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를 담갔다. 누군가는 달리고, 누군가는 만나고, 누군가는 일하는 날들이 지나간다. 주말은 원래 짧다. 평일이 5일이고 주말이 2일이니 분명히 짧다. 일요일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면 온통 슬픔으로 가득하다. 낮부터 햇살 아래서 동동거리며 아쉬워하고, 그 짧은 시간이나마 흔적을 남기려 애쓰는 모습이 처량해 보이기도 한다. 떡은 사서 먹고 술은 담가 먹으라는 옛말은 없다. 배송된 지 2주가 된 막걸리를 담갔다. 장모님이 물려주신 항아리를 씻어서 생수나 끓인 물을 식혀서 3L를 우선 채운다. 가공된 100% 국산 쌀가루와 효모를 넣고 저어준다. 최대한 많이 저어주는데 몽글몽글 덩어리들이 있어도 금세 사라지니 팔 아프게 무리하지 말자. 다시 물 3L를 더 부어주고 휘휘 저어서 하루에 두 번 정도 저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