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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생각 바른 글 952

인류로부터 빠르게 사라지는 생물종, 멀어지는 그들도 아름다울까?

인류로부터 빠르게 사라지는 생물종, 멀어지는 그들도 아름다울까? 회사에서는 오늘 강의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기말고사를 리포트로 대체하고 놀러간다. 평일 아침 모두가 출근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는 일은 자못 신나는 일이다. 마치 수업을 빼먹고 노는 일처럼 묘한 흥분이 간지럽게 느껴진다. 대부분의 뮤지컬이나 음악회는 평일에는 밤 8시에 열린다. 밤을 보내는 일은 익숙하지 않다. 언제나 그랬듯이. "내일 전시회 갈래? 한 곳에서 두 가지 전시회를 보는 건데." 어떤 전시회인지도, 어디서 하는지도 묻지 않는다. "좋아." 약속을 하면 약속한 순간부터 만나서 헤어지고 나서도 기분이 설레이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지나가면 감당해야 하는 헛헛함을 이겨내야 한다. 여자와의 일정, 하루에 단 하나의 일정, 그..

그 사람을 가르치는 일은 슬프고 두려운 일이다. - 사람 3부

배우고 가르치는 일 - 사람 3부 - 사람 3부작 마지막인데 두렵다. 이렇게 다시 만날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한 남자사람 친구에게 명상과 마라톤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교육이 필요없는 사람이다. 가르침을 제대로 받는 성격이 아니다. 무엇이든 잘 배우고, 익히는 사람에게 무얼 가르칠 수 있을까. 단지 내가 잘 알고 있는 것을 설명할 뿐이다. 명상을 가르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나보다 내공을 더 쌓는 게 분명하다. 그의 배움에는 규칙이 있어 보인다. 바보처럼 배우는 모습이 그렇다. 앉는 법, 손 모양, 눈은 감는지, 시간은 얼마 동아 해야 하는지, 알람이 필요한지, 소리는, 빛은, 호흡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같은 것들을 물어 온다. 알려준 대로 따라하면 되는 것을 끊임 없이 질문한다. 인내를 시험하는 건지..

디핑기에 납물을 녹여 센서 커넥터를 교체하는 작업을 배웠다.

디핑기에 납을 녹여 센서 커넥터를 교체하는 작업을 배웠다. 좋아하는 일은 잘하게 된다. 순서를 바꾸어도 마찬가지다. 잘하게 되면 좋아한다. 모든 일을 좋아하게 되지 않는다. 좋아하는 일이 정말 좋아하는 일인지도 처음엔 모른다. 많은 시간이 흐르고 일정한 양만큼을 하게 되면 그때서야 알 수 있다. 중간에 멈추거나 이 일이 아닌가 보다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 도구를 만들고 있다. 설계하고 PCB를 주문해서 받았다. 조립하는 작업이 남았다. 방향이 맞지 않아 센서 부품들의 커넥터를 빼서 반대 방향으로 꽂아야 한다. 이것을 납땜으로 하게 되면 손이 많이 가는 건 둘째고 까다로운 작업이다. 부품의 패턴이 끊어지기도 한다. 디핑기에 막대 모양으로 나온 무연납을 가득 찰 정도로 녹인다. 시간이..

사물놀이 장구 세 번째 시간 휘몰이와 들어감 전환

선생님이 애쓰신다. 말로 궁기덕 쿵 해보지만 손에 익지 않아서 어렵다. 몇 번을 말해주어도 받아들이지 못한다. 중간 중간 시범을 보이지만 귀가 알아듣지 못한다. 부지런히 애를 써보지만 시간은 금세 흐른다. 선생님은 장구와 북과 쇠(괭가리)를 부지런히 오가며 소리를 들려주신다. 들어가는 쇳소리를 구분하고, 넘어가는 소리를 알아듣고 다음 장단으로 넘어가야 한다. 언제나 선생님처럼 치게 될까. 그런 날이 오기는 오는걸까. 대책이 없을 때는 무조건 하는 것이다. 안 될 때는 죽어라 하는 길 밖에 다른 수는 없지 않나. 복잡한 머리속이 눈이 와도 정리가 안된다. 무엇일까?? 놓은 손 다시 잡지 말아야 하는거지. 응? 끝나고 분과위원들 모여서 내년 사업 할 것들 회의하면서 간단하게 뒷풀이를 문원동 공원옆 맥시카나 ..

글을 잘 쓰는 9가지 방법 - 일취월장

우리가 배운 지식(지혜와 이해는 말고라도)을 자기화 하는 최고의 방법은 '글을 쓰는 일'이라고 한다. 학습한 내용을 장기기억으로 만든다. 체계화 시킬 수 있다. 글쓰기는 모든 분야의 공통분모다. 모든 역량과 기적과 성과들이 글쓰기로부터 시작된다. 누구라도 공적인든 사적이든 말하고 글쓰는 일에 탁월할 수록 좋다. 사는데 가장 강력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베껴쓰지 않고, 발췌도 아니고 하나 하나 생각하는 바를 덧붙여 적어둔다. 가다가 또 길을 잃고 허우적대는 나를 위해서다. 지금도 역시 허공을 걷는다. 언제 쯤 바닥에 턱하니 붙어 걸어갈까. 1. 다독. 많이 읽는다. 많이 읽지 않고서는 잘 나올 수가 없다. 잘 나오게 하려면 우선 많이 읽어야 한다. 매사 그렇다. 좋아하면 잘하게 되고, 잘하게 되면 좋아하게 ..

도쿄전력 OL 살인사건과 아버지의 딸 - 김영하 단편소설집 오직 두 사람

김영하의 소설을 읽다보면 마음이 무겁다고 한다. 사실 모든 소설이 그렇다. 마음이 가뿐해지려면 차라리 계발서를 읽는 게 좋겠다. 김영하 단편 소설집 '오직 두 사람'도 읽는 내내 화가 났다. 먹먹해지다가 마지막 반전에서 또 다시 절망하기를 몇 번 하니 끝이 났다. '오직 두 사람'에는 아버지와 딸 이야기가 나온다. 둘의 관계를 멸종하는 희귀언어를 사용하는 마지막 두 사람으로 표현한다. '아빠 딸'로 관계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 바로 이 지점에서 아빠와 딸의 관계인 희귀언어는 스스로 멸종해 간다. 아빠가 숨을 거둘 때 딸은 다시 담배를 피운다는 말을 한다. 알아 들을 수 없는 아버지를 향해 마치 복수하듯 비웃음일지도 모를 말을 한다. 아버지의 딸로 살아 온 자신에게 문제가 있지도, 돌아가신 아빠에게도 ..

남자는 행복감의 토로를 후회처럼 말하는 능력을 가졌다.

"너를 다시 안 만났더라면 좋았을걸." 남자는 행복감의 토로를 후회처럼 말하는 능력을 가졌다. 여자의 얼굴을 보면서 마치 과분한 행운을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는 "여기 안 와야 했는데..." 하고, 함께 가지 못하는 자리에 가서는 "하~ 여기를 나 혼자 오다니 미쳤다."라고 메시지를 보낸다. 바쁘게 살다가 만나면 잘 지낸다는 말을 이렇게 한다. "나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거니?" "왜 그렇게 말해?" 여자는 술잔을 한 바퀴 돌리면서 물었다. "아냐,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잘 모르겠어. 꿈을 꾸는 중이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살아." 먼 곳을 쳐다보며 남자가 말했다. "네가 오고 싶어서 온 거야. 나도 물론 원했지만, 네가 오지 않았다면 어쩔 수 없었고, 네가 오기 싫어하면서 억..

사물놀이 장구 연주 동아리 첫 수업 시작 기념

사물놀이 장구 연주 동아리 첫 수업 시작 기념 80년대 모든 행사에 가장 먼저 빠짐없이 등장하는 패거리가 있었으니 바로 풍물패였다. 민속연구회 동아리에서 주로 담당을 했다. 사물놀이는 사물(꽹과리, 징, 장구, 북)을 중심으로 연주하는 풍물에서 취한 가락을 토대로 발전시킨 계열의 국악이며, 1978년 2월 28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공간사랑에서 김덕수를 중심으로 창단된 《사물놀이》패에서 연주를 한 것이 사물놀이의 시작이다. 처음에는 쇠(꽹가리), 장구, 민요가락, 탈춤 등을 새내기들이 모두 같이 배운다. 우리 탈반은 원래 은율탈춤을 전수했지만 예외적으로 여름방학에 안동 하회마을에서 하회탈춤을 2주 동안 전수 받고 공연도 하였다. 겨울에는 좌도농악을 배우러 전북 임실의 필봉농악 전수관에서 합숙훈련을 한다...

스쳐 지나가는 것들이 줄었으면 한다.

스쳐 지나가는 것들이 줄었으면 한다. 증조 외할머니는 나를 이뻐했다. 그러니까 엄마의 엄마의 엄마인 분이다. 어리고도 어린 내가 청원군 가덕면 인차리 외할머니 집에 오기를 바랬던 분이셨다. 엄마는 안오시고, 외할머니는 늘 할아버지에게 혼나는 나를 보호하려고 애쓰시다가 하루를 보내고 밤이 되면 호롱불도 들어오지 않는 방에서 나를 데리고 주무셨다. 그리고 돌아가셨다. 90이 넘으셨으니 워낙 연세가 많아서 예쁘신 얼굴만 기억이 난다. 짧아서 아름답고, 아름다운 게 영원한 이야기는 오래 전에 했다. 거인의 장난감을 몰래 훔쳐보고 나서 새롭게 느껴지는 삶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이야기하자. 요즘엔 무엇이든 스쳐간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일도 그렇고, 열심히 달리는 일도 그렇고, 가족들이 스치고, 부모님이 스치..

2017 춘천 마라톤 풀코스 완주 후기, 부상으로 아식스 신발

가을속에 빠져 헤어나올 수 없었던 2017 춘천 마라톤 풀코스 완주. 아주 오랜만에 다시 만난 여자가 말했다. "달리기 같이 할래? 생각 있으면 동호회에 들어오고..."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와 함께 달리고 싶었다. 얼마후에 달리기 동호회에 가입했고, 주말 정기모임에 나가서 함께 달렸다. 그때가 겨울이 끝나가는 2월이었다. 인간은 도구를 만들어 사용할 줄 아는 동물이다. 많은 스포츠 중에서 도구를 사용하는 운동이 인기가 있다. 공과 배트와 글러브를 사용하는 야구, 다양한 크기의 골프채를 사용하는 골프, 축구나 농구는 공을 사용한다. 달리기는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 예외적인 운동임에도 작년말에 600만명이 넘는 인구가 달리기 취미를 가지고 있다. 발에 맞는 편한 운동화만 있으면 어디서든 달리기를 즐길 ..

거인의 장난감을 몰래 훔쳐 본 느낌, 머리가 환해지는 느낌

"일하니?" "일은 머, 천천히 하는데도 무슨 일이 이렇게 많이 생기고 복잡한지..." "많이 바쁜 모양이구나." "좀. 나를 갉아먹고 있다. 16일 까지도 이일 저일 가득하다." "계사전까지 보니 천고의 비밀을 엿 본듯한 느낌이 드는데. 거인의 장난감을 몰래 훔쳐본 느낌이야. 머리가 갑자기 환해지는 느낌이 들어. 느낌과 현실은 틀리지만 이렇게 지내다 보면 비슷해지겠지?" "그래 좋은 일이야.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좋은 것을 설명하기가 참 알아. 알지?!" 아주 큰 문고리가 걸린 거대한 문이 있다. 바닥에 몸을 숙여 들어갈 만한 틈으로 빛이 새어나오고 있다. 몸을 숙여 몇 걸음을 옮겨 문을 지나니 큰 방이 나타났다. 여기가 거인의 방인가? 모든 것이 거대하게 보였다. 책상이나 의자, 거울과 창문이 ..

한국 여성 느와르의 시작을 알리는 영화 - 미옥

김혜수(나현정, 미옥)는 한국에서 흔치 않은 여성 느와르 장르에서 굉장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총든 여자 주인공 영화가 드믄 이유를 보여준다. 그 만큼 남자들이 나와야 장사가 되는 장르라서 그렇다고 한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삶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미옥에게 갑자기 등장한 아들 주환은 보호해야 할 대상. 다치고 죽어야 현정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믿는 상훈. 한국 여성 느와르의 시작을 알리는 영화라서 ★★★★★ 이만큼. 나현정. 미옥 : 부탁이야. 보내줘. 그냥 우리 보내주라. 모르겠어? 내가 왜 이러는지? 너랑 나 함께라면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거야. 우리 이렇게 힘든거 그만하자. 임상훈 : 그렇게 힘들어? 나랑 같이 가겠다는 말이? 칼 맞으면 날 보러오고, 죽으면 챙겨줄거니까. 나한테 너말고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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