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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훈측 “사건 조작 밝혀지니 논쟁 마라? 언론도 가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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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훈측 “사건 조작 밝혀지니 논쟁 마라? 언론도 가해자”


강씨 활동 전민련 동료들 동아일보 사설 비판…수사 검찰 출세에 김희선 “김기춘, 절대 사과안할 사람”


입력 : 2014-02-14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이 23년 만에 재심을 거치며 무죄선고가 나오자 더 이상 논쟁을 하지 말자는 동아일보의 주장에 대해 강씨의 동료들이 “부당한 권력의 동조자였던 이들이 어떻게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당시 검찰의 수장이었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사과와 즉각 사퇴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강씨와 함께 전민련 간부를 했던 김희선 전 열린우리당 의원은 김기춘 실장이 절대 사과할 인물이 못된다고도 전했다.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사건 당시 강씨와 함께 활동했던 전국민족민주연합 인사들과 동료들로 구성된 ‘강기훈의 쾌유와 명예회복을 위한 시민모임’과 신계륜 민주당 의원 주최로 14일 국회에서 열린 ‘유서대필 조작사건 재심 보고회’에서 강씨의 무죄를 계기로 조작사건 책임자인 당시 판검사의 사과와 법무부장관이었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사과와 즉각적인 사퇴 요구 목소리가 나왔다. 이들은 사과가 없을 경우 대한변호사협회에 김 실장의 변호사직 박탈 등 징계를 요구했다.


이들은 당시 이 사건에 대해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우라’는 시를 써 조선일보에 대서특필되게 했던 김지하 시인과 ‘어둠의 세력’ 운운했던 박홍 전 서강대총장, 고 김기설씨의 필적과 강기훈씨의 필적이 동일하다는 조작된 감정을 했던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김형영씨와 국과수 차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또한 당시 강씨와 동료들에게 극심한 피해를 입힌 언론사들의 사과도 촉구했다.


무엇보다 ‘이번 재심 무죄선고가 필적감정의 결과가 신빙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돼 형사소송의 원칙을 확인한 판결이며 권위주의 정권의 그림자가 남아있던 정권 때 벌어진 일인 만큼 더 이상 진영논리 연장선에서 바라보며 논쟁을 이끌어갈 이유가 없다’는 동아일보 사설에 대한 성토도 나왔다. 


강기훈씨와 함께 사건 당시 전민련에서 사무처장 대행을 했던 김선택 ‘강기훈의 쾌유와 명예회복을 위한 시민모임’ 집행위원장은 “과거가 없는 현재가 없으며, 지금까지 달라진 것이 없다”며 “동아일보를 비롯한 언론이 당시 뭘했느냐”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죽음의 굿판’ 김지하 시와 박홍의 ‘어둠의세력’ 주장을 확대재생산한 것이 언론이었다”며 “동아가 그런 주장을 편 것은 당시 부당한 권력에 동조자였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피해자들의 인생 수십년이 부당한 권력이 쳐놓은 덫에 의해 망가졌는데, 과연 그들이 그런 얘길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강기훈의 쾌유와 명예회복을 위한 시민모임과 신계륜 민주당 의원이 개최한 '유서대필 조작사건 재심 보고회' 사진=조현호 기자강기훈의 쾌유와 명예회복을 위한 시민모임과 신계륜 민주당 의원이 개최한 '유서대필 조작사건 재심 보고회' 사진=조현호 기자



김 위원장은 “진영논리라는 표현을 어떻게 쓸 수 있느냐. 우리가 진영싸움을 한 적이 있느냐. 사실과 진실에 대한 문제인데, 그런 식의 논리를 펴려는 것은 진실을 묻어버리기 위한 것”이라며 “종북으로 몰아가듯 진영논리로 몰아가려는 커다란 병폐”라고 지적했다.


재심사건의 무죄를 이끈 송상교 변호사도 “사건 발생 23년만에 무죄가 난 이번 사건의 본질은 국가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특정한 개인을 무고한 개인을 악마이자 범죄자로 만들어내 그 목적을 적나라하게 관철한 사건”며 “피해자들이 받은 상처는 과거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도 계속돼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변호사는 “진영논리의 문제가 아닌 진실 규명해야 넘어갈 수 있다”며 “강기훈씨 사건은 23년 지났으며 재심개시 5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책임질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전민련에서 함께 활동했던 김희선 전 열린우리당 의원은 이날 보고회 참석 뒤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모든 게 현재 진행형”이라며 “과거와 현재를 그렇게 무자르듯 한다고 잘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동아일보에서 말하려는 것은 ‘그때는 권위주의 정권 때니 그랬고 지금은 그런 정권이 아니다’라는 것”이라며 “당시 수사했던 검찰, 수사관 등이 포상받고 진급한 것을, 이제 무죄가 됐으니 다시 환수돼야 하나 과연 우리 국가가 그것을 받아내고 있는 사회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지금의 우리 사회는 논리적 사회도 아니고, 최소한 아귀가 들어맞는 사회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당시 수사 책임자에 대해서도 “‘그 때와 잣대와 지금의 잣대가 다르다’라는 남기춘 변호사(당시 수사검사)의 말은 정말 황당하다”며 “어떻게 잣대가 과거와 현재가 달라질 수 있나. 비상식적 사회이며, 비상식이 상식을 업고 가는 사회”라고 개탄했다.


김 전 의원은 “당시 필적은 국과수가 아니어도 누가봐도 알 수 있는 것이었는데도 이것을 갖고 23년을 끌고온 사람들”이라며 “이제 와서라도 무죄로 밝혀진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현 정권 들어서서 이 마저도 어려워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당시 법무무 장관이었던 김기춘 비서실장이 흔쾌히 사과할 수도 있는데 그럴 만한 사람이 못된다고 김 전 의원은 평했다.


“당시 법무부장관이었던 김기춘 비서실장은 이제 나이 낼모레면 80이 되는 사람이 적어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유감 정도는 표명해야 한다. 그러면 얼마나 신망을 받겠느냐. 하지만 김 실장은 절대 사과할 사람이 아니다. 나와 같이 17대 국회에서 정무위 활동을 하면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법 등 논의할 때 많이 다퉈봐서 안다.”


이와 관련해 김선택 위원장은 당시 수사책임자에 대해 “당시 국가권력을 지탱하면서 수사에 책임을 맡은 사람들은 그것이 자필인지 조작인지 적어도 알만한 사람들인데 그런데도 조작했다고 날조하는데 일익을 담당하면서 출세가도를 달렸다”며 “그래서 강기훈씨도 ‘그 사람들에게 반성과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라도 들었으면 한다’고 말하곤 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강기훈의 쾌유와 명예회복을 위한 시민모임’이 공개한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사건 검사 및 판사 명단.


사건당시 법무장관 김기춘(현 청와대 비서실장)

검찰총장 정구영, 서울지검장 전재기(대구고검장·법무연수원장), 강력부장 강신욱(전 대법관)

주임검사 신상규(전 대검 사건평정위원장), 검사 곽상도(전 청와대 민정수석), 남기춘(전 서울서부지검장), 박경순, 송명석, 임철, 윤석만(전 한나라당 당협위원장), 정진섭, 안종택(전 서울북부지검장)


판사 서울지방법원 노원욱 부장판사, 정일성, 이영대

서울고등법원 : 정대화 부장판사, 윤석중, 부구욱

대법원 : 대법관 박만호, 김상원, 박우동, 윤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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