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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생각 바른 글

내가 혼자서 견디는 방법은 대개 이러하다.

오늘 아침은 이상하게도 무거워야 하는 마음이 가볍다는 느낌이 든다. 뭐가 어떻게 되더라도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약간은 들뜬 기분이기도 하다. 마을공동체 정산서류를 내야하고, 2시 군포 예술문회회관 따복 공동체 회의가 있고, 공기청정기 케이스를 양재로 가지러 가야한다. 하루에 한 가지 일만 하자고 했는데 너무 많은 일을 한다. 앞으로도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억울하고 슬픈 일이다. 이 나이 먹도록 무얼 한 건지. 

여러가지 일은 저절로 진행되어간다. 굳이 내가 무어라 하지 않아도 알아서 저희들끼리 웅성거리며 앞을 향해 나간다. 다른 사람들은 돈이 되는 일만 하라고 한다. 그건 일이 알아서 하는 거지 우리가 어떻게 알겠는가? 일은 일이기 떄문에 하는 것뿐이다. 돈은 나중에 지가 좋으면 오게 되어있다. 나는 단지 그 하찮은 것들-사실은 위대한 것으로 간주하지만-이 가야 하는 방향만 잡아줄 뿐이다. 내가 되게 끔 만드는 일는 사실 별로 없다.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는 게 우주다. 있을자리에 있고, 사라지거나 생겨나는 일도 그렇고, 이루든 못 이루든 타고 나는 것이다. 애쓰고 노력하고 열과 성을 다해서 일을 해야 하지만 말이다.

몇 줄이라도 쓰고 시작하고 창밖을 보고 또 본다. 하루도 거르지 않으려고 쓴다. 쓰고, 또 쓰고, 끊임없이 쓴다. 모든 일을 이렇게 한다. 인내하고, 또 인내하고, 끊임없이 인내한다. 사는 일은 솔직히 다 이렇다. 역같다. 엿이라고 쓰진 않았다.

단지 조금은 늦게 아주 처음으로 '잘 자요'라고 정확히 한마디 했을 뿐인데. 

● 월든 - 헨리 데이비드 소로

그러다 갑자기 분명하게 깨달은 것이 있다. 바로 불필요한 무언가를 위한 시간이 더는 없다는 것이다. 내 자신, 내 일, 내 친구에 집중해야 한다. 더 이상 매일 밤 뉴스를 보지 않을 것이다. 지구 온난화 같은 논쟁이나 정치에도 더 이상 관심 쏟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무관심이 아니라 무심이다. 나는 중동문제와 지구온난화, 불평등 확대를 걱정하지만 더 이상 내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미래에 속하는 것들이다.

내가 숲 속으로 들어간 이유는 깨어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였다. 나는 삶이 아닌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 삶은 정말로 소중하다. 그리고 가능한 한 체념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었다. 나는 깊이 있는 삶을 통해 삶의 정수를 모두 빨아들이고, 굵직한 낫질로 삶이 아닌 모든 것들을 짧게 베어버리고 삶을 극한으로 몰아세워, 최소한의 조건만 갖춘 강인한 스파르타식 삶을 살고 싶었다.

● 슬픈 짐승  - 모니카 마론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이 그렇듯 나도 젊었을 때는 젊은 나이에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 안에 너무나 많은 젊음, 너무나 많은 시작이 있었으므로 끝이란 것은 좀처럼 가늠이 안 되는 것이었고 또 아름답게만 생각되었다. 서서히 몰락해가는 것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나의 인생을 끝나지 않는, 중단 없는 사랑 이야기로 살아가겠다고 결심했을 때 이미 나는 젊지 않았다.” 

인생에서 놓쳐서 아쉬운 것은 사랑밖에 없다. 그것이 대답이었고, 그 문장을 마침내 말로 꺼내 얘기하기 오래전부터 이미 나는 그 대답을 알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생사를 건’ 사랑이라고 진지하게 말하는 거야? 

“정말 진지해.”

“지금껏 그 남자 없이 살았잖아.”

“충분히 불행했지.”

“내 말은 그래도 그때 네가 죽고 싶어 하지는 않았다는 거야. 대체 왜 그랬을까?”

나는 왜 죽고 싶어 하지 않았었는지 자문해본다. “하지만 그 것이 삶이었다고 할 수도 없어. “

젊음이 안타깝게 사그러져 가는 중년의 여자가 사랑에 목숨을 걸었다고 선언한다. 건조하게 살아온 그녀와는 다르게 젊은 시절을 불같은 연애로 보냈던 친구는 말한다. 

“사랑은 비극적으로 끝나거나 진부하게 끝나거나 둘 중 하나야. 어떨 것 같니? 너는 비극적인 쪽으로 결정했니?”

“너는?”

“어떤 쪽도 하지 않겠다고 결정했지.비극적으로도 진부하게도, 그냥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만 결정했어.” 

그녀의 친구는 이제 더 이상 상처받지 않겠다고, 밟히지 않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한다. 그녀의 사랑이 맹목적인 믿음이고 종교적인 광기라고 말한다. 이런 경고에도 그녀는 멈추지 않는다.



● 사랑의 단상 - 롤랑 바르트

p.40      

일생을 통해 나는 수백만의 육체와 만나며, 그 중에서 수백 개의 육체를 욕망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수백 개의 육체 중에서 나는 단지 하나만을 사랑한다.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은 내 욕망의 특이함을 보여준다.

p.60      

아토포스 ATOPOS.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의 대상을 ‘아토포스’로 인지한다. 이 말은 예측할 수 없는, 끊임없이 독창성으로 인해 분류될 수 없다는 뜻이다.

p.61

그리하여 독창성의 진짜 처소는 그 사람도 나 자신도 아닌, 바로 우리 관계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쟁취해야 하는 것은 독창적인 관계이다. 대부분의 상처는 상투적인 것에서 온다. 모든 사람들처럼 사랑해야 하고, 질투해야 하고, 버림받아야 하고, 또 욕구불만을 느껴야 하고 등등. 그러나 독창적인 관계일 때에는 상투적인 것은 모두 흔들리며 초월되고, 철수한다. 그리하여 이를테면 질투 같은 것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게 된다.

p.68

중국의 선비가 기녀를 사랑하였다. 기녀는 선비에게 “선비님께 만약 제 집 정원 창문 아래 의자에 앉아 백일 밤을 기다리며 지새운다면, 그때 저는 선비님 사람이 되겠어요.” 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흔 아홉 번째 되던 날 밤 선비는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를 팔에 끼고 그곳을 떠났다.


작자 미상의 조선 풍속화 (제작 연대: 19세기 초). 

이 글에서 다룬 기녀와 선비의 이야기는 중국 전설에서 가져온 것이다. 출처/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 내가 혼자 견디는 방법은 대개 이러하다. (참고) bluegreywhale . tumblr . com

날씨가 좋은 날 일렁이는 기분에 여자에게 연락을 하지 않는 것, 당신의 하루를 궁금해 하지 않는 것, 잠을 잘 자는 것, 외로운 마음에 누군가를 만나러 가지 않는 것, 힘들 때 그림을 그리는 것, 지나간 사진을 보지 않는 것,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누군가의 시를 읽는 것, 새벽에 홀로 깨어있지 않는 것, 나를 위한 선물을 사는 것, 다른 생각이 나지 않도록 여유롭게 살지 않는 것, 핸드폰 전원을 꺼 놓는 것, 내가 놓으면 끝날 관계에 대해 억울함을 품지 않는 것, 나를 스쳐간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는 것, 감정을 절제하는 것, 과거를 생각하지 않는 것, 바로 앞의 일만 생각하는 것, 세 끼니를 온전히 제 시간에 다 하는 것, 잠깐의 슬픔이 하루를 망치지 않게 하는 것.


"왜 그렇게 너는 서둘러 빨리 달리고 싶었니?" 

"내가 원하는 대로, 내 마음대로 달리고 싶었어. 달리는 거리와 속도를 내가 결정하고 싶었어. 네가 느리면 느린대로 같이 가고, 네가 빨리 달리면 더 빠르게 쫓아가 같이 달리고, 그리 먼 거리가 아닌 곳에 있다면 엄청 빨리 달려서 만나려고. 그럴려고 열심히 달리고 또 달리고 그랬던거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훈련했어. 너는 모르겠지만. 몰랐니?"

"그랬구나. 궁금했어. 미친놈 처럼 뛰어다니길래." 

"이젠 됐어. 네가 어디에 있든 빠르게 갈 수 있고, 네 옆에서 얼마든지 달릴 수 있거든. 내가 원하는 걸 다 얻었으니까 이제 됐다고.  그만 달리고 싶어. 안 달릴꺼야. 너를 따라 잡은 게 하나도 기쁘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어." -見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