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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급진적

박근혜 옷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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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신문 기사전문은 다음과 같다.

◆독립신문 기사전문=대중 정치인의 패션은 늘 언론과 여론의 분석과 비판대상이 된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카메라에 포착되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한나라당 17대 大選후보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패션에 대한 물음에 “나만의 스타일이 있다. 남들은 ´공주패션´이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옷을 잘 입는 비결에 대해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정치하면서 여러 군데 다니는데 (그 장소의)분위기에 맞게 직접 (의상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패션 스타일은 그의 말처럼 조신한 룩을 고수한다. 무릎 아래로 내려온 스커트와, 가슴과 아래쪽에 각각 두 개씩 아웃 포켓이 달린 재킷에, 허리가 들어간 디자인으로 여성스러움을 강조한다. 이를 두고 한 전문가는 전형적인 ‘퍼스트 레이디 룩‘이라고 말한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 모델라인이 주최하는 ‘코리아베스트드레서상’ 수상자로 뽑히기도 했다.

박 전 대표의 패션 스타일에 대해 디자이너 이광희씨는 한 언론에서 “여성적이면서 부드러운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는데, 조금 보수적이고 답답한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디자이너 앙드레 김은 “굉장히 知的이고, 교양미 넘치는 의상을 항상 입는다”, “자기 개성이 뚜렷한 패션”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패션이나 화장 등 전문 코디를 두지 않고 본인이 알아서 하는 편이라고 말한다. 구두나 핸드백도 대중적인 국산 브랜드를 선호하며 반지나 귀고리를 하지 않는다. 매니큐어도 바르지 않는다. 가끔 목걸이를 착용하는 게 액세서리의 전부라며 평소 검소한 생활을 강조한다.

‘검소한’ 박 전 대표가 의상을 얼마나 자주 갈아입는지 또 의상비를 어느 정도 지출하는지는 알려진 바 없다. <독립신문>은 <연합뉴스>등 통신사 사진자료와 포털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사진 기사를 바탕으로 2004년 3월 23부터 2006년 12월 31일까지 3년간에 걸쳐 박 전 대표가 몇 벌의 의상을 입었는지 알아보았다.

조사 결과 박 전 대표는 3년간 133벌의 각기 다른 정장을 입었다. 그는 이 옷들을 3~5일 간격으로 돌아가며 입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조사는 여성정장으로 한정해 조사했다. 박 전 대표의 의상들은 비슷해 보여 선별 작업에 큰 애로를 겪었지만 옷감의 재질과 버튼의 수 및 포켓의 위치 등에 차이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면밀히 조사했다. 2004년 3월 23일 한나라당 대표로 취임하기 이전의 사진자료는 체계적이지 않아 두 장을 빼곤 조사에서 제외되었다. 2006년 박 전 대표가 목에 칼을 맞아 병원에 입원한 기간, 당 대표 퇴임 후 칩거에 들어간 기간, 국외 방문 기간의 의상은 사진자료가 불비하여 조사에서 제외했다.

이 조사에서 박 전 대표가 얼마의 돈을 들이며 어디서 옷을 맞춰 입는지는 알아내지는 못했다. 다만, 디자이너가 만든 맞춤복이라는 것과 몸 치수를 잴 때는 직접 디자이너가 찾아온다는 사실과 몇몇 브랜드의 옷을 사 입는다는 사실만을 알아냈을 뿐이다. 

-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3년간 입은 새 옷 133벌(정장 기준)의 각기 다른 사진모음 (자료 출처 연합뉴스 등 기타 언론사)

유명 디자이너 A씨는 “박 전 대표의 의상이 상당히 수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내가 제작했을 경우 최소 가격이 한 벌당 300만원에서 최고 500만원 정도 들지만 집까지 찾아가 몸 치수를 재는 서비스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맞춤복 숍을 운영하는 디자이너 B씨는 박 전 대표의 의상에 대해 “디자인의 섬세함이 돋 보인다”며 “아무리 적게 잡아도 한 벌당 150만원은 들 것 같다”고 말했다.

디자이너들의 감정 평가를 바탕으로, 3년간 박 전 대표가 입은 133벌이 맞춤복이라고 가정하고 한 벌당 최저가 150만원을 적용하여 계산 한다면 옷값이 1억9950만원으로 추정된다. 그리 검소한(?) 액수는 아니다. 베스트 드레서답게 상급 디자이너의 옷을 입는다고 가정 300만원을 적용하여 계산 한다면 옷값은 3억9900만원으로 치솟는다. 물론 기성복을 구입하는 경우와 의상을 협찬 받는 경우도 있어 이 평가액이 정확하다고는 볼 수 없다. 유력 정치인에 대한 협찬의 경우는 ‘옷로비’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만약 박 전 대표가 여성정장 기성복을 구입했을 경우를 가정해 서울시내 백화점을 상대로 시장조사를 해보았다. 대략 한 벌당 50만원 내외의 금액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즉 기성복을 사 입었을 경우를 가정해도 박 전 대표가 3년간 쓴 의상비는 약 6650만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최저선이다. 유명 브랜드일 경우는 물론 더 올라간다.

올해 고위공직자재산신고에서 박 전 대표는 前年보다 9억9889만원이 증가한 21억7537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서울 강남의 삼성동 2층 자택 공시地價가 9억5819만원이나 상승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이 밖에 예금(5937만원), 대구시 달성군 아파트(5600만원) 등을 신고했다.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한 여성 국회의원은 “나는 대략 한해 5벌 정도의 의상을 새로 구입하고 있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예전에 입던 옷을 번갈아 입는다”고 했다. 그는 “넉넉한 형편의 부자집 부인이라면 일년에 10벌 정도 구입하지만 이것도 희귀한 경우”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의원은 “현재 가지고 있는 의상은 대략 20벌 정도이다. 의상이 비교적 많은 의원도 30이상이 넘기는 어렵다. 3년간 133벌의 각기 다른 정장을 가지고 있었다면 유명 연예인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財界의 인사들과 자주 만난다는 한 여성 인사도 이와 비슷한 말을 했다.

박근혜는 패션으로 정치를 말한다.

2004년 3월 당 대표로 취임한 박 전 대표는 탄핵역풍 속에서도 4월 제17대 총선에서 바람을 일으켜 위기에 빠진 한나라당을 구해냈다는 평을 들었다. 이 기간 그는 육영수 여사를 떠올리게 하는 올린 머리 스타일과 1960년대 식 의상으로 복고풍 향수를 자극해 관심을 끌었다.

대표적 의상 중 감색 트렌치코트는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천막당사에 머물며 자숙과 변화의 모습을 보이던 박 전 대표는 주로 검소함과 강인함을 국민에게 보여 주려는 듯 단색 위주의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민생현장을 뛰어다녔다. 당시 사진자료에는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의 유니폼을 입은 모습도 자주 등장한다.

2005년 박 전 대표는 국가보안법 등 이른바 ´4대 악법´을 둘러싼 여야 대치과정에서 옷차림과 머리스타일을 바꾸는 식으로로 자신의 심경을 간접적으로 드러냈으며 언론은 이를 분석하기에 바빴다.

그해 3월 박 전 대표는 트레이드 마크인 ‘육영수 여사’ 머리 스타일을 버리고 단발머리를 살짝 변형한 모습으로 나타나 화제가 됐다. 그해 9월 박 전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과 회담할 때 바지 정장 차림으로 참석했다. 박 대표의 바지는 ‘전투복’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때부터 박 전 대표에게 바지는 ‘전투복’으로 통해 왔다. 박 전 대표는 ‘전투복’과 관련 “일상복이다. 진짜 전투한다면 얼룩무늬 바지 입고 나오겠다”고 언론의 평가를 유머로 받아쳤지만 정치 현안이 걸려 있는 중요한 상황에는 꼭 바지 차림이었다. 토론회에 나가 정부의 세금정책을 비판할 때, 장외투쟁을 할 때도 그랬다.

2006년 박 전 대표는 5.31 지자제 선거에서 대승을 이끌어내며 의상도 점차 밝아지고 화려해졌다. 실제로 박 전 대표는 2006년 코리아 베스트 드레서상 정치부문상을 수상했다.

 

- (좌)지방 선거 당시 피습을 당하는 박근혜 전 대표 (우)9일만에 퇴원 선거유세에 나선 박근혜 전 대표의 모습

지방선거 유세에서 피습을 당한 뒤 퇴원할 때 보여준 모습은 ‘박근혜식 패션’의 절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은은한 검은색 재킷과 바지, 주홍색 셔츠. 9일 만에 퇴원하면서 피습 때와 똑같은 옷을 입었다. 퇴원하자마자 지원유세에 나서며 애당심을 보여 줬다.

피습 사건은 박 전 대표의 의상에도 변화를 주었다. 종전에는 부드러운 모성애를 느끼게 하는 이미지가 강했다면 피습 이후 변신한 모습은 젊고 당당한 이미지를 표현하는데 주력 했다. 최근에는 머리 모양을 ‘육영수 스타일’에서 웨이브 있는 단발로 바꾸고는 “워밍업은 끝났다”더니 다시 양쪽 옆머리를 단정하게 고정시켜 당당한 이미지를 가미했다.

정치인들에게 패션은 전략이다. 미국인들의 맘 속에 영원한 퍼스트레이디로 남아있는 재클린 캐네디 오나시스의 경우 우아한 패션으로 ´재키 스타일´ 을 창조하며 영부인의 교과서로 추앙받았다. 반면 로라 부시는 취임 초 다소 촌스러운 패션감각으로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올랐으나 검소하다는 호평도 따랐다.

자신의 정치 스타일을 의상으로 표현하는 박 전 대표의 패션 전략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근검을 미덕으로 내세우는 우리나라의 정치 풍토에서 예금 잔고의 상당부분을 의상비로 지출하는 것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박 전 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위공직자 재산신고 금액 이외의 준비된 자금이 있느냐는 질문에 “투명사회로 가는데 그럴 일 있겠는가”라고 부인했다.

박 전 대표의 부친인 고 박정희 대통령의 근검함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趙甲濟 실록] 朴正熙의 마지막 하루’에 그의 검소함이 잘 드러난다.

<며칠 뒤 군의관 정규형 대위는 합수부에서 조사를 받을 때 “얼굴을 보고도 왜 각하인 줄 몰랐는가”란 질문에 대해서 이렇게 답했다.

“병원에 들어왔을 때는 얼굴에 피가 묻어 있었고 감시자들이 응급처지 중에도 자꾸 수건으로 얼굴을 덮었습니다. 시계가 평범한 세이코였고 넥타이핀의 멕기가 벗겨져 있었으며 혁대도 해져 있었습니다. 머리에 흰 머리카락이 약간 있어 50여 세로 보았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사실로 미루어 각하라고는 상상도 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박 전 대표의 의상에 대해 한 시민단체의 관계자는 “대권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는 박 전 대표는 하루가 멀다고 상대편에 대해 검증을 요구한다. 너무나 당연하고 지당한 요구다. 그러나 한발 뒤에서 자신을 검증하고 돌아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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