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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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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자전거


자전거 못 타는 사람이 이상하게 보인적이 있었다. 왜 자전거를 못타지 ? 인간은 빠르게 다니기 위해 생겨났나 ? 무엇이든 빠르게 가고, 빠르게 하기위해 태어난건 아닐텐데... 여하튼 인류 역사는 지금도 빠르게 하는것을 목표로 매진중이다. 시간을 줄이는 일...


느리던 시절이었다. 모든게 하염없이 느렸다. 특히 충청도 청주는 모든게 느렸다.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하면 느릿 느릿 버스를 타기 위해 사람들이 수다를 떨면서 걸어갔다. 버스도 느릿느릿 정류장에 서고, 느릿느릿 토큰을 내면 가까스로 출발했다.


아버지가 쌀집을 하셨다. 쌀 집이 당시에는 돈도 많이 벌고 꽤나 잘 사는 집이었다. 물론 우리집도 그런 집이었다.


집에는 짐자전거가 있었다. 보통 자전거가 아니라 80키로 쌀가마를 실어 나르는 자전거다. 모든것이 일반 소형 자전거의 두 배 였다. 핸들도 두배, 페달도 두 배, 짜르릉 소리가 나는 벨도 두 배, 짐받이는 무려 4배 크기였다. 뉘엿하고 해가 지면 나는 짐받이를 끌고 모충동 에서 충북대학교로 넘어가는 고갯길 중턱까지 힘들게 짐 자전거를 몰고 갔다,


그리고 그녀를 태웠다. 함께 살자고, 죽어도 같이 죽자고... 짐자전거는 짐받이가 일반 자전거이 4배였다. 거의 운동장이었다 일어서기도 하고 눕기도 하고 책상다리 하고 낮기도 하고...


짐자전거는 어느덧 아버지의 낡은 과거가 되었다. 요번 추석때 가보니 쌀집은 허물어지기 일보직전의 낡은 집이 되었고, 수돗가는 무너지고, 옆의 라일락 나무는 이미 베어져 있었다.


그 마당, 수돗가 옆 라일락 나무, 닭장, 그 너머 물고기들의 안치소가 되었던 화장실, 얕은 담장... 짐 자전거.


짐자전거를 탓던 아줌마는 이제 보험회사 직원이 되었다. 첫 딸이 물었단다. 엄마 꿈이 머야 ? 라고... 좋은 엄마가 꿈인 그녀는 딸 셋을 기르는 좋은 엄마가 되었다.


진짜 아련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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