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습기자 중에 일베가 있다"
이미 이 한마디로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지금 정치와 취향, 사상, 표현의 자유 그리고 노조와 음모 등등의 단어처럼 회사를 한달여 떠돌던 말을 다시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소위 일베 기자의 글에서 발견되는 민망하다 못해 저열하기까지 한 몇몇 문구에 대해서 재론하는 것도 아닙니다. '차별, 적의, 폭력을 선동하는 민족적, 인종적, 종교적 증오의 고취는 법률로써 금지된다' 라고 규정한 국제인권규범을 꺼내 보일 생각도 없습니다.
오히려 그 수많은 주장과 논쟁의 상대방에 대한 적의를 걷어내고 자문해 보고자 합니다. 우리는 무엇입니까? KBS는 시청자들에게 어떤 의미입니까?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일하고 누구에게 우리의 급여를 청구하며 살아내고 있습니까?
해답은 명료합니다. 공영방송 KBS는 치우치지 않고 모두를 담는 그릇이어야 합니다. 능력이 부족해 그리 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의도적으로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과 배제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적어도 KBS의 구성원은 아닐 것입니다. KBS에 대한 시청자의 신뢰 역시 출발점은 이곳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준 역시 하나여야 합니다. KBS의 공정성과 시청자의 신뢰가 그것입니다. 쏟아내던 말들을 멈추고 우리 다시 시청자를 향해 눈을 돌려 봅시다. KBS가 힘겹게 지탱하고 있는 시청자와의 약속. '일베 기자' 는 그 기준에 적합한 구성원입니까? 우리는 개인에 대한 연민과 조직 내부의 이해관계에 갇혀 검은 것을 흰 것으로 보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반대합니다.
이제 경영진도 본인도 결단해야 합니다. 협회의 총의를 모아 밝힙니다. '일베 기자' 의 임용을 명확히 반대합니다. 결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2015. 3. 20.
KBS경영협회·기술인협회·기자협회·아나운서협회·여성협회·피디협회·촬영감독협회·카메라감독협회·방송그래픽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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