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클럽 토요일 정기 모임은 오전 8시에 한다. 일주일에 3번 10km 이상 달리지만 대회가 없는 달엔 기껏해야 130km를 달린다. 대회가 있는 달은 장거리를 달리니 200km 이상을 달리지만 그것마저도 점점 어렵다. 시즌 마감 대회 이후로 장거리를 달리지 않았으니 이미 마음이 무너졌다.
2월 23일 고구려 마라톤, 대구 마라톤, 시즌 챌린지 대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마라톤 시즌이 열린다. 국내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는 약 400개 이상이다. 대회가 중요한 이유는 개인적인 훈련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데 있다고 한다. 10년 이상 오래 달리면 대회도 귀찮아진다. 그저 달리는 순간에 만족하고 감사할 줄 알게 되니 굳이 증명하거나 박수받을 일이 없어도 만족한다.
어떤 달리기는 새처럼 날고 있는 것 같고, 어떤 달리기는 생존해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물론 둘 다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드는 것은 분명하다. 세상에 수고 없이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떤 날은 다리가 납처럼 느껴지고, 숨이 거칠고, 매 킬로마다 힘든 싸움이 된다. 모든 달리기가 딱 맞고, 즐겁기만 하다면 거리에 달리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마라톤은 단순한 경주가 아니라 회복력, 용기, 자아 발견의 여정이다. 출발선에 서면 누구나 두렵고, 42.195km 완주라는 같은 목표를 공유하는 수많은 러너로 가득 차 긴장된 에너지로 윙윙거린다. 마라톤은 시간이 지날수록 몸과 마음을 모두 시험하는 과정이다. 출발과 동시에 느끼는 전율과 낯선 사람들의 거리 응원, 조금씩 자신에게 의심이 들고, 몸에서 일어나는 반응이 증폭되는 느낌, 점점 결승선에 다가갈수록 정신은 육체에 설득당하는 피할 수 없는 순간을 경험한다.
결승선은 단순한 목적지가 아니라 인내의 증거가 된다. 한 걸음 한 걸음, 모든 노력과 의심의 순간은 결승선을 통과할 때 사라질 것을 믿는다. 마라톤은 단순히 달리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증명하는 일이다. 달리기는 완벽함을 위한 게 아니라, 불편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자신에게 새기는 일이다.
책을 쓰거나, 프로젝트를 마칠 때, 예술을 세상 속으로 떠나보내는 순간에는 항상 아쉬운 마음이 든다. "시간이 좀 더 있었더라면, 좀 더 다듬는 데 시간을 쓸 걸, 다음에는 일찍 서둘러서…." 인생도 똑같을 것이다. 이런 회한과 아쉬움은 삶을 다시 살아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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