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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러너스 238

2022년 9월 달리기, 쉬운 것들에 감사해야 한다.

계절의 운행을 알리는 처서가 일주일 전이었다. 처서(處暑)는 더위가 그친다는 뜻으로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는 말이 있고 속담으로는 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이 비뚤어진다. 는 말도 있다. 처서(處暑)는 곳 처(處)와 여름 서(暑)로 만들어진 단어로, 여름이 지나면 더위도 가시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의미다. 조금씩 무너진 리듬을 다시 살리고 있다. 여전히 상황은 힘들고, 긴 여행으로 삶이 조금은 어긋나고, 사방이 비어있고 허점이 있을지라도 리듬을 잃지 않아야 한다. 바닥까지 내려갔으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와 위로 올라오는 것이 자연의 원리다. 9월의 첫날 달리기가 있어서 괜히 기분이 좋다. 시작이 분명히 보여서 그런가 보다. 글에 관심 갖는 시간을 줄이..

호모러너스 2022.10.03

2022 공주 백제 마라톤 하프 완주, 익숙하지만 낯선 느낌.

꽃, 아름다운 하늘, 평범하고도 지루한 일상의 의미를 깨닫기 위해서 당신은 인생에게 약간 시달릴 필요가 있다. -알랭드 보통 더웠다고, 잠을 못 자고, 훈련을 안 한 것은 핑계다. 처음으로 돌아간다. 즐겁게 달리고, 걷지 않고, 완주하는 마음으로. 3년 만에 공식 마라톤 대회에 오니 좋았다. 익숙한 분위기인데도 왠지 낯설었다. 가장 힘든 마라톤이 열리는 곳이 공주 백제마라톤이다. 힘들면서도 자주 와서 달리는 이유는 재미있는 사연과 이야기를 만들어 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피니시라인을 들어올 때는 먼 거리를 달리면서 느낀 고통의 크기만큼 기분이 좋다. 한 달 전에 대회 참가 신청을 하고 대회 날 오전 6시 45분 고속버스 예매를 하는데 참가 인원이 9명이라서 감독님 봉고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서초구 예술문..

호모러너스 2022.09.20

2022 공주백제 마라톤 대회 9월 18일

20년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중부권 대표 마라톤 대회인 ‘공주 백제마라톤’ 접수: 2022년 9월 2일까지 대회일시: 2022년 9월 18일 일요일 오전 9시 출발: 공주시민운동장 부문 및 인원 참가비 코스: 풀코스와 하프코스, 10km, 5km 등 4개 부문 접수: 공주마라톤 홈페이지(gongjumarathon.com) 풀코스: 5만 원 하프코스 및 10km: 4만 원 5km: 2만 원 풀코스와 하프코스, 10㎞ 부문 참가자에게는 기능성 티셔츠와 간식, 공주알밤이 제공 동아마라톤(서울마라톤, 공주마라톤, 경주마라톤) 3개 대회에 10㎞ 이상 참가자에게는 런저니 특별 메달을 지급한다.

호모러너스 2022.09.14

2022년 8월 달리기, 우리가 죽는 순간엔 지극히 단순해진다.

7월 28일 5시 30분에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집으로 오니 아들이 코로나 확진이어서 자기 방에 격리되어 지낸다. 미국에서 올 때도 음성 증명서를 발급받아야 입국이 되었고, 검사하고 와서도 하루 이내에 PCR 검사를 받아 모두 음성으로 나와서 조심하며 지냈는데 8월 1일 머리에 열이 나서 검사받았더니 확진으로 판정 났다.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약을 지어와 7일 동안 지내니 8월이 반이 지나간다. 혼자 여행을 가니 기분이 좋지 않았던 여자는 여행을 가있는 기간에도 메시지 하나 보내지 않았다. 격리되어 지내는 동안 삼계탕 한 그릇 포장한 것만 사다 놓은 사람이다.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일만 생긴다. 그럼에도 받아들인다. 그러니까 확진 판정을 받은 월요일 점심에 친구 몇 명을 만났다. 헤어지고 오다가 신속..

호모러너스 2022.09.01

2022년 춘천마라톤, JTBC 서울마라톤 훈련 계획

2022년 가을의 전설 춘천마라톤은 10월 23일 열리고 JTBC 서울 마라톤은 11월 6일 열린다. 대회 날짜는 정해졌지만 참가 접수는 9월 초에 받는다. 국내 큰 마라톤 대회 3개 중에서 4월에 동아마라톤이 열리고 나머지 두 개 대회가 가을에 열린다. COVID 19 상황이 아직도 조심스러운 형편이라 대회 개최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았지만 다른 일과 마찬가지로 예측하지 않는다. 인간은 예측을 통해 생존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왔기 때문에 모든 것을 예측한다. 먹을 것을, 위험을, 경력을, 연애를, 주머니 사정을, 약속을, 몸상태를 모두 예측한다. 생각한 대로, 예측한 대로 전혀 흘러가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늘 예측한다. 결과적으로 예측은 아주 정확하다. 무엇인가 할 수 있다고 생..

호모러너스 2022.08.08

2022년 7월 달리기, 돌아 갈 수도 없고, 돌아가서도 안 된다.

7월 2일. 용두암에서 이호 해수욕장 달리기 5km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학교 행사 -혁신공유대학사업 지능형 로봇 사업단-워크숍으로 마라톤 토요일 정기모임에 참석하지 못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카카오 택시를 불러 용두암으로 간다. 용두암에서 이호 해수욕장까지 5km를 달린다. 아침부터 햇살은 뜨겁고, 끝없는 수평선과 검은 바위 흰 파도를 보면 달린다. 어떤 장소에 있든지, 어느 때라도 멈추지 않는 것이 열쇠다. 열쇠를 찾았다면 익숙해지는 일만 남은 것이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라서 자연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관점만 다를 뿐이지 동일하게 일어난다. 단체든 조직이든 하는 일과 규모만 다를 뿐이지 그 속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두 같다. 속성도 같고, 형태도 같고, 발생하는 문제, 문제를 다루는 방식까지..

호모러너스 2022.08.01

2022년 6월 달리기, 모든 것은 스쳐 지나간다.

성공하는 법이 복잡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그 비결은 단순하다. 우리가 성공할 만한 행동과 선택만 하면 된다. 성공할 만한 행동과 선택을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뇌다. 우리는 생존 본능에 따라 늘 예측하고, 기대하고, 다시 예측하고 그 생각에 기반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선택한다. 여기서 생존하기 위해 예측한다는 말은 일을 계획하고, 변수를 추측하고 예기치 않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플랜을 만드는 일과 다른 의미다. 오늘은 400미터 야소 yasso 훈련을 한다. 400미터를 99초 이내에 달리고, 200미터를 3분 동안 아주 천천히 달린다. 이것을 7회 반복하는 훈련을 한다. 몸이 좋지 않은 기분을 느낀다. 기분을 느끼는 일도 예측이다. 힘들게 한 번 달린다. 몸이 앞으로 안 나간다고 또 느낀..

호모러너스 2022.07.01

2022 경주 마라톤 대회 참가하기

천년고도의 정취가 가득한 경주 마라톤은 거리가 멀어 서울에서 참가하기 어렵다. 이른 새벽에 나가 KTX 타고 신경주 역에 도착해 주최측에서 제공하는 셔틀버스로 경기장에 도착해야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올해 초 언택트 동아 서울 마라톤 대회 때부터 동아마라톤 참가가 바뀌었다. 우선 마라톤 홈페이지로 가서 대회 내용을 숙지한 다음에 동마 클럽 마라톤 신청 사이트에서 카드만으로 결제해야 한다. 이전에는 마라톤 안내 사이트에서 회원 가입만 되어 있으면 신청이나 변경, 단체 참가 등이 수월하게 이루어졌는데 이젠 쇼핑몰처럼 결제를 하니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많다. 신중하게 잘 신청해야 한다. 아래 단계를 따른다. 1. 공주백제 마라톤 홈페이지, 경주마라톤 홈페이지 대회 안내 숙지 2. 동마클럽 회원가입과 결제 3..

호모러너스 2022.06.29

2022 공주백제 마라톤 대회는 힘들기로 악명 높다.

올해 초 언택트 동아 서울 마라톤 대회 때부터 동아마라톤 참가가 바뀌었다. 우선 마라톤 홈페이지로 가서 대회 내용을 숙지한 다음에 동마 클럽 마라톤 신청 사이트에서 카드만으로 결제해야 한다. 이전에는 마라톤 안내 사이트에서 회원 가입만 되어 있으면 신청이나 변경, 단체 참가 등이 수월하게 이루어졌는데 이젠 쇼핑몰처럼 결제를 하니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많다. 신중하게 잘 신청해야 한다. 아래 단계를 따른다. 1. 공주백제 마라톤 홈페이지, 경주마라톤 홈페이지 대회 안내 숙지 2. 동마클럽 회원가입과 결제 3. 사전 물품 택배로 수령 후 대회 참가 3년 만에 야외에서 함께 달리는 공주백제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여름 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날 열린다. 추석을 지나서 열리지만 예전부터 더워서 그런지 악명이 높다..

호모러너스 2022.06.29

2022년 5월 달리기, 꼴값 떨지 말고 잘 달리기나 해.

사람이 변하는 동기가 될 수 있는 것이 실패, 빈 지갑, 상처받은 마음이라고 한다. 이런 동기와 다르게 부자가 되거나 성공한다거나 전문가가 되고자 하는 확실한 목표와 굳은 의지도 또한 사람을 변하게 한다. 멈추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변화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가장 먼저 할 일이 만나는 사람이 달라야 한다. 기존에 알고 지내던 사람하고 거리를 두든가 만나는 일을 줄이는 일이 가장 확실하게 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자주 가는 장소를 바꾸고, 늘 하던 일을 없애거나 추가하고, 교제하는 사람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 변화하는 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간결함이나 단순함은 특별한 방식으로 학습해야 하는 고도의 성숙함(Maturity)이다. 단순함은 미덕이다. 삶에 있어서 꼭 필요한 것만을 소유하고, 소비를 최소화하..

호모러너스 2022.06.02

2023년 127회 보스턴 마라톤에서 달릴까?

성공한 사람들 대부분은 결국 원하는 것들을 이루어도 다시 일을 한다. 스스로 할 일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부나 지위, 명예와 권력 자체가 목적이라면 삶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 존재란 삶의 목적과 의미를 찾아 하나하나 밟아가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높은 산 정상에 오르는 일도, 마라톤 신기록을 세우는 일, 올림픽에서 우승하는 일도 결국은 과정에 모든 것이 다 들어 있을 뿐이다. 결과? 마지막에 얻는 것들? 그런 것이 주는 기쁨은 아주 짧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머 엄청난 거 하려는 게 아니다. 세월이 더 가기 전에 나에게 주어진 순간을 악착같이 살아내고 싶다. 우리는 매 순간 무엇인가 잃는다. 누구는 사람을 잃고, 누구는 시간을 잃어버린다. 무엇을 해도 잃어버린다. 그 순간, 그 과정에서 무엇을 가..

호모러너스 2022.05.04

2022년 4월 달리기, 살면서 참 많이 달렸다.

4월 5일 화요일. 관문 운동장 15도~11도, 조깅 10km 2일 토요일은 부모님에게 다녀오는 일로 오늘 4월 첫 훈련을 했다. 함께 훈련하는 과천 클럽이 일요일 32km를 달렸다고 조깅으로 훈련했다. 지옥 같은 야소 훈련을 하지 않아 편했다. 귀찮거나 신경 쓰인다고 하지 않는 것은 쫄딱 망하는 길이다. "인생을 꼭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다. 인생은 축제와 같은 것. 하루하루를 일어나는 그대로 살아 나가라. 바람이 불 때 흩어지는 꽃잎을 줍는 아이들은 그 꽃잎들을 모아 둘 생각은 하지 않는다. 꽃잎을 줍는 순간을 즐기고 그 순간에 만족하면 그뿐." - 라이너 마리아 릴케 4월 7일 목, 관문 운동장, 9.7km, pace 5분 47초, 조깅 10회전, 질주 100미터 4회, 400미터 110초 빠르기로..

호모러너스 2022.05.02

2022 서울 마라톤 – Seoul Marathon 하프 코스 완주

마라톤 풀코스는 42.1295km이고 하프 코스는 풀코스의 반인 21.0975km다. 4월 16~17일 버추얼 런으로 진행된 마라톤 대회에서 하프 코스를 가볍게 완주했다. 과천팀은 10km, 하프, 풀코스로 나누어 아침 6시 반부터 자체 대회를 진행했다. 우리는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달렸다. 좀 일찍 나와서 함께 달렸으면 1시간 45분 기록도 가능했을 텐데 혼자 달렸더니 기록은 좋아 보이지 않지만 끝까지 잘 달렸다. 기록 인증을 위해 런 아카이브에 기록을 올리고 승인을 받았다. 누군가의 행동이 진짜로 변화를 위한 행동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행동을 꾸준히 지속하는지 보면 된다. 행동을 위한 일시적인 행동은 즐거움을 주지만 변화하는 것은 없다. 오늘 했다면 내일도 하고, 다음..

호모러너스 2022.04.23

2022 대구 국제 마라톤 대회 결과

아침 8시에 시작된 마라톤 대회를 티브이로 보고 있는데 엄마가 말씀하신다. "취향도 독특하다. 달리는 게 뭐가 재밌다고 두 시간이 넘도록 지켜보냐?" "재미있어요. 선수들 보면 천천히 달리는 것 같지만 어마어마하게 빠른 거예요. 저렇게 달리도록 그동안 훈련을 얼마나 했을까 하고 생각하면 보는 게 영광입니다. 엄마!" 대회가 끝나고 우승한 선수들 인터뷰까지 보았다. 그들이 보낸 하루하루 훈련이 어땠을지 생각이 든다. 길고 긴 터널을 빠져나왔지만 달리는 42.195km 주로도 또 터널이었을 것이다.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삶을 살든 누구에게나 터널을 지나오는 것은 동일하다. 풀코스를 달려 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다시 달릴 수 있을지, 달려야 하는지 그것도 잘 모르겠다. 모든 것이 코로나 시절..

호모러너스 2022.04.13

2022년 3월 달리기, 자기 수양이란 하기 싫은 때조차 할 일을 하는 것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교수는 교수대로 바쁜 계절이 왔다. 준비는 철저히 하고 상황에 들어서면 흐름을 탄다. 어떤 상황도 생각대로 흐르거나 무엇을 남길 것이라고 조금도 예측하지 말고 일상을 직면한다. 꽉 움켜쥔 손을 놓아야만, 마음이든 생각이든 자리를 비워야만 다시 채워지는 것들이 있다. 한 순간도 나에게서 사라지거나 선명함을 잃어버리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 비우기 전에는 절대 내 자리를 채우리라고 상상도 할 수 없던 것들, 받아들일 마음이 조금도 없을 때 나에게 들어오지 못할 거라고 믿었던 것들이 조금씩 자리를 비우자마자, 미처 눈에 들어오지 못해 생각하지 못한 것들이 꾸역꾸역 밀고 들어온다. 그것들이 조금씩 차오르는 그대로 무심히 지켜본다. 할 수 있는 일도 딱히 없다. 어차피 나와 그것들은 서..

호모러너스 2022.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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