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2018/04/13 3

박완서 단편집 '그 여자네 집' 소설 - 교과서

지난 여름 작가 회의에서 북한 동포 돕기 시 낭송회를 한 적이 있다. 시인들만 참석하는 줄 알았더니 각계 원로들도 자기가 평소에 애송하던 시를 낭송하는 순서가 있다고, 나한테도 한편 낭송해 달라고 했다. 내가 원로 소리를 듣게 된 것이 당혹스러웠지만, 북한 돕기라는 데 핑계를 둘러대고 빠질 만큼 빤질빤질하지는 못했나 보다.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거역할 수 없는 명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낭송하고 싶은 시가 있었다는 게 아니었을까. 그 무렵 나는 김용택의 '그 여자네 집'이라는 시에 사로 잡혀 있었다. 김용택은 내가 좋아하는 시인 중의 한 사람일 뿐 가장 좋아하는 시인이라고는 말 못 하겠다. 마찬가지로 '그 여자네 집'이 그의 많은 시 중 빼어난 시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다. '그 여자네 집'은 다음과 같..

좋은 글 모음 2018.04.13

그에게 나를 알아야 한다고, 나에게 오는 길을 알려줘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와 관계를 규정하는 일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명확히 관계를 규정할 수 없는 일은 슬픈 일이다. 그렇다고 하더라고 미리 규정된 관계는 얼마나 절망인지 모르겠다. 아직도 관계를 명확하게 바라보는 능력이 없다. 관계는 무조건 피해야 하는 일로 알고 있다. 특히 새로 만나는 사람은 경계하고 또 경계하도록 훈련 받았다. 운명이란 언제나 그냥 지나가는 법이 없다. 오랜 시간을 한 사람 곁에 머물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간혹 인적이 드믄 곳으로 떠나 살아도 근처 일정한 거리 반경에는 항상 그 사람이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한 마디의 예고나 기척없이 일어날까. 그 사람도 끊임없이 지나간 시간을 간직하고 있다. 그를 만나고 가장 많이 쓰는 단어가 아름답다는 말이다. 강의 할 때든, 어디서도 기회가 되면 하는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