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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러너스 243

러너의 귀환, 주로(走路)로 다시 돌아온 그의 얼굴이 밝아 보인다.

러너의 귀환, 주로(走路)로 다시 돌아온 그의 얼굴이 밝아 보인다. 그가 두 달 동안 햄스트링 근육 부상으로 뛰지 못했다. 꼬박꼬박 정모에 나와서 걷고 기다리고 개인적인 훈련을 하는 게 전부였다. 고기를 물 밖에 내놓으면 결국은 죽는다. 다른 동료들이 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기분은 많이 좋지 않았다. 그가 저번 주에 잠깐 달리더니 오늘은 완전히 주로로 돌아왔다. 그의 얼굴이 얼마나 밝은지 온통 눈이 부셔 쳐다볼 수 없다. 가는 곳마다 탁한 공기와 먼지 낀 어슴푸레함을 몰아낼 지경이다. 아무래도 그의 귀환을 축하할 수밖에 없다. 역시 그는 인내하는 데 탁월하다. 참고 이겨내는 데 전혀 힘을 들이지 않는다. 엄마처럼 강하고, 물처럼 흐르고, 파도처럼 움직인다. 마라톤 전사의 도움을 받아 이제 막 부상에서 회복..

호모러너스 2019.04.29

러너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는 일이다. -고구려 마라톤 풀코스 완주

러너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는 일이다. 달리기에는 조금 추운 날씨인 2월 17일에 '아! 고구려 역사지키기 마라톤대회'가 열린다. 동아 국제마라톤 대회가 열리기 거의 한달전에 열리는 대회라서 실전 연습을 위해 많은 러너들이 참가한다. 잠실 종합 운동장에서 열리는 열리는 고구려마라톤을 그와 함께 달렸다. 그제서야 내가 그사람보다 빨리 달리게 되어, 앞으로 함께 달리기는 여간해서 힘들다는 사실을 알았다. 러너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는 일이다. 마라토너가 구간 전체를 고른 페이스-전 거리를 같은 빠르기로 달리는 이븐페이스를 말함-로 달리는 일은 어떤 것에도 방해받지 않아야 한다. 날씨에도, 거리에도, 노면의 상태나 다른 사람에게서도 방해받지 않아야 한다. 러너들은 시간과 ..

호모러너스 2019.04.20

4킬로미터를 아주 느린 속도로 달렸다. 조짐이 좋다.

인내란 자유를 향한 긴 여정에 반드시 겪는 과정이다. 아침 일찍 영동1교로 간다. 자봉이 준비한 음식을 올려놓는 작은 테이블과 가방과 옷들을 두는 돗자리를 동료와 함께 챙긴다. 아직도 조금은 찬바람이 분다. 허벅지 부상을 회복하는데 온 신경을 집중한다. 통증도 없고 걷는 모습도 아프기 전과 다름없지만 나아지는 속도는 정말 더디다. 모여서 인사를 하고, 준비 체조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각자의 페이스에 맞는 속도로, 서로 다른 거리를 달린다. 천천히 달려본다. 달리는 일은 걷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일이다. 아무리 천천히 달려도 걷는 것보다는 빠르다. 땅에 닿는 발바닥의 형태가 틀리고, 허리와 무릎과 발목에 전해지는 충격의 양이 틀리고, 일단 전신의 자세가 다르다. 그래서 걷는 일은 아무리 빨리 걸어도 달리는..

호모러너스 2019.04.13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무라카미 하루키 회고록

"달리는 일에 대해 이렇게 멋진 생각을 할 수 있다니." 하면서 그의 글을 읽는다. 그의 글은 늘 회자된다. 마라토너가 아닌 일반 사람에게도.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삶은 어떤 형태가 되었든 가지고 있는 속성이나 과정, 그리고 결국 다다르는 지점은 모두 동일하다. 긴 문장을 옮기지만 나 역시 공백을 달린다. 강한 인내심으로 거리를 쌓아가고 있는 시기인 까닭에, 지금 당장은 시간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시간을 들여 거리를 뛰어간다. 빨리 달리고 싶다고 느껴지면 나름대로 스피드도 올리지만, 설령 속도를 올린다 해서 그 달리는 시간을 짧게 해서 몸이 기분 좋은 상태 그대로 내일까지 유지되도록 힘쓴다. 장편소설을 쓰고 있을 때와 똑같은 요령이다. 더 쓸 만하다고 생각될 때 과감하게 펜을 놓는..

호모러너스 2019.04.07

2019 서울 국제마라톤 & 90회 동아마라톤 뒷풀이

매 마라톤 대회가 끝나면 뒷풀이를 한다. 동아마라톤 대회를 마치고 모두 모였다. 40명 가까운 회원들이 모여서 격려하고 축하해주고 행사를 만끽한 여운을 길게 가져간다. 행복한 시간이다. 식당을 잡아 모이고 나면 너무나 배고파서 허겁지겁 먹기 바쁘다. 적당히 한 잔 하고 회장님이 마라톤 대회를 무사히 치룬 회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신다. 곧이어 한 분 선배님의 만 70세 70회 생신을 축하한다. 첫 풀 완주자를 축하한다 이번엔 두 명이다. 그리고 선배님 말씀. 기록 단축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분들을 소개한다. 선배님 말씀. 감독의 경기 총평 총무 공지사항 제안사항 등등 정리 마무리. 사회자가 너무 멋지게 끝 ㅎㅎ 이렇게 또 하나의 대회를 치르고 모두가 모여서 떠들썩하게 놀고 취기가 잦아들면 가슴 한켠이..

호모러너스 2019.03.19

부상으로 달리지 않은 2019 동아일보 서울국제마라톤대회

철인 3종을 부단히 연습하는 동료에게 배번-여러가지 정보를 담은, 선수들 등에 다는 일련 번호표지-을 넘겼다. 부상이 오래간다. 상관없다. 잠깐 참으면 지나간다. 이미 지난 시간을 다시 살 수는 없지만 후회하지 않아도 된다. 설사 잘못되더라도 많이 후회하면 된다. 삶은 어떤 형태로 지속하는 것이 본성이다. 생명이 지속하는 것 이외에 아름답다거나, 성공적이라거나, 의미가 있다거나 하는 말들은 아무런 의미 없다. 굉장히 잘 뛰었다. 메달도 멋지고! 무조건 움켜쥐고 가지려고 하는 욕심을 내려놓는다. 보기에 예쁜 메달도 다 필요 없다. 가져가라고 한다. 잘만 인내하면 모든 것이 좋아질 수 있다.-견하- [Web발신] 김봉조님 2019 동아일보 서울국제마라톤대회 Full코스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완주기록은 04:..

호모러너스 2019.03.17

2019년 울트라마라톤 대회 일정

2019년 울트라마라톤 대회 일정울트라마라톤(ultramarathon)은 일반 마라톤 경주 구간인 42.195km 이상을 달리는 스포츠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도쿄에서 아오모리까지 달리는 것도 엄밀히 말해서 울트라마라톤에 속한다. 울트라마라톤에는 두 가지 타입이 있다. 하나는 특정 거리(예를 들면 50km나 100km)를 달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특정 시간 동안(예를 들면 24시간이나 48시간) 달리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에는 물론, 정해진 시간 동안 더 먼 거리를 달린 선수가 승자가 된다.국제 울트라 러너스 협회(IAU: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Ultra Runners)에서는 50km, 100km, 24시간, 48시간 경주에 대해 각각 세계 선수권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호모러너스 2019.03.14

2019년 트레일런(산악마라톤) 대회 일정

트레일 러닝이란?트레일 러닝이란 오솔길 시골길 산길 이라는 뜻을 가진 트레일(trail)과 뛰다 라는 뜻을 가진 러닝(running)을 합친 합성어로, 말그대로 포장되지 않은 자연의 길을 뛰는 아웃도어 스포츠를 말한다. 트레일러닝은 유럽에서 처음으로 시작되어 미국과 유럽에서는 완전한 스포츠로 자리잡아 여러 대회가 열리는 등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스포츠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고 한다. 대자연 속의 산이나 트레일(등산 길, 산길, 초원 등)지역을 달리는 것을 트레일 러닝, 트레일 런이라 한다. 그리고 트레일 코스에서 벌어지는 대회들을 우리는 트레일 레이스 혹은 트레일 러닝, 트레일 런 대회라 부르고 있다. 여러 가지 용어가 사용되는 이유는 TRAIL SAINTE VICTOIR 2014, TRAIL DES ..

호모러너스 2019.03.13

제프 겔러웨이의 러너의 5단계-초보자, 조거, 경쟁자, 선수, 러너

제프 겔러웨이의 러너의 5단계-초보자, 조거, 경쟁자, 선수, 러너 "이런 경우는 글을 그대로 카피해서 바뀐 생각들만 위에 쓰고 나머지는 그냥 두는 식으로 수정하는 게 맞다. 아래 것은 그때의 느낌인데, 이걸 새로 발행하게 되면 지금 생각이 되버리니까 좀 이상하다. 사고의 괘적을 알 필요가 있는데." 많이 뛰었다. 주말 토요일에는 꼭 10~15km 를 달린다. 일요일에는 가끔 20km 이상을 뛰고 대회에 나가기 2달 전부터는 한 달에 200km 를 뛰게 된다. 빗속에서도 뛰고, 안개속에서도 뛰고, 광활한 도로를 달리고, 사람들 사이를 거침없이 달린다. 다시 물어 본다. 왜 뛰는거냐고 ? 도대체 왜 미친놈같이 뛰는 거냐고? 내 대답은 그냥 뛴다. 잊기 위해서 뛰고, 바람이 좋아서 뛰고, 몸이 좋아해서 뛴다..

호모러너스 2019.02.13

마라톤의 사계(四季) - 여름

마라톤의 사계(四季) - 여름 달리기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언제든지 최상의 좋은 경험을 누릴 수 있는 운동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편한 운동화와 반바지에 어울리는 티셔츠 차림으로 어디든 나가서 달려도 된다는 말은 아니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가장 어려울 때도 있는 법이다. 태어난 아기가 걷기까지는 3천 번을 넘어진다고 한다. 달리기에도 순서와 방법이 있고 수준에 맞게 달려야 하고 지켜야 할 룰이 있다. 단순한 룰을 지키지 않으면 큰코다친다. 규칙을 지키는 사람은 멋진 사람이다. 어떤 일을 이미 한 사람을 아는 경우 자신도 같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강하다. 불가능한 목표가 갑자기 가능한 목표로, 심지어 손만 뻗으면 닿을 듯 가까이 보이는 것이다. 부모, 형제자매가 배우나 운동선수인 사람..

호모러너스 2019.01.30

여름철 마라톤 훈련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것들

여름철 마라톤 훈련시 반드시 지켜야 할 것들 무리한 운동을 삼가한다. 여름철 훈련법은 급수가 포인트 고온다습한 한국의 여름은 주자들에게 있어서도 매우 힘든 계절임에 틀림없다. 한여름은 물론, 초여름에도 맑은 날의 일교차가 꽤 커다. 중요한 것은 선선한 시간대를 선택해서 가능한 한 시원한 복장으로 충분히 물을 공급하는 것에 신경을 써야 한다. 기본적으로 신체에 있어 가혹한 조건아래에서 훈련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무리한 운동을 삼가야 한다. 선선한 곳을 찾아서 우선 복장의 문제를 언급하면 T셔츠 혹은 러닝용 짧은 팬츠, 가능하면 셔츠도 통풍이 잘 되는 망사로 된 것 등 선선하게 달릴 수 있는 옷차림이 제일이다. 창이 있는 모자, 선바이저 등도 도움이 된다.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통기성이 없는 나일론셔츠 등을 ..

호모러너스 2019.01.27

국내 대회 중 국제육상연맹(IAAF)의 인증을 받은 대회는 오직 9개 뿐

국내 대회 중 국제육상연맹(IAAF)의 인증을 받은 대회는 오직 9개 뿐. 날짜는 2019년 대회 날짜이니 매년 틀립니다. 한 해에 아래 9개 대회를 다 달려보는 목표를 세우는 것도 제법 재미있는 일이 될 것 같은데 흠~ 1번 경기 국제마라톤 참가가 그 출발이 되겠네요. 지방에서 열리는 대회는 전날 가서 준비하면 되겠고요. 도전하게 되면 알려 드리겠습니다.^^ 1. 2/24(일) 경기 국제하프마라톤 http://www.ggimarathon.com/2. 3/17(일) 서울 국제동아마라톤 http://seoul-marathon.com/3. 3/31(일) 인천 국제하프마라톤 http://www.incheonmarathon.co.kr4. 4/07(일) 대구 국제마라톤 http://marathon.daeguspo..

호모러너스 2019.01.22

최적의 달리기를 위한 조건들-동아마라톤 준비 장거리 훈련 시작

최적의 달리기를 위한 조건들-동아마라톤 준비 장거리 훈련 시작 일요일 아침 적당한 시간에 훈련 복장을 갖추고 운동장에 간다. 참석한 회원들을 하프, 25킬로미터, 32킬로미터 목표에 따라 나눈다. 그러니까 관문 운동장에서 등용문, 한강 합수부, 잠실철교까지 거리로 나눈다. 며칠 잠을 못 자고, 마음도 편치 않고, 술마신 후유증으로 하프만 달리기로 했다. 미세먼지가 보통 상태였고, 햇살은 따갑게 내리쬐는데 바람이 불어서 체감 온도는 많이 낮다. 당연히 가까운 거리이니 제일 먼저 왕복은 했지만 꽤 즐겁게 달리지 못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모든 육체적 상태와 마음이 갖춰지지 못해서라는 생각이 든다. 가끔 출전하는 마라톤 대회가 의미 있는 이유는 꾸준한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 자신의 상태를 가지고 제대로 달려 기..

호모러너스 2019.01.20

시즌오픈 하프마라톤 21.0975km 1시간 49분 13초

"엄마가 말했어요. 인생은 초콜릿 상자 같은거란다. 누가 뭘 잡을지 아무도 몰라.""많이 피곤하네요. 집에 갈래요." - 포레스트 검프 시즌오픈 하프마라톤 21.0975km 1시간 49분 13초 아침부터 고민이 많았다. 정모가 열리는 토요일이다. 올해 달리기의 시작을 겸하는 단배식이 있었고, 바로 이어지는 주말 정기모임에 빠지기가 좀 찝찝했다. 딱히 참석한 분에게 부탁은 하지만 그런 일은 결과가 나타나야, 글이 올라와 봐야 아는 일이다. 미세먼지가 얼마나 기승인지 아침까지도 확인했지만 달리기에 좋은 하늘은 아니다. 날씨는 많이 춥지 않았다. 겨울은 아침 일찍 보다는 항상 밤이 더 추운 것 같다. 그러니까 가장 추운 시간이 한 밤중이니 날이 새면 그만큼 덜 춥게 느껴진다. 한 해를 마라톤을 시작하는 의미를..

호모러너스 2019.01.18

마라톤의 사계(四季) - 봄

마라톤의 사계(四季) - 봄 2014년 영국 텔레그라프 신문은 평양 마라톤을 세상에서 가장 특이한 마라톤 10개 중 하나로 선정했다. 마라톤 세계 기록은 케냐 선수인 엘리우드 킵초게의 2018 베를린 국제 마라톤에서 42.195㎞를 2시간 1분 39초(이런 속도는 100미터를 17.2초에 달린 뒤 이를 420번 반복하면 달성하는 빠르기)다. 킵초게는 나이키와 풀코스 2시간 벽을 깨기 위한 도전에서 2시간 25초로 실패한 후 “하지만 뭐, 우리는 사람이잖아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여성에게 금지된 마라톤 경주를 캐서린 스위처는 1967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여성 최초로 완주했다. 여자가 마라톤을 뛴 게 겨우 51년 전이다. 마라톤 거리는 처음 42킬로미터였지만, 1908년에 열린 제 4회 런던 올림픽에서 1..

호모러너스 2019.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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