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진보의 혁신과 결집에 기초한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을 지지하는 교수-연구자 선언
정치란 모름지기 국민과 아픔을 함께 하고, 국민이 주인 되어 행복한 삶을 살도록 할 때만 정당성을 갖는다. 그러나 이 땅의 정치는 도리어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대다수 국민을 배제함으로써 국민을 더욱 불행과 불안의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있다. 정치가 소수 재벌과 부유층의 권력도구로 전락하면서 수많은 국민이 절망의 극단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신자유주의 20년을 거치면서 대한민국은 청년 실업의 나라, 최악의 비정규직 나라, 더 이상 농업과 자영업이 살아남기 어려운 나라, 국민이 엄청난 가계부채와 빚을 떠안은 채무자들의 나라가 되었다. 이 국가는 비정하게도 국민을 한없는 생활과 생존의 위기로, 결국은 처절한 죽음으로까지 내몰고 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부자와 재벌에게 자비로운 종복 노릇을 하고 있는 ‘가진 자들’만의 공화국으로 변질되었다.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비극은 이런 공화국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지금 이 시기에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메르스 사태에서도 동일한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
이 나라의 기반을 근저에서 침식하고 국민을 상시적인 삶의 위기로 내몰고 있는 이 시대의 정치는 근본적으로 바꿔져야 한다. 일반 국민의 안전과 행복 보다 소수 재벌과 부유층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에게 더 이상 국가를 맡겨서는 안 되며, 야당으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에게도 정치적 기대를 걸 수 없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 시대를 신음하며 살아가고 있는 돈 없고 배경 없는 일반 국민이 한국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진정한 정치적 주체가 되게 하는 진보정치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기존의 진보정당들은 분열되고 약체화되어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진보정치운동이 새롭게 재출발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주었다. 세월호 광장에서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을 지향하는 국민모임이 출범했다. 이를 계기로 국민모임과 노동당, 노동정치연대, 정의당이 연대를 모색하면서 진보의 혁신과 결집에 기초한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을 일정에 올렸다. 이 노력은 지난 4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거치면서 내부적 위기에 봉착하기도 했다. 그러나 난관을 헤쳐 나가면서 새로운 결의로 진보의 혁신과 결집에 기초한 대중적 진보정당을 건설하기 위한 노력이 다시 힘차게 나타나고 있다.
국민모임과 노동당, 노동정치연대, 정의당이 손을 잡고 실천적인 4자연대를 재가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신자유주의의 극복과 실질적 민주주의의 구현을 염원하는 우리 교수-연구자들은 이들이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이라는 목표를 향해 힘을 합치고 있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이 새로운 노력은 물론 지금까지 진보정치세력이 보여준 과오와 한계에 대한 철저한 반성에 기초하는 것이어야 한다. 먼저 진보통합운동은 상층 협의에서 더 나아가 아래로부터 대중적 동력을 끌어 올리는 것이어야 한다. 새로운 통합운동은 각 조직과 정당 내부에서 조직원 내지 기층당원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과정이 되어야 하고, 노동자대중 및 다수의 무당파 대중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또한 이 통합운동은 진보정치의 새로운 비전을 세우는 것이어야 한다. 평면적 통합이 아니라 진보정치에 대한 혁신적 재설계가 필요한 것이다. 통합운동에 참여하는 세력들은 이 기회에 혁신적 진보, 대중적 진보의 새로운 비전과 가치를 제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나아가 이 통합운동은 네 정치조직들만의 통합이 아니라 외부에 존재하는 다양한 진보세력들과 일반대중을 적극 참여시키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
우리 교수-연구자들은 이 통합운동이 희망을 잃은 신자유주의 대한민국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기를 희망한다. 이를 위해 진보정치세력이 이 시대 ‘진보정치’의 소임을 자각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의 건설을 반드시 성취해 낼 것을 요청한다. 오늘 이 선언에 참가한 우리는 4자연대에 나선 진보정치세력이 자신의 소임을 자각하고 그 소임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한 진보의 혁신과 결집을 위한 진보정치세력의 노력을 끝까지 지지하고 후원할 것임을 엄숙하게 선언한다.
2015년 6월 24일
진보정치세력의 새로운 통합 노력을 지지하는 교수-연구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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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좋은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