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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 '음부경'의 사상 - 논문자료

지구빵집 2017. 11. 2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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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 '음부경'의 사상


김 백 희(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원, 동양철학 전공(cursiveness@aks.ac.kr))


정신문화연구 2007 여름호 제30권 제2호(통권 107호)   pp. 179~197. 논문자료 링크는 글 하단 참고.


도교의 핵심경전 중의 하나인 '음부경'에서 “음부(陰符)”라는 두 글자의 뜻은

이전(李筌)의 주에 “음(陰)은 ‘몰래, 은밀히’의 뜻이다. 부(符)는 ‘부합한다’는 뜻이다. 천지자연의 기미가 인간세상의 일이 이루어지는 기미에 몰래 부합케 한다”29)라고 하였다. 




'음부경'의 기본 메시지는 우리 인간이 천지자연이 운행하며 보이는 생살(生殺)의 기의(機宜)에 부합하여, 알맞은 기미와 때를 장악하고 음양의 상생ㆍ상극 운행원리로써 모든 일을 대처해 가는 것이다. 자연의 이치와 인간세상의 이치가 근본적으로 통하기 때문에 천도(天道)를 잘 살펴서 인간의 일을 예측하고 대처하는 것이 󰡔음부경󰡕에서 말하는 의도이다. 인간세상의 모든 일들에 대해서 천지 자연의 법칙을 알맞게 적용하면 백성을 편안하게 하고, 나라의 이익을 풍족하게 늘려서 치국안민(治國安民)의 목적을 이룰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이 자연의 운행 속에서 일이 이루어지는 기미와 알맞은 때를 알아채고 생성과 소멸의 법칙을 따라 살면, 사람의 일이 천지자연의 흐름에 부합하게 된다. 알맞은 때와 기미를 살펴서 움직이되, 생성과 소멸의 이치를 아울러 중시하면서 그 이치를 몰래 취하여 현실의 구체적 행사(行事)에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고대 유가들이 말하는 인의(仁義)의 도덕규범과 분명한 차이가 있는 입장이다.


'음부경'에서 말하는 내용은 오히려 '노자' 78장에서 말하는 “정언약반(正言若反:성인의 중정한 말씀은 세상의 주장과 정반대의 소리인 것 같다)”처럼 들린다. 인간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상의 구체적 이치에서 천지자연의 근본원리를 미루어 판단하고 적용하는 것은 인의에 기초한 어진 마음보다 도적과 같이 천지자연의 법칙을 훔치는 냉혹함이 먼저다.


실제로 '음부경'이 도적질을 예찬하는 것이 아니지만, 천지불인(天地不仁: 천지자연은 인간적 가치에 따라 운행하는 것이 아니다)의 가치중립적 법칙을 파악하고 인간세상을 경영하려면 인의에 매여서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음부경'의 사유는 도가의 역설적 사유와 유사하다. 즉 인의를 기반으로 사유를 전개하는 윤리적 우주관으로서의 유가와 달리 '음부경'은 가치중립적이고 자연적인 우주관을 기초로 철저한 자연법칙에 입각한 세상보기를 시도한다. 사람은 천지자연의 운행 법칙에서 생성과 숙살의 원리와 기미를 파악하고, 그것을 몰래 가져다가 인간세상을 경영하는데 적용하며, 상생과 상극의 법칙을 따라 계절의 운행을 읽어내어 알맞은 시기(時機)를 인간사에 응용해야 한다. 또한 자기의 욕망을 제어하고, 백성과 나라의 이익을 늘리며 편안케 하는데 힘써야 한다. 이것이 바로 천지자연의 법칙을 은밀히 살펴서 인간사의 경영에 부합하도록 하는 “음부(陰符)”의 메시지이다.


그러나 천지자연의 법칙을 가져다가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을 늘리는데 도용하면 자신을 망치고 목숨을 잃게 된다. '음부경'의 내용을 권모술수로 이해할 수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음부경'은 유가적인 인의에 입각한 선악의 구분을 넘어서, 선악을 초월하는 여여(如如)한 무위자연의 경지를 지향하고 있다. 무위자연이야말로 천지자연의 여여한 법칙의 모습이다.

이 글은 '음부경'의 사상을 고찰하는데 일차적 목적이 있다. 그래서 '음부경'의 사상에 포함된 '역전'의 요소들 그리고 50여종에 이르는 주석가들의 해석을 비교ㆍ검토하는 것은 다루지 못했다. 이런 주제들은 '음부경'의 의미와 가치를 밝히는 중요한 작업이므로 다른 자리에서 논의하고자 한다. 



자료 다운 주소 - http://book.aks.ac.kr/lib/down2.asp?idx=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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