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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러너스

2024년 공주 마라톤 32km 완주 3시간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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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에서는 마음이 지면 육체는 100% 진다.

 

"아! 이런, 여길 또 온 거야? 이 지옥 같은 곳 말이야."

 

푸른 하늘, 백마강의 탁한 물결이 유유히 흐르는 백제의 고도 공주에서 32km를 달렸다. 주로는 기찻길처럼 서로 만나지 않는 평행선이라 지루했고, 저 아래 땅이 보이는 긴 교각에 닿은 언덕 15km 지점부터 햇살이 강하게 비추었다. 햇살은 싱글렛을 따라 팔과 목에 붉은 문신을 새기고, 지글지글 끓는 아스팔트 멀리 물이 고인 호수가 보인다. 뜨거운 열기는 발을 따뜻하게 데우고 땀은 비 오듯 쏟아지고 러너들은 각자의 페이스로 달리고 걷기를 반복한다.

 

이런 지옥에서 살아 돌아오면 무사히 여름을 지냈다는 안도감이 든다. 생애 처음 풀코스를 5시간 9분에 완주한 경주가 바로 공주 마라톤이었다. 지금은 대회에 나가면 4시간 안에 완주하고 330을 달성하기 위해 달리지만, 처음엔 꿈도 꾸지 못했다. 사람들 대부분은 "당신도 풀코스를 완주할 수 있다."라든가, "세상의 모든 기술은 배울 수 있다."라는 말을 잘 믿지 않는다. 이미 자신을 어떠한 사람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점점 에고를 버리는 나이가 오고, 선배들처럼 완주만이 목적인 달리기가 될지도 모른다. 그래도 바로 앞만 보고 달린다.

 

5번 째 참가하는 공주 마라톤을 다녀오면 바로 가을을 달린다. 10월 3일에는 강남 국제평화 마라톤 대회, 10월 27일은 춘천마라톤 대회가 있다. 여기다가 11월 3일 JTBC 마라톤 대회마저 달리는 러너도 많다.

 

아무리 결과가 좋다고 해도 일정 정도는 겸손해야 한다. 여전히 마라톤에 대해 모르는 게 훨씬 많고, 달려야 할 거리는 많이 남았고,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가 가질 수 없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남들은 하지 못하고 우리는 했다손 쳐도 모두가 흐르고, 흐르는 것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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