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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생각 바른 글 952

아식스 젤 카야노-25, 어디까지 달릴 수 있을까?

춘천마라톤 대회가 며칠 남지 않았다. 남자는 더 늦기전에 입욕을 하고 나와서 가만히 발톱과 손톱을 깍는다. 마라톤 레이스에 나서기 일주일을 앞두고 늘 하는 일이다. 약 한 달 전에 거리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마지막 점검을 위해 손기정 마라톤 풀코스를 즐겁게 달렸다. 그리고 서서히 운동량을 줄이고 가볍게 뛰면서 대회일을 기다린다. 2주 정도 남겨 놓고는 마음 편하게 몸 상태를 아주 좋은 정도로 끌어 올리기 위한 준비를 하며 지낸다. 주중에 가볍게 6킬로미터를 달리고 마지막에 100미터 인터벌을 4회 정도 한다. 복근 운동이나 근육 운동을 하던대로 한다. 대회날이 가까울수록 새로운 운동법, 새 신발, 새 양말, 몸에 좋은 음식은 하지 않는다. 선배들 말대로 '늘 하던대로' 지낸다. 운동선수도 아니고 대단한..

도도한 고양이 쿠로의 무관심과 주체적 삶

양재 영동 1교 근처 이데 디자인 사무실을 방문했다. 공기청정기 케이스를 만들어야 한다. 디자인부터 샘플까지 아이디어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현실과 눈에 보이게 만드는 사람을 만나러 갔다. 사무실에서 기다리는데 매일 점심 먹으러 온다는 동네 고양이가 사무실로 들어온다. 처음 만났다. 내가 지금까지 본 이름표 중에 가장 멋진 이름표다. 이름, 직업, 연락처가 완벽하게 적힌 이름표다. 이름은 쿠로(kuro), 하는 일은 외출, 연락처가 적힌 근사한 이름표를 달고 우하하게 다닌다. 한마디 말도 없이 뻐기며 돌아다니는 모습이 부럽다. 갈 때 문을 열어도 나가지 않아 보니 통조림 밥이 남았는데 먹으려해도 밥이 나오지 않는거였다. 통조림을 두두려 다시 쏟아놓으니 마져 먹고 간다. "아주 하는 짓이 여시에요." 자..

이 삶을 잘 마무리하고 다시는 태어나고 싶지 않아요.

사실 기쁘게 살아가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기쁜 순간은 잠시여도 충분하다. 때로는 그 잠시의 순간이 평생을 즐겁게 살아갈 힘을 주기도 한다. 삶이 고통이란 말에 동의할 수 없었다. 잘 알고있는 사실을 밖으로 떠벌이는 일은 중요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매사가 그런 식이다. 아는 것들은 그냥 알고 있는 채 살아가는 게 인생이다. 말을 한다고 달라지는 일은 없다. 생명을 가진 존재가 건너야 하는 넓은 강은 고통임을 통찰하는 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한 깨달음이 아무리 하찮아 보여도 얼마나 빨리 가슴속으로 날아와 자리를 잡는지. 늘 기도할 뿐이다. 기도가 싫다면 그냥 눈 감고 가만히 앉아서 호흡하든가. 어서 지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일상을 사는 일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다. 지혜로운 ..

익숙한 장소에 가지 않는 것. 익숙한 생각과 익숙한 행동을 멈추고

익숙한 장소에 가지 않으려고 한다. 몸에 익숙한 행동을 멈추고 다르게 생각하고 특이하게 행동하려 한다. 다름을 불러일으키는 장소로 가야 한다. 때때로 흔들의자에 앉아서 허공과 중력에 우리 몸을 내맡겨두자. 머지않아 흔들림은 멈출 거고 우리는 흔들의자에서 내려야 한다. 아주 잠시지만 우리가 얻는 것은 너무나 많다. 무엇을 버릴 건지 생각하는 시간을 자주 가지려고 한다. 내려놓을 게 더는 없을 때까지 생각을 멈추지 않으려 한다. 4주 동안 매주 목요일 오전 라즈베리파이와 IoT 수업이 창업 활성화 센터에서 열린다. 다른 팀이 회의장을 사용해 12시부터 시작된 `IoT와 라즈베리파이` 수업을 마쳤다. 점심은 당연히 건너뛰었다. 누나는 내가 송금한 강사비가 입금되었다고 점심을 산다고 했다. 관문 체육공원에서 뛰..

수서역으로 올 때 갈 때 같은 길로 간다. 마치 하늘로 가는 길.

수서역에 교육사업을 하는 대표를 업무협의차 만나기로 했다. 수서역은 처음 가보는데 같은 길을 일부러 왕복한다. 마치 하늘로 난 길을 따라 가는 기분이라서 좋은 기분과 아쉬우움을 동시에 느낀다. 아름다운 길이다. 아름다운 것들은 이렇게 항상 부유한 곳에 있는 것이 인지상정인가 보다. 없는 곳, 가난하고 더러운 곳에 있는 아름다움은 특별한 현상이다. 억지로 아름답게 보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래야 내심 위안이 되기도 하니까. 올때는 러너스 클럽을 들려 타이즈를 샀다. 민망함을 감추기 위해 입는 옷과 민망하더라도 입는 옷이 있다.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로 몸이 많이 좋아졌다. 복근운동을 꾸준히 해서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규칙적으로 달리기를 하니 살이 붙어 있을 새가 없다. 마음에 든다. 무엇이든 꾸준한 노력으로 이..

여름 지나고 오랜만에 대공원 산책-호수 옆 산책로가 생겼군

오랜만에 대공원을 산책한다. 가을 햇살이 좋다. 집 뒤로 난 산을 넘어 동물원으로 향하는 비밀도로를 따라 동물병원으로 내려간다. 길이 새로 생긴 호수 바로 옆길로 내려간다. 동물원을 지나 미술관으로 올라가는 길을 지난다. 미술관은 새로운 전시가 시작되었는지 현수막이 바뀌었다. 리프트 타는 곳을 지나는데 잠시 리프트를 타고 갈까 하다가 그냥 걷기로 한다. 서울랜드가 새로 단장을 했다. 페인트도 새로 칠하고 보도블록도 바뀌었다. 사람들은 변함없이 찾아오고 떠난다. 코끼리 열차도 부지런히 돌고있다. 서울대공원 입구 광장을 지나 연결된 섬을 빙둘러 길이 있는 곳으로 간다. 구절초 동산이 예쁘게 펼쳐저 있다. 한 바퀴 돌아 나가면 대공원 산책로와 만난다. 멋진 나무와 잘 어울리는 코끼리 열차 옆의 산책로, 그러니..

글쓰기의 나쁜 버릇 - 묘사를 모호한 형용사로 설명하기

글쓰기의 나쁜 버릇 - 감정이나 상황을 모호한 형용사로 설명하기 오늘 한국 일보 컬럼을 읽다가 보니 온통 형용사를 사용해 감정을 표현하는 글을 읽었다. 물론 소설이 아니다. 이야기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형용사는 실제 상대방의 감정을 보여주지 않는다. 자기 느낌에 불과하다. 다음과 같은 문장이 하도 많이 나와서 반만 옮긴다. 조카는 내 질문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한참 주저하다가.그의 대답에 당황한 것은 나였다. 황당한 질문을 던졌다. 조카는 이전보다 더 당황한 얼굴로 대답하기를 머뭇거렸다. 그의 얼굴 표정은 허망했다. 삼촌에 대한 실망한 얼굴이었다. 형용사는 사물의 상태·성질이 어떠함을 나타내는 품사. 활용을 할 수 있어 동사와 함께 용언에 딸림. 일반적으로, 기본형이 현재형으로 쓰이는 특성..

아직도 어깨나 팔 혹은 몸에 들어가는 힘을 뺄 줄을 모른다.

○ 아직도 달릴 때 보면 어깨나 팔 혹은 몸에 들어가는 힘을 뺄 줄을 모른다. 매사가 잔뜩 웅크리고 힘을 잔뜩 주고있으니 잘 풀리지 않고 힘든거다. 아니 무슨 달리기가 전쟁이냐? 삶이 아침마다 초원에 야생 동물들 잡으러 가는 사냥이냐? 우리가 무슨 전사야? 군인이야? 사냥꾼이냐고? 싸움에 나가서 모두 포획해서 전리품으로 챙겨와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거니? 힘빼라. 힘을 빼야 빨라지고 민첩하고 역설적으로 힘이 들지 않는다. 힘을 내는 근육이 굳어있으니 경직되고 대처할 방법도 모르고 숨이 턱턱 막히는거다. 온 몸에 힘을 뺴고 자연스럽게 부드럽고 굴라고! ○ 익숙한 장소에 가지 않는 것. 익숙한 생각과 익숙한 행동을 멈추고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하는 것. 그런 일을 찾아야 한다. 때때로 흔들..

스쳐 지나가는 것들이 그냥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려고 한다.

스쳐 지나가는 것들이 그냥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려고 한다. 앞으로는 일상의 사진을 찍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멋진 사진을 찍기로 했다. 늘 기다리는 일은 필요가 없다. 사진을 항상 찍는 일은 무엇이든 움켜 잡으려는 버릇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순간순간을 잡아들였던 욕심이겠거니 생각했다. 사진으로 남기지 않아야 한다. 기억을 사진으로 채워야겠다는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진실은 사진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스쳐 지나가는 것들이 그냥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려고 한다. 기억 속에 담지 않으려 한다. 지나간 것은 없는 것이고, 모든 일은 아직 오지 않았다. 기억은 영화가 아니라 사진이다. 사진으로 남기지 않아도 살만하다. 한동안 몰랐는데. 무엇인가 반드시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남김없이 피고 ..

양재 갔다가 늦은 시간 집으로 오는 길

일요일을 평일처럼 사는 -엄밀하게 말하면 '살아도 되는'- 동료를 만났다. 일도 안되고 심심하던 찰나 전화를 받고 양재 한국순대 본점 옆에 한우구이 식당으로 간다. 아침 훈련을 마치고 여지껏 함께 하고 있다. 어떤 모임이든 흔한 일이다. 언제나 오랜 시간을 지내도 즐겁다. 소고기를 맜있게 구워먹었다. 아직도 이해 못하는 것 중에 하나가 풀만 먹고 고기를 만들어 내는 소에 대한 문제다. 언제 채식주의자가 되나. 이른 시간인데 술이 거나하게 취했나보다. 541번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던 중 사무실에 들러 정리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영업이 끝나 거인의 집같은 대문이 닫힌 지구빵집과 굴다리 골목시장을 거쳐 귀가한다. 우리 주위에 어디든 폐허는 존재한다. 우리는 보지 않는다. 우리가 손대지 않았다. 감정이 바닥을..

모든 순간순간이 소중한 우리의 삶을 지키기 위해 글을 써야 한다.

글쓰는 사람은 의미없어 보이는 삶의 작은 부분들마저도 역사적인 것으로 옮겨 놓을 수 있는 사람이다. 삶의 모든 면들에 대해 - 사소한 달리기, 해골 문양이 그려진 후드티, 대충 그린 물개 그림까지도 '그래!'하고 긍정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쓰는 글은 세상 모든 것을 재료로 해서 이루어진다. 모든 존재가 소중하며, 삶은 더더욱 소중하다. 덧없이 지나가는 세상의 모든 순간과 사물, 그리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사람들에게 각인시켜 주는 것이 글쓰는 사람이 갖는 의무다. 삶의 세부사항은 기록으로 남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일상의 세부사항을 묘사하는 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까닭은 방향을 잃어버리고 지나치게 빠른 속도와 효율성만을 주장하는 문명과, 정보와 시간을 무기로 대량학살하려는 네트워크의 폭력에 대한 저항..

가을이 시작되고 무한정 맑음이 이어진다. 어쩌자고.

'좋은 날'이란 '살아 있어서 기쁘다'는 말을 줄여서 표현한 말이다. 숨을 참으면 죽는다. 숨을 쉬고 살아 있다면 모든 날이 좋은 날이다. 존재의 무거움이 아닌 깃털처럼 가벼움이다. 무엇보다 '그냥'이란 말이 좋다. 그냥 사는 일이 좋다. 가을이 시작되고 나서 무한정 맑음이 이어진다. 어쩌자고. 다 좋다 하더라도 맑은 날이 있으면 당연히 흐린 날도 있는 법이다. 다른 방법이 없다면 그냥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하늘을 보러 나가거나 잠시 쉬는 게 좋겠다. 단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날들이 많다면 날씨가 흐려서가 아니고 네 마음이 흐리멍덩해서 그렇다. 그냥 날만 세는 일이 잦아진다. 그 이유를 알면서도 남자는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해결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그냥 문제를 끌어안고 살겠다는 패기인지, 단..

한 구간도 걷지 않고 페이스대로 즐겁게 달렸다.-손기정 평화마라톤 후기

어제까지 몸 상태에 대한 두려움과 대회 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긴장으로 걱정했지만 그만큼 즐겁게 달린 날이다. 42.195Km 온 구간을 가뿐하고 재미있게 달린 것은 마라톤을 시작하고 처음인 기분이 든다. 한강에 걸친 7개 다리들의 남단을 지나고, 한강 변을 달리고, 양재천을 되돌아 나오면서 바람과 구름을 가르며 달렸다. 아마도 이렇게 즐겁게 달릴 수 있는 때가 다시 올까 싶을 정도였다. 기록은 당연히 새로 썼다. 10월 28일 춘천마라톤을 대비한 경주라서 내심 4시간 10분이나 15분을 목표로 했다. 달리고 나니 4시간 22분을 기록했다. 도착지점으로 들어오는 입구를 지나쳐 약 2킬로미터를 더 달렸으니 실제로 약 10분 정도가 시간이 더 지난 것이었으니 목표로 한 시간은 이루었다. 여하튼 소기의 목적..

달리는 일은 생활의 한 부분으로 멈추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10월 말에 있는 춘천마라톤과 중앙마라톤을 앞두고 한강을 달렸다. 32km 장거리 훈련을 동료들과 함께 달렸다. 하늘과 바람과 한강을 끼고 달리는 주로는 진짜 신나는 길이다. 바람을 가르는 러너들을 만나면 손을 들어 인사한다. 말없이 나누는 침묵의 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양재천 영동 6교를 지나 분당과 갈라지는 등용문을 지나 분당에서 오는 주로와 합쳐지는 곳을 지나서 달리다가 배낭을 메고 달리는 분당 이매역에서 출발한 러너를 우연히 만나 함께 달렸다. 63년 토끼띠라고 하시던데 잠실 시민공원 휴계소까지 달리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었다. 2003년에 폐를 수술하시고 나서부터 달리기를 하신 분이다. 매년 한 두 번씩 풀코스를 뛰지만 기록은 좋지 않았다. 일상을 지내며 항상 빠짐없이 운동하는 일은 자..

대학생 코딩크루 그룹 출범을 준비하는 중이다. 제1안

재미있는 일은 생각보다 할수록 더 재미있다. 청년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코딩크루 그룹"을 만들려고 한다. 전문가 선생님들과 내가 코딩그룹을 만드는 과정을 포함하여 소프트웨어 교육과 지원을 맡고 그룹의 운영은 전적으로 학생들 자체적으로 진행하도록 할 생각이다. 어떤 일이든 스스로 해야 한다. 그룹을 만드는 이유와 청년 모집 등에 관한 글을 작성한다. 늘 새롭게 도전하는 일들이 우리를 성장하게 한다. 대충 필요한 그림을 그리고 모집안내문과 출범에 관한 글을 쓴다. 일정이 너무 느슨하게 보이면 단축해야 한다. 두 번째가 시니어를 위한 메이커 활동을 기획하는 일이다. 소프트웨어와 메이커 활동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면서 점차 성인, 특히 시니어(50대 이상의 중 / 장년층) 대상의 메이커 활동이 증가하는 추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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