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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8 2

여름을 가차없이 보내는 우중주(雨中走)와 함께 이제야 마라톤의 四季를 보다.

태풍과 파도가 지나간 자리를 며칠 동안 내리는 비가 차지한다. 오늘도 비는 오락가락한다. 무거운 안개가 되어 내리다가 세차게 퍼붓기를 반복한다. 비가 잠시 약해진 틈을 타 옷을 갈아입고 관문체육공원 운동장으로 간다. 핸드폰과 차키를 비닐 봉투에 넣고 물이 들어가지 않게 맨다. 모자는 야간에 달릴 때는 쓰지 않는데 비가 세차게 내릴 때 쓰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가지고 왔지만 내려 놓는다. 준비운동을 하며 몸을 푼다. 하늘은 어둡고, 운동장의 라이트는 4곳에 있는데 한 곳의 라이트만 밝게 비추고 있다. 구름이 무겁게 깔리고 벌써 서울 쪽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가볍게 조깅을 하면서 달리기 시작하자마자 조금씩 비가 온다. 멀리서 번개가 번쩍하는데 먼 거리라서 그런지 천둥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온종일 내린 비..

호모러너스 2018.08.28

트랙 80회전 32km를 달리고

그냥 달린다. 달리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다. 상상이 돼니? 두 사람이 매번 달리면서 서로를 잊기 위해 달린다는 게 말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세상엔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거 알아. 그런데 꼭 이래야 하는거냐고? "이건 말도 안돼 제길할." 남자가 말했다. 그러나 무슨 일이 있어도 달리는 것을 그만둘 수는 없다. 매일 달린다는 것은 나에게 생명선과 같은 것으로, 바쁘다는 핑계로 인해 건너뛰거나 그만둘 수는 없다. 만약 바쁘다는 이유만으로 달리는 연습을 중지한다면 틀림없이 평생 동안 달릴 수 없게 되어버릴 것이다.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아주 조금밖에 없지만 달리는 것을 그만둘 이유라면 대형 트럭 가득히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그 ‘아주 적은 이유’를 하나하나 소중하게 ..

호모러너스 2018.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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