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주의자, 아니 채식주의자를 읽었다. 작가의 다른 책은 두 페이지를 읽을때 마다 숨이 턱턱 막히고 눈물이 고여 힘겹게 오래도록 읽었는데, 야채, 아니 채식주의자는 불편하다. 불편해 하는 이야기를 다른 책으로 할 수 있다는 게 놀라울 정도로 놀랐다. 오혜영이란 한 여자로부터 발현된 폭력성이 어떻게 인간성을 말살하고, 가족과 관계를 파멸로 이끄는지를 세 명의 주인공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각기 다른 문학지에 실린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불꽃 세 개의 작품을 묶어 탄탄하고 정교하게 어우러진 보기드믄 소설이다. 장마다 이야기 하는 인물은 오혜영과 오혜영 남편, 그리고 그 여자의 언니다. 백남준과 같은 비디오 예술가 비슷한 직업을 가진 그 여자의 남편은 숲속에서 일어난 꿈과 개를 잡아먹은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