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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생각 바른 글 964

그는 자신과 화해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남자는 자기가 가진 것이 좋아지는 충분한 시간을 일부러 길게 끌고 나간다. 다른 사람이 눈치채지 못하게 꾸준히 좋아지는 사람이다. 좋아질 때는 무엇인지 모르지만 지나고 나면 좋아진 표시가 뚜렷하게 보이는 사람, 바로 남자가 좋아지는 방식이다. 일상에서 남자의 몸과 자세, 태도 등 모든 면에서 좋아진 대부분은 물론 그에게 의지하는 방식으로 나아졌다. 그가 바라는 대로 하고 있지만 좋아졌다는 사실은 틀림없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은 시간에 우리는 서로가 놀라울 정도로 많이 변했다. 그와 나의 외모도 많이 변했고, 마음은 보이지 않지만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변했다는 말이 이상하게 들릴 지도 모르지만 변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모든 게 많이 변했다. 해가 가고 계절이 순환한다는 말은 모..

거칠고 조잡한 초고를 얼마나 많이 쓰고 있는가?

거칠고 조잡한 초고를 얼마나 많이 쓰고 있는가? 그리고 반드시 초고를 완성은 하는가? 모든 훌륭한 작가들? 아니 모든 분야에서 대가라고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다. 거칠고 조잡한 초고를 끊임없이 만들고, 쓰고, 실행하며 그것을 마지막까지 완성하는 목표를 반드시 달성한다. 우리는 대개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감으로 뭉쳐있으며, 아침마다 백만장자처럼 느끼며 작업대에 앉아 일을 시작할 거라고 생각한다. 아주 익숙한 자세로, 군더더기 없는 몸놀림으로, 법원의 속기사처럼 모든 업무를 재빨리 마무리 짓는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환상일 뿐이다. 우리가 할 줄 알고,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아이들의 그림처럼 순수하고 꾸밈 없고 직접적으로 표현한 거칠고 투박하며 조악한 초고를 쓰는 일 뿐이다. 그런 그림은 아무데나 굴러다니고..

개강, 이미 온 봄을 알아채지 못 할 뿐이다.

방학이 어느새 지나고 다시 봄 학기가 시작된다. 해가 바뀌고 계절은 순환한다. 학교랑 전혀 상관 없는 남자는 늘 학교로 가고 싶다는 말을 한다. 무엇 때문에 학교에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을까? 지금 나이면 연구, 창업 지원 교수나 산업체와 학교를 이어주는 협력 업무가 어울리는 데 그런 자리가 있는지. 언젠가 캠퍼스에 봄에 가장 먼저 꽃이 피고, 지고, 가장 빨리 단풍이 드는 이유에 대해 말해줬다. 학교에는 거대한 나무의 무덤인 도서관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학교에서 나는 냄새는 나무 무덤 냄새다. 도서관은 거대한 나무의 무덤이다. 그러니 모든 책은 나무를 그리워하니 가장 먼저 꽃이 피고, 가정 먼저 단풍이 든다고 했다. 그의 상상력은 가끔 놀랍다. 남자는 아직도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버..

담배 참은 지 13일이 지나고 있다. 밋밋하게 보낸다.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는데, 몸에서 담배 폐기물과 담배 입자와 알코올이 결합한 화합물이 빠져 나간다. 빨리 빠져나가라고 더 많이 뛰었다. 더 땀을 많이 흘렸다. 그래서 그런지 정신이 산만하고 집중이 안된다. 아침에 20분 명상으로 버티고는 있는데 그때 뿐이고 막상 일이나 독서를 하려고 하면 정신이 산란하다. 약간 일찍 지치는데 잠시만 피곤하고, 낮에 계속 졸린 증상은 있지만 일반적으로 시간이 가면서 나타나는 증상은 없다. 가래가 끓지도 않고, 엄청 견디기 힘들지는 않지만 담배 생각은 여전하다. 노폐물이 배출된다고 하는데 나는 그런 것도 없다. 그냥 말없이 참기는 참는데 꽤 소심하게 지내는 것 같다. 분명히 나중에 다시 피는 때가 올 것이다. 사람이 그리운 것을 그리운 채 마감하는 일은 별로 없다. 지금은..

동아마라톤 준비 마지막 장거리 달리기, 그리고 봄이 오겠지.

동아마라톤 준비 마지막 장거리 달리기, 그리고 봄이 오겠지. "그렇게 사소하고 시시한 하루가 쌓여 계절이 되고, 계절이 쌓여 인생이 된다는 걸 배웠다." -김애란, 이렇게 맑고 따뜻한 날, 오후에 키 큰 나무들이 보이는 곳에 나란히 앉아 차를 마실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한동안 못 만나다 가끔 만나면, 키가 조금 큰 것처럼 보이고, 머리가 많이 길었고, 새 신발을 신고 나오는 사람. 따뜻하고 귀여운 차림에 오랜만이라고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고, 주머니에서 차를 몇 개 꺼내 따뜻한 물을 몇 번이고 얻어다가 우려내 오랫동안 마시는 남자. 오늘은 좀 그런 날이었다. 마치 아침 달리기 운동을 마치고 나서는 내일을 오늘 당장 살아버리고 싶은 그런 하늘과 날씨로 보냈다. 평정심을 유지하는 일이 옆에서 보기엔 답..

너무 감동하고 자기에게 집착해도 문제가 있다.

굉장히, 매우, 놀라운, 정말, 완전히 등과 같이 감동을 나타내는 말과 과도한 감탄의 형용사를 쓰는 버릇이 있다. 물론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일도 좋은 일이다. 쉽게 감동하는 듯 발언하거나, 글을 쓸 때도 주저함 없이 쓰는 것도 좀 자제해야 한다. 쉽게 제어하지 못하는 감정은 머무는 시간이 길다. 특히 자기에게 감탄하는 경우 자칫 자신에게 반하는 말이 된다. 그러면 오래 간다. 잘 잊혀지지 않는다. 마음이 피곤한 일이다. 무엇보다 훌륭하다고 생각하니 자꾸 반추(反芻)한다. 어떤 일을 되풀이하여 음미하거나 생각하는 반추는 정신 건강을 위해 버려야 하는 습관이다. 지난 글을 자꾸 읽게 된다. 별로 일상을 지내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버릇이다. 하나의 일이 지나갈 때 반성하고 깨닫는 과정을 거치는 일..

2019년 고구려 마라톤 : 힘들었지만 멋진 달리기였다.

남자는 의외로 겨울 내내 착실히 훈련했다. 한 주에 두 번 열리는 훈련이나 토요일 정기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12월부터 시작한 장거리 훈련에서 항상 먼 거리를 달렸다. 종 잡을 수 없는 사람처럼 행동한다. 겨울의 규칙적인 훈련을 정확히 실행하는 것도 예외적이긴 하다. 무엇이 몸에서 훅 하고 빠져 나갔는지 모른다. 내 몸에 꼭 붙어 있다는 것은 알았다. 동료가 끝까지 기다리다가 찍어준 골인 영상 ~ 영상이 안나와서 유튜브 링크 https://youtu.be/Tm3v0xLRXuI 대회개요대회명 :제15회 아! 고구려 역사지키기 마라톤대회일 시 :2019년 2월 17일(일) 9시 30분 출발 (8시 30분 집결)장 소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종 목 :풀코스, 32.195km코스, 하프코스, 10..

'중독'이라고 부르든 '탐닉'이라 부르든 끊기는 힘들다.

'중독'이라고 부르든 '탐닉'이라 부르든 끊기는 힘들다. 모든 혈관과 신경, 뇌의 에너지가 담배에 대한 내성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3일을 지냈는데 며칠 동안 낮에는 잠이 쏟아지고, 밤에는 오히려 정신이 또렷한 채 잠을 설친다. 예전에도 2달이나 6주 정도 금연 한 적이 있는데 지금처럼 절박하지 않아서 쉬운 건가? 했던 기억이 난다. 어디라도 나가면 더 쉽게 무너질 것 같아 어디도 나가지 않고 집에 있었다. 무슨 일을 시작할 시간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히이나가 부른 노래 제목이 "죽기엔 좋은 날이었어"(死ぬにはいい日だった)란 노래가 있다. 모든 것들을 언제 해도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그건 아름다운 일이기 때문이 아니라, 시작을 했기에 아름답기 때문이다. 가만히 날들..

어느 새 부모님이 老人(노인)이 되었다. 무얼 보고 사는 건지.

어느 새 부모님이 노인(老人)이 되어있었다. 무얼 보고 사는 건지 모르겠다. 사는 게 힘든 일이다. 나만 빼고 모두가 행복하게 보이는 때가 가끔 있다. 그런 기분은 며칠 간다. 그러다가 세상에 고민 없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쉽게 사는 사람도 없다고 어거지로 생각한다. 나에게만 닥친 상황도 아니니 마음 놓고 편하게 생각하자고 나에게 말한다. 그래야 세상의 행복으로부터 소외된 느낌을 버릴 수 있으니까. 모든 것이 마음에 달렸다면 그 마음의 거울에 비춰지는 실제 대상은 곧 사라진다. 마음의 거울에 달이 뜨고, 새가 날고, 바람이 불고, 꽃이 핀다고 해서 마음이 춤을 춘다면, 모든 게 지나가고 나서, 마음의 거울에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으면, 다시 곧 조용해져야 하는데 힘든 일이다. 결국은 마음을 놓고 살아가는..

우리가 가장 두려워 하는 일은 꼭 해야만 하는 일인 경우가 많다.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일은 꼭 해야만 하는 일인 경우가 많다.● 두려움 때문에 미루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일은 꼭 해야만 하는 일인 경우가 많다. 사실이다. 하지 않거나 미루는 일은 정말 해야 하는 일이다.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말이다. 반드시 해야 할 행동을 하지 못하게 막는 것은, 알 수 없는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다. 미리 겁을 먹고 회피하기 때문이다.● 남을 도와줄 만하면 도와주고 용서할 만하면 용서해 주라. 마음을 쓰는 것은 마음을 가라 앉히느니만 못하고, 성질을 부리기보다 참는 것이 더 고매하다.(서유기 81회, p.2074) 그럼 이런 판단은 어떻게 하느냐? 마음이 부추기는 욕망이나 바람으로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지혜가 없으니 지혜를 빌어야 한다...

대경천차심한일경(對境千差心閑一境)

목대천차(目對千差)나 심한일경(心閒一境) 이나대경천차(對境千差)나 심한일경(心閑一境) 항상 마음을 다해 눈 여겨 보고, 세심히 호기심을 가지고, 조금이라도 모르면 물어보고 하는 생활을 일상적으로 하게 되었다. 겨우 이제 한 걸음 걷는다. 청주에서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 어머님도 음식을 준비하는 일이 힘들고, 나와 남동생 며느리 두 명이 무어 그리 대단한 일을 하겠느냐고 아버님이 내린 결정이다. 가족 모두 모여 밥 먹고 얼굴 보고 하는 걸로 하자고 하셨다. 나를 비롯해 모두 좋아했다. 장인 어른에게 명절이라 인사 드리러 갔는데 벽에 턱 하니 서예 액자가 걸려있다. 여자의 아버지가 나와 맞지 않아서 모든 걸 무심하게 지냈다. 경찰 공무원으로 오래 지내신 분이다. 아버님이 한껏 일하실 때 이야기를 들어보면 정..

엄마에게 프리지아를 선물했다. 엄마가 냄새를 맡지 못한다는 사실을 잊었다.

엄마에게 노란 프리지아 꽃을 선물했더니 냄새를 못 맡으신다. 그새 잊고 있었다. 삶이 언제까지 엇갈리는지 지켜볼 뿐이다. 남자는 애들 줄 용돈도 찾고, 저녁 먹은 지 좀 되었으니 남동생 조카가 좋아하는 곱창볶음도 살 겸 아내와 함께 나간다. 밤 9시 정도 된 시간이다. 돈을 찾고 곱창집을 찾기 위해 걷다가 꽃 가게를 보았다. 남자는 엄마에게 가능한 한 항상 꽃을 사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생신이든, 아니든 언제든 생각이 들기만 하면 말이다. 제법 꽃 집이 큰 편이다. 녹색 잎이 우거진 나무가 반을 차지하고, 유리 온실을 만들어 장미와 프리지아, 수선화같은 생화를 보관하고 있었다. 몇 가지 꽃을 아름답게 포장해서 환한 진열장에 전시중이라 더 아름답게 보인다. 새빨간 색. 붉은색, 노란색 장미는 보기에도 예..

마라톤 전사(戰士) - 마라토노마코스(마라톤의 전사란 뜻)

마라톤 전사(戰士), 러너의 삶을 가르치고, 달리며 성장하도록 만들어준 사람은 바로 마라톤 전사였다. 살면서 좋은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좋은 사람은 나이가 많든 적든, 성(性)이 틀리든, 많이 배웠거나 적게 배웠든, 나보다 뛰어나든 뛰어나지 않든 그런 기준에 놓이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한 분야의 스승이면서, 친구처럼 막 굴기도 하고, 가끔은 그를 가르치기도 하지만 반대로 매서운 다그침으로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만약에 운이 좋아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되면 오랜 기간 좋은 우정을 쌓아가기도 한다. 물론 그런 스승은 여러 명을 가질 수도 있다. 명상을 가르치는 스승과 마찬가지로 마라톤 전사를 만난 것은 인생에 몇 안되는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아름다운 마라톤의 세계로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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