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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나쁜 버릇 - 묘사를 모호한 형용사로 설명하기

지구빵집 2018. 10. 2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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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나쁜 버릇 - 감정이나 상황을 모호한 형용사로 설명하기


오늘 한국 일보 컬럼을 읽다가 보니 온통 형용사를 사용해 감정을 표현하는 글을 읽었다. 물론 소설이 아니다. 이야기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형용사는 실제 상대방의 감정을 보여주지 않는다. 자기 느낌에 불과하다. 다음과 같은 문장이 하도 많이 나와서 반만 옮긴다. 


조카는 내 질문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한참 주저하다가.

그의 대답에 당황한 것은 나였다. 

황당한 질문을 던졌다. 

조카는 이전보다 더 당황한 얼굴로 대답하기를 머뭇거렸다. 

그의 얼굴 표정은 허망했다. 

삼촌에 대한 실망한 얼굴이었다.  


형용사는 사물의 상태·성질이 어떠함을 나타내는 품사. 활용을 할 수 있어 동사와 함께 용언에 딸림. 일반적으로, 기본형이 현재형으로 쓰이는 특성이 있음. 그림씨. 얻씨. 어떻씨. 로 사용한다. 좌우지간 어떤 사물의 상태·성질을 단칼에 설명한다. 그냥 입에 넣어준다. 생각할 기회도 주지 않고 사물의 특성과 성질을 규정해 버린다. 그러니 모호하다. 얼마나 화가 난 건지, 얼마나 어이가 없는 건지 읽는 사람은 모른다. 


감정을 알려주는 단어는 차라리 안 쓰는 게 좋다. 정말 답할 가치도 없이 허망하면 '고개를 떨굴' 것이고, 의아하게 쳐다보는 것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는' 것이다. 그러면 읽은 사람은 어떤 상태인지 알게 된다. 그걸 일일이 설명하려고 하니 글이 자연스럽지 않다. 


아래는 사람의 기분이나 성질, 상태를 나타내 주는 형용사를 모아봤다. 이런 형용사들을 자주 사용하면 독자는 그런가보다. 화가 났나보다. 당황했나보다 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정신없이 허둥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좋다.


모욕감을 느끼는, 두려워하는, 화난, 호전적인, 흥분한, 동요한, 기분 좋은, 놀란, 정신을 바짝 차린, 귀찮은, 짜증 난, 걱정스러운, 열망하는, 냉담한, 무관심한, 염려하는, 이해가 빠른, 거만한, 부끄러워하는, 혐오를 나타내는, 경외심을 나타내는, 기분이 나쁜, 어리둥절한, 당황한, 괴로운, 쓰라린, 더없이 행복한, 지루한, 침착한, 냉정한, 주의 깊은, 신중한, 조심하는, 확신하는, 기분 좋은, 기운찬, 걱정하는, 혼란스러운, 경멸하는, 만족한, 협력적인, 까다로운, 짓궂은, 미친, 열중한, 오싹하는, 비판적인, 위기의, 잔인한, 호기심 있는, 도전적인, 반항적인, 아주 기뻐하는, 우울한, 초연한, 편견이 없는, 결의가 굳은, 단호한, 실망한, 정떨어진, 싫증 난, 사욕이 없는, 불쾌함을 느끼는, 불안한, 의심 많은, 불안한, 동요한, 의심을 품고 있는, 열망하는, 무아경의, 황홀한, 우쭐대는, 마냥 행복해하는, 당황한, 황홀한, 용기가 난, 기운이 난, 매혹된, 열성적인, 열렬한, 부러워하는, 화난, 흥분한, 유쾌한, 열의, 활력이 넘치는, 충실한, 두려워하는, 광란의, 필사적인, 우호적인, 친절한, 놀란, 실망한, 좌절된, 성난, 격노한, 기쁜, 매우 기뻐하는, 기분 좋은, 기쁜, 만족한, 슬퍼하는, 기분이 언짢은, 미운, 싫은, 무력한, 머뭇거리는, 주저하는, 명랑한, 즐거운, 희망에 찬, 소름 끼치는, 무서워 떠는, 적개심에 불타는, 상처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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