 통해 생식기를 제거할 것, 자녀가 없을 것, 미성년자가 아닐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일부 법원이 성기 수술 없이도 성별 정정을 인정했지만, 법원이 트랜스젠더에게 탈의한 전신 사진, 성기 사진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명백히 인권 침해다. 또한 정정 결정이 날 때까지 1~2년의 긴 기간을 견뎌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


트랜스젠더의 성전환에 필요한 의료 보장은 국민건강보험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트랜스젠더들은 막대한 의료 비용을 버느라 허덕여야 한다.


까다로운 요건과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적지 않은 트랜스젠더들이 법적인 성별 정정을 포기하곤 한다. 이런 상황에서 성별이 드러나는 주민등록번호도 트랜스젠더들을 고통스럽게 한다.


주민등록번호와 성별 불일치는 고용에서 커다란 장벽이다. 성별을 이유로 한 기업주들과 직장 상사의 비아냥과 퇴직 압박 또한 일상적으로 벌어진다. 2014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성적지향·성별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를 보면, 한 트랜스젠더 남성은 “면접 때 대놓고 성기가 어떤 게 달렸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했고, 또 다른 트랜스젠더 남성은 “트랜스젠더라서 궁금해서 면접 와보라 했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일상을 영위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이 조사에 응답한 트랜스젠더 60명은 주민등록번호 때문에 전화·휴대전화 등의 가입과 변경, 보험 가입·상담, 선거 투표 참여를 포기한 바가 있다고 답했다.


이런 차별을 개선하고자 많은 트랜스젠더들이 성별 정정 요건 완화, 성전환에 대한 의료 보장, 주민등록번호의 성별 기입 폐지 등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인권 변호사’ 출신 문재인은 트랜스젠더들의 시급한 요구에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는다.


트랜스젠더들은 언제나 성 해방을 위한 투쟁의 일부였다. 서구 현대 성소수자 운동의 시초가 된 1969년 스톤월 항쟁은 마샤 P 존슨, 실비아 리베라 같은 유색인 트랜스젠더 활동가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이들은 당시 급진적 성소수자 운동을 주장한 혁명가이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하에서도 트랜스젠더들과 억압받고 착취받는 사람들이 해방을 위해 연대해서 싸워나가야 한다.


국제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기억하다 - 2017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촛불추모회

일시: 11월 18일 토요일 17:30

장소: 서울 경의선 숲길공원

주최: 트랜스젠더 인권 단체 조각보


기사출처 : 노동자 연대 https://wspaper.org/article/19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