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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호

그가 호를 받았다. 그를 다른 이름으로 얼마나 부를 수 있을까? 그가 호를 받았다. 그를 다른 이름으로 얼마나 부를 수 있을까? 인간은 허구를 잘 믿고, 또 허상을 키우기 좋아한다. 늘 무엇인가 생각하는 인간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의 뇌가 좋아하는 방식이다. 마치 일어나지 않은 일도 일어난 것처럼 생각하면 일어난 일로 받아들이는 일을 인간의 뇌는 잘한다. 호모데우스(유발하라리 저)에 보면 역사적으로 화폐, 상징, 자본주의, 경제 구조, 지식 등 정교하게 쌓아 올린 허구들(동시에 모든 사람이 믿는 것)이 사피엔스가 살아남아 역사를 이어가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아프리카 지도에 그려진 상상의 국가 분할 선과 농지 하나 없이 만들어진 곡식 생산량 서류는 실제보다 훨씬 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화폐를 한낱 종잇조각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학위 증서나 성..
호를 얻다. 여름이 가기 전에 지어준다던. 한 여름에 그가 나에게 호를 지어준다고 했다. 주위에 호를 가진 사람이 여럿 있다. 일상 생활에서 자주 쓰는 일은 별로 없다. 그래서 보통 필명으로 쓰거나 별호(別號)로 지어 우아하게 부르는 호칭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원래는 8월 중순 생일이 되기 전에 지어줄려고 하다가 늦어지고, 8월 말 여름이 가기 전에 지어 주었다. 맑은 날아침, 밝은 곳에서, 깨끗한 기운으로 생각해야 좋은 호가 나온다고 해서 그런 날을 찾느냐고 늦었다고 했다. 마침 8월은 비도 많이 오고, 흐린날도 많았다. 동네에 아는 분들도 호를 서로 지어주기도 한다. 가까이 지내는 분들 호를 보면 청안, 과농, 을목, 혜안 등이다. 의미도 모두 좋을 수 밖에 없는데 너무 건방 떠는 듯 지어줘서 많이 사용하지는 않는다. 친구는 주역이나 사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