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이 한 명도 없는 색색 의자 7만 개가 널려있는 잠실 주 경기장 관중석을 바라본다. 아름다운 풍경이다. 달리는 사람이나 응원하는 사람은 모두 운동장에 있다. 피니시 라인을 멋지게 통과해 핑크색 줄에 은빛으로 반짝이는 동그랗고 큰 완주 메달을 받았다. "축하해, 잘 달렸니?" "아니 형편없어. 4시간 45분이야. 완벽하게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던 때로 돌아갔어. 젠장." "잘 됐네. 처음부터 새로 시작할 수 있어서, 좋겠다."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긍정적인 마음과 감사하는 태도를 가진 사람은 말도 참 예쁘게 한다. "하, 이제 다 끝났다." 수도권에서 열리는 다른 마라톤 대회와 달리 아침 7시 30분에 출발하는 대회였다. 아침에 피부로 느끼는 쌀쌀함도, B조에 속했지만 광주에서 대회 참가를 위해 온 조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