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지루함이 싫었다. 세상에 4시간을 가만히 앉아 있는 일도 지겨워 하는 사람이 어떻게 같은 시간을 무한정 달릴 수 있을까. 난 정말 달리는 운동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달리는 사람들을 보면 참 바보 같아 보이기도 했다. 달리기는 재미없는 운동이다. 도구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더 비범한 운동일 수도 있다는 걸 나중에야 깨달았다. 달리기가 주는 여러 좋은 점들이 나와 잘 맞아 돌아간다고 느낀 건 요즈음이다. 사람들이 늙어 갈 때 함께 늙어가지 않는 일은 슬픈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먼저 죽어가는 걸 모조리 봐야 하기 때문이다. 누구든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서야 그 사람의 소중한 법을 깨닫는 법이다. 그게 인간의 한계다. 그렇지 않다면야 세상은 웃음소리가 가득한 평화로운 곳이어야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