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원
누구에게나 4차원이 있다.
드러내지 않아도 존재하는, 후미진 구석에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는 4차원.
쌍과부집에서 시작되는 본정통길을 따라서 동강, 세븐다방, 르네상스, 브라암스, 갈매기 죠나단, 아름다운 사람들, 커피가 있는 풍경, 카네, 기차여행, 솥밭 사이로 강물은 흐르고, 투데이, 가시버시, 숲속의 빈터, 어게인, 전설의 언덕이 나올때까지 커피숍과 다방이 줄지어 터미널 사거리 까지 늘어서 있다.
때때로 튀어나와야 될 4차원이 언제나 해맑은 모습으로 우리 앞을 비추던 친구가 있었다. 조용하지만 고집도 센 놈이 4차원이 된것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4차원을 이해 할려면 그 사람 처럼 되어야 한다. 그러지 않은 4차원을 이해한다는 것은 거짓말일 가능성이 많다. 만나면 술집이 왠지 어색해서 쌍과부집에서 멀어지고 나서는 주로 세븐다방에서 만났다.
번화한 거리와는 어울리지 않는 지하였다. 디긋자형의 다방 가운데는 경계선처럼 길쭉한 어항이 있었다. 친구들은 디긋자의 중간쯤 되는 어항 바로 옆에 자리를 잡았다. 테이블 위에는 갈색 도자기 종지가 두개였다. 설탕과 프림을 담아놓은 도자기였다. 설탕에 쩔고, 사이다에 뻣뻣해진 푹신푹신한 의자도 우리에게는 너무나 편했다.
우유를 시키며 소금 넣어주세요, 사이다 시키면서 끓여주세요. 하면서 어줍잖은 농담하면서 히히덕 거렸다. 그런데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졌다.
길죽한 어항 중간 부분을 바라보던 4차원은 '붕어들이 불쌍해...' 하면서 굵은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 갑자기 모두가 금붕어가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여섯 놈 중에 한 놈이라도 이해를 했다면 아마 분위기는 틀려졌을 텐데 4차원을 뺀 나머지는 누구도 이해하지 못했다.
사실 불쌍한건 금붕어였지만 4차원은 금붕어보다 더 불쌍해졌다.
그날 이후로 우리는 모두 개인적인 4차원을 갖기로 하였다. 더불어 누구도 그 4차원은 서로 모르기로 약속했다. 서로가 가지고 있는 4차원을 아는 순간 친구도 아닐뿐더러, 만약에 여자 친구가 있다면 헤어지기로 약속했다. 지금도 나를 비롯한 친구들은 4차원에 살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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