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생각 바른 글

목젖을 크게 떨어 듣기 좋은 울림으로 큰 웃음소리를 내는 그 여자의 뒤에는 오히려 소리만큼 큰 슬픔이 있었다.

지구빵집 2017. 8. 1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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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젖을 크게 떨어 듣기 좋은 울림으로 크에 웃는 그 여자의 뒤에는 오히려 소리만큼 큰 슬픔이 있었다. 다시 고개를 뒤로 젖히고 큰 소리로 웃는다.


"스커트 참 잘 어울린다."

여자는 자기 다리를 힐끗 내려다보았다. 발목이 끊어질 듯 가는 다리가 이쁘다.

"나 다리 이쁜 거 몰랐어?"

"뭔 소리야. 스커트를 칭찬한거야."

"너 치마 입은거 참 오랜만에 본다."

"내가 잘 안 입었나?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하네."

"단 한번도, 힐도 한번 안 신었어."

"단 한번도?"

"단 한번도..."


평범하게 마주하는 일상을 견디고 살아내는 일은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온 힘을 다해 준비하고 집중하여 치뤄내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힘이 들지 않는 일이라고 했다. 일상을 견디고 평온하게 살아내는 평범한 일들이 우리가 어떤 도전에 마주쳐도 넘어서는 힘을 준다. 대부분은 사소하고 의미 없는 일상이지만 말이다. 평범한 일들이지만 말이다.


미루지 않으려 한다. 그러다 보니 일이 많아졌다. 개발자들이 하는 일들이 무어 그리 대단하겠냐. 항상 지나간 일은 옅은 아쉬움과 깊은 회한을 불러일으킨다. 좋은 생각은 지나고 나면 떠오른다. 아이를 키우고 나서야, 제품을 납품하고 나서, 블로그 포스팅을 하고 나서, 서툰 사랑을 잃고 나서, 매일 잠을 자고 일어난 후에야 좋은 생각이 생겨난다. 그러니 좋은 생각을 얻으려면 어서 지나가야 한다. 어서 키우고, 일찍 납품 하고, 빠른 업로드와 포스팅을 하고, 서둘러 이별을 하고, 미리 깊은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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