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가협 40주년 기념 특별 헌정 공연 '어머니를 위한 시와 노래의 밤'에서 도종환 시인이 쓴 詩를 시인이 직접 읽었다. 시인이 쓴 시를 자기가 읽어주는 것만큼 큰 감동이 없다. 주위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세상에서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조차 엄마는 자식을 믿는다. 세상에 유일한 사람이다. 자식은 그 힘으로 세상을 건넌다.
학교 선배이기도 한 도종환 시인이 처음으로 그날 발표한 시를 옮겼다.
당신이 어머니를 대하는 방식이 바로 인생이 당신을 대하는 방식입니다.
어머니는 사랑의 심장이자 삶 그 자체입니다. 어머니는 조건 없는 사랑을 구현합니다.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사랑이죠. 그녀를 판단하지 마세요. 그녀 곁에 앉아 진심으로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당신이 태어나기 전 어머니가 살아온 삶을 이해해 본 적이 있나요?
어쩌면 그녀는 겪어낸 고난, 싸워낸 침묵의 전투, 지니고 있는 상처, 기억이 되살아날 때마다 다시 터져 나오는 상처들에 대해 말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녀는 고통스러운 어린 시절, 힘든 청소년기, 외로움, 학대, 고난의 순간들을 마주했을 수 있어요. 그럼에도 그녀는 고통을 숨기기로 선택했습니다. 당신에게 짐을 지우고 싶지 않았고, 과거의 그림자를 보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랑으로 어머니는 침묵했죠. 어쩌면 침묵이 어머니의 피난처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고통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한 자기 보호의 방식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어머니를 존중하세요. 소중히 여기세요. 친절하게 대해주세요. 그녀는 헤아릴 수 없는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당신은 축복과 평화, 기쁨, 안정, 그리고 길고 충만한 삶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기억하세요, 당신이 어머니를 대하는 방식은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대하는 방식에 그대로 반영될 것입니다. 당신이 보여주는 사랑과 존중이 세상이 당신에게 응답하는 방식을 결정할 것입니다.
어머니는 단 한 분뿐이에요. 지금 그녀를 소중히 여기지 못한다면, 후회가 앞으로의 세월을 따라다닐 것입니다. 그리고 잠 못 이루는 밤이 찾아올 때, 당신을 깨어 있게 하는 것은 그녀의 존재가 아니라, 당신의 소홀함의 무게, 말하지 못한 말들의 메아리, 그리고 놓친 기회들의 아픔이 당신을 쉬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보랏빛 어머니
- 도종환 시인
어머니,
내 어머니는 내게 큰 걸 바라지 않으셨다
공부 잘하고
정해진 날에 월급 나오는 직장에 들어가고
형제간에 우애하게 지내고
남에게 욕먹을 일 하지 말고
가족들과 화목하게 지내고
자식들 잘 키우라고
두 손을 꼭 잡고 말씀하셨다
나는 어머니의 이 작고 평범한 소망을
하나도 들어드리지 못했다
세상을 다시 보는 공부를 했고
월급이 꼬박꼬박 들어오던 직장에서 쫓겨났고
이웃에게 손가락질 받았고
아버지에게 의절하겠다는 소리를 들었다
나를 에워싼 채 압박하는
포기 각서를 끝내 쓰지 않고
포승줄에 묶여 호송차에 실려 나갈 때
경찰서 담벼락을 손으로 때리며 울던 어머니를
잊을 수 없다
그러나 어머니는 몇 밤을 새우고 나서는
내 편이 되셨다
내 말을 믿어주셨고
내 선택을 지지해 주셨다
자식을 감옥에 둔 다른 어머니와 손을 잡으셨고
자식 잃은 어머니와 함께 끌어안고 우셨다
내 자식인데
저게 내 자식인데 잘못할 리 없다고
나는 내 자식 편이라고 해 주셔서
감옥 안에서 치욕의 시간을 견딜 수 있었다
궁핍의 날들을 건너갈 수 있었다
어린 자식들을 키워 주셔서
다시 꺾인 무릎을 짚고 일어설 수 있었다
내가 세상에서 받은 상처보다
어머니가 받은 고통이 더 크다
내가 세상에서 받은 박해와 폭력보다
어머니가 견딘 수모가 더 크다
그러나 어머니는 믿어 주셨다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이
어두운 세상에서 빛을 향해 가는 길이라고
우리가 하는 일이 세상에 대한 연민 때문이라고
의로운 일을 해야 할 사람이 필요해서 라고
믿어주셨다
그러면서 우리 어머니에서
한 시대의 어머니로 변하셨다
보랏빛 수건을 매시면서
의로운 세상의 맨 앞에 서 계셨다
고통받는 이들의 맨 앞에 서 계셨다
두려웠을 텐데 입을 꼭 다물고
수도 없이 눈물 흘리며 서 계셨다
살면서 어머니에게 진 빛이 가장 크다
평생을 갚아도 다 갚을 수 없는 큰 빛을 졌다
한 시대가 어머니에게 빛을 졌다
어머니라고 부르면
눈물이 쏟아지곤 하는
어머니 내 어머니
우리 모두의 어머니
한 시대의 보랏빛 어머니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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