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과거와 미래를 고스란히 담지하고 있는 보고(寶庫)는 바로 사람의 몸이다. 사람 관계란 오로지 몸과 몸이 부딪히면서 일으키는 리듬과 균열에 다름아니다. 그것이 사람의 존재성을 규정한다. 존재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는 것이 몸이다.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하더라도 마음이나 정신 같은 것들을 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마음, 정신, 영혼과 같은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어떻게 담고 있을까? 왜 존재하지 않느냐면 수련하다 보면 마음이나 영혼은 없는 것처럼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반야심경에 나오는 구절처럼 살아가야 하니까 말이다.
無眼耳鼻舌身意 無色聲香味觸法 無眼界 乃至 無意識界무안이비설신의 무색성향미촉법 무안계 내지 무의식계(눈도, 귀도, 코도, 혀와, 몸도, 의식도 없으며, 빛과 소리와 향기도, 맛도, 감촉도, 법도 없으며, 눈의 경계도 의식의 경계까지도 없으며)
더하여 존재마저 모두 무로 생각하는 말들이 거의 전부를 이루는데 어떻게 인간이 그렇게 될지도 의문이다. 역시 좋은 구절들과 빨간 볼펜으로 밑줄친 사진들을 올린다. 빨간 볼펜이 너무 좋다. 죽을 때 빨간 볼펜이나 100자루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 돌아올 길을 표시하는 용도로 말이다.
건강이란 자아와 세계사이의 균형있는 소통에 단절이 없는 것을 의미한다. 건강은 인간의 지혜와 판단력에 달려있다. p.144
태과와 불급 모두 위험하다. 태과는 넘치는 것인데 넘친다는 건 이미 그 자체로 나쁜 기운이다. 불급은 모자라는 것인데 꼭 필요한 정기가 모자라다는 뜻이다. 분명한 것은 태과는 불급만 못하다. 태과는 덜어내야 하고, 불급은 채워야 하는데, 덜어내는 것이 채우는 것보다 훨씬 더 힘들기 때문이다. p.146
지나간 것은 지나가게 하라! 그렇지 못할 때 과거에 대한 집착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현재를 잠식한다. 감정 역시 마찬가지다. 감정의 잔여물을 그대로 머물게 하면 몸이 뭉쳐서 딱딱하게 된다. 이런 식의 '잉여'가 상처가 된다. 상처는 사건이 아니라, 사전에 대한 기억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사건을 해석하는 특수한 '마음의 형식'이다. p.269
보통사람에겐 실용지와 기술지만 던져 주고 고전의 지혜와 비전은 부르주아들이 점령해버리는 기이한 독점 현상. p.443
몸과 마음 사이, 안과 밖의 간극이 파괴적 욕구를 낳는다. 이러한 간극을 줄이는 최고의 기술이 글쓰기이다. 삶과 세계를 언어로 구조화할 수 없다면 아직 지성의 주체가 아니다. p.444
동의보감은 '앎의 의지'를 작동시키라고 말한다. 스스로 자기 병을 알아 치유해 가라고, 양생술을 통해 요절할 자는 장수하고 장수할 자는 신선이 되라고 한다.
치열하게 사랑하지만 상대에 의존하지 않고, 그 사랑이 자체로 자유와 환희로 이어질 수 있는 길, 다시 말해 집착과 쾌락에서 벗어나 '지금, 여기'를 오롯이 향유하는 원초적 생명력으로서의 에로스를 말이다. p.159
건강한 일상이란 타인들과 능동적으로 접속하면서 삶의 경계를 넓혀 가는 것. p.229
신장의 수(水)기운은 공포를 주관한다. 신장은 겨울의 기운이고, 겨울은 극도의 응축력이다. 사람이 공포에 질릴 때 신장의 기운을 쓰게 된다. 생명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인 셈이다. 임상의학적으로도 우(右)신에는 성호르몬이, 좌(左)신에는 극단적 상황에서 헐크 같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아드레날린이 저장되어 있다. 신장이 약하면 작은 두려움에도 중심을 잃게 된다. 현대인을 지배하는 정체 모를 불안의 정서 역시 신장기운의 저하와 깊은 연관이 있다. 거꾸로 신장이 튼실하면 인생에 대한 성찰적 능력이 커지게 된다. 그것이 심장의 ‘신’으로 이어지면 그게 바로 심신 혹은 정신의 축이다 ― 유형과 무형 사이의 능동적 교섭! 그리고 그것이 곧 존재의 무게중심이다. p.256~257
신장이 위축되면 심장에 물을 공급하지 않는다. 심장의 불은 물이 공급되어야 정미롭게 타오를 수 있다. 만약 신장이 물 공급을 중단해 버리면 불은 제멋대로 타버린다. 열이 위로 뻗치고 정신줄을 놓기도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문제를 일으킨 건 심장인데, 알고 보면 신장이 키를 쥐고 있다. p. 243
만약 신장이 약하면 불안증세가 늘 따라다닐 테니 사랑의 기쁨을 만끽하기가 어려워진다. 상사병으로 드러눕거나 눈동자에 얼이 빠진 상태가 이런 경우일 터. p.258~259
요즘 사람들, 특히 10대·20대는 대체로 하체가 약하다. 하체를 쓸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미적으로도 허벅지가 얇은 8등신이 기준이 되다 보니 더더욱 하체빈곤이 심각하다. 자연스럽게 신장이 약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불은 상체로 치성한다. 얼굴이 뜨거워지고 머리가 달아오르면서 망상 속을 헤매게 된다. p.250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일단 하체를 많이 쓰면 된다. 제기차기, 자전거타기, 달리기, 108배 등등. 제일 좋은 건 ‘걷기’다. 걸음아, 날 살려라!는 말이 이 경우엔 참으로 적실하다. 규칙적으로 등산을 하는 것도 좋고, 아니면 일상 속에서 틈나는 대로 주변 공간을 걷는 것도 좋다. p.251
병을 만든 것도, 그 병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것도, 그리고 그 병을 치유할 수 있는 것도 여러분 자신입니다. 그러니 자기 자신의 의사가 되십시오! p.4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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