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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생각 바른 글

단 한 순간도 너한테서 눈을 뗀 적이 없어. 또 잃어버릴까봐.

단 한 순간도 너한테서 눈을 뗀 적이 없어. 또 잃어버릴까봐.  

  정말 너와 함께 있을 때는 1초의 천 분의 일 초도 네게서 눈을 뗄 수 없었어. 멀리 있든, 가까이 있든, 뒤에 있든, 앞에 있든, 아무리 멀리서 네 움직임만 보면 너인 줄 알았거든. 그때부터 내 눈은 고정이야. 서로 돌아가기 전까지는. 널 다시 보고 생긴 버릇인가봐. 쓸데없이.

 

  아, 사진도 그래서 그렇게 많이 찍은거 같애. 사라지기 전에. 또 헤어지기 전에 네 모습을 많이 남기고 싶어서. 일종의 강박같은 건지 몰라. 같이 있는 시간이 지나도 너나 나나 어디든 있을텐데. 자꾸만 이 시간이 지나면 네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나봐. 그래도 점점 그런 버릇이 줄어들어. 가능한 사진도 안 찍으려고 하고, 괜히 남기는 버릇도 좀 이상한 버릇같아. 특별한 경우 외에는 남기지 말자고 생각하는 중이야.  

 

  사진에 널 담아두고 싶은 거였나봐. 어디든 담을려고. 쓸데없이. 너에게서 무상을 본 적 있어. 그 시간이 넘 짧았지만. 늙은 모습도 아니고, 죽는 것은 더더욱 아닌데 네가 내 눈을 쳐다보지 않는거야. 그러니까 눈길이 다른 데로 향해있었어. 나는 빤히 네 눈을 쳐다보는데. 어디로 떠나지도 않고. 꽃은 한 자리에 계속 피어있잖아. 다가가도 움직이지 않고. 가까이 와서 보니까 네가 서 있는거야. 물론 지금은 어디든 갈 거라고 생각해. 모든 것은 변하니까 말야.

 

조금도 생각은 안해. 걱정하지도 않고 말야. 그때까지 그냥 옆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그냥 옆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충분히 괜찮다는 말이지. 

 

여자가 테이블 앞에 앉았다. 늘 아름다운 사람이다. 언제까지 아름다울 수 있을까? 그는 나를 본다. 

 

"지금까지 한 마디도 안했어!" 여자가 말했다.

 

"그냥 이대로 있고 싶어. 오래." 남자가 말했다. 

 

"왜 너는 내가 사는 집까지 왔다 가고 나선 연락을 안한거니? 기다렸어." 여자가 말했다.

 

"네가? 기다린건 나야. 너는 늘 바람처럼 왔다 가는 사람이었어." 남자가 말했다.

 

"그랬니?" 여자가 말했다. -見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