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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생각 바른 글

죽어라 노력해서 이룬 결과들은 차라리 행복하다.

 

죽어라 노력해서 얻은 결과들은 차라리 행복하다. 한여름의 가운데에서 아무리 폭염이 뜨거워도 쉬지 않고 훈련하여 이룬 성취감이 너무 좋았다. 동네 운동장에서 잠실 철교까지 달리기도 하고, 운동장 400미터 트랙을 80바퀴 돌고 나서 느끼는 통쾌한 감정들을 안고 지냈다. 남산 순환산책로인지 산책순환로인지 모르겠지만 산 중턱의 러닝코스로 그만인 6.3킬로미터를 4번을 왕복하며 서울의 심장을 달리는 날이 가장 무더운 날인적도 있었다. 햇살을 피해 양재 시민의 숲의 그늘을 달리는 날도 많았다. 장마중에도 관문 운동장의 물에 잠긴 트랙을 달릴 때는 물고기처럼 달렸다.   


결국, 10월 춘천 마라톤에서 원했던 마라톤 풀코스 4시간 이내 완주를 달성했다. 날아가듯 좋았던 감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약간은 싱겁기도 했고, 어느덧 가을의 한가운데 있었고, 기다리는 일이 지루했다. 무엇보다 달리기에 대해서 긴 훈련과 착실한 자세로 임하던 꾸준한 성장은 실제 삶에 조금도 반영되지 않았다. 달리는 일이 마음에 들어서 정성을 다하고, 믿었다. 두려움이 없었고 기대하지 않았다. 항상 즐겁게 달렸다. 달리기와 일상은 기름과 물처럼 하나도 섞이지 않고 따로 놀았다. 왜 그런 건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물론 일상이 어지럽고, 힘들었고, 무어라도 해야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이 들어 훈련 때마다 빠지지 않고 달렸지만, 현실은 아니었다. 현실에 도움은 되었지만, 현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지는 않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아무리 발버둥치고 열심히 한다고 해도 얻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 좋은 사람이 되고 좋은 관계를 만드는 일은 스스로 노력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마어마하게 노력하면 될지도 모른다. 한 3천 년 정도의 시간 동안 말이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 공허한 마음이 든다. 노란 은행잎이 바람이 불지 않는데도 뭉텅뭉텅 떨어지는 느낌이다. 어깨는 축 늘어지고 배도 고프지 않고 음식은 맛없다. 죽도록 노력해서 가질 수 있는 일들에 집중하기에도 삶은 너무나 짧아 보인다.


일상의 행동은 항상 먹는 거, 놀고 운동하는 거, 입는 거부터 먼저 해야 한다. 잠시라도 좋은 기분을 즉각 느끼게 해주는 일부터 먼저 하라는 말이다. 쉬운 일부터 해야 나중에 하기 싫은 어려운 일들을 하게 될 때 기쁘게 할 수 있다. 매달려야 하고 기억에 오래 남아야 하는 일들은 나중에 해야 한다. 일찍 먹은 것은 모두 살과 뼈로 가는 영양분이 되고, 나중에 먹은 것은 많이 섭취되지 않으니까 말이다. 사람의 기억은 최근에 집어넣은 것부터, 좋지 않은 기억부터 순서대로 나오니 마지막에는 억지로라도 좋은 기억을 집어넣어야 한다. 달릴 때도 일 할 때도, 특히 헤어질 때도 늘 좋은 기억으로 마무리 하는 게 그래서 중요하다. 가장 좋을 때 멈추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예외는 있다. 사랑.


지금 이곳은 격전이 치러지고 있다. 바로 '지금 여기'에서 '나'만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행동파와 불태우면 남는 것은 재밖에 더 있겠냐, 부단히 미래를 위해 참고 인내하라는 숙고파의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사실 누구나 오랫동안 받아왔던 교육 탓인지는 모르지만, 사람들은 나중을 위해서 현재를 참는 일을 잘한다. 맞닥뜨린 지금을 잘 참고 견디는 일은 사실 현재를 즐기는 일만큼 중요하다. 둘 다 의미가 있다. 둘 다 중요하다. 내가 어떤 것을 선택하든지 기준을 두지 않는다. 편견이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 만큼, '나' 만큼 중요한 것은 우주에 없다.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다. 분명히 증언할 수 있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見河-


*멋지구나. 견하 단어. 견 치고 한자 키 누르고 엔터, 하 치고 한자 키 누르고 엔터 하면 見河 가 된다. 신기방기 하다. 어쩌면 이렇게 기막히 호를 지어주고 선택하고 받아들이고 했을까. 






  • 나무가지 위 감 2018.11.16 16: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見河
    이제 겨우 찾아옵니다.
    바꿨네요 홈.
    잘 읽고 갑니다.

    • Welcome aboard. 누구나 자신감을 잃을 때도, 울고 싶을 때도, 길을 잃을 때도 있지. 어디에든 길은 반드시 있어. 물론 자신이 찾아야 하지만 말이야. 계속 달려, 계속 숨 쉬고, 계속 헤엄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