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비스와봐 쉼보르스카 詩 두 번은 없다. 단어를 찾아서. 출판 되지 않은 시(1945)

반응형

 

 

비스와봐 쉼보르스카 詩 두 번은 없다. 단어를 찾아서. 출판 되지 않은 시(1945) 

 

두 번은 없다 / 비스와봐 쉼보르스카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단어를 찾아서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솟구치는 말들을 한마디로 표현하고 싶었다.

있는 그대로의 생생함으로

사전에서 훔쳐 일상적인 단어를 골랐다.

열심히 고민하고, 따져보고, 헤아려보지만

그 어느 것도 적절치 못하다.

 

가장 용감한 단어는 여전히 비겁하고,

가장 천박한 단어는 너무나 거룩하다.

가장 잔인한 단어는 지극히 자비롭고,

가장 적대적인 단어는 퍽이나 온건하다.

 

그 단어는 화산 같아야 한다.

격렬하게 솟구쳐 힘차게 분출되어야 한다.

무서운 신의 분노처럼,

피 끓는 증오처럼.

 

나는 바란다. 그것이 하나의 단어로 표현되기를.

피로 흥건하게 물든 고문실 벽처럼

내 안에 무덤들이 똬리를 틀지언정,

나는 정확하게, 분명하게 기술하고 싶다.

 

그들이 누구였는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지금 내가 듣고 쓰는 것, 그것으론 충분치 않다.

터무니없이 미약하다.

 

우리가 내뱉는 말에는 힘이 없다.

그 어떤 소리도 하찮은 신음에 불과하다.

온 힘을 다해 찾는다.

적절한 단어를 찾아 헤맨다.

그러나 찾을 수가 없다.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

 

 

출판되지 않은 시들 중에서(1945년) 

 

한때 우리는 닥치는 대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었다.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한때 우리는 닥치는 대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었다. 그때 세상은

서로 꼭 맞잡은 두 손에 들어갈 수 있으리 만치 작았다.

웃으면서 묘사할 수 있을 만큼 간단했다.

기도 문에 나오는 해묵은 진실의 메아리처럼 평범했다.

 

역사는 승리의 팡파르를 울리지 못하고,

더러운 먼지를 내뿜어 우리 눈을 속였다.

우리 앞에는 칠 처럼 어둡고 머나먼 길과

죄악으로 오염된 우물, 쓰디쓴 빵 조각만 남았을 뿐.

 

전쟁으로 얻은 우리의 전리품, 그건 세상에 대한 깨달음, 세상은

서로 꼭 맞잡은 두 손에 들어갈 수 있으리 만치 크다는 것,

웃으면서 몇 살 수 있을 만큼 복잡하다는 것,

기도문에 나오는 해묵은 진실의 메아리처럼 특별하다는 것. 

 

 

비스와봐 쉼보르스카 시집 '끝과 시작'

 

 

 

반응형

더욱 좋은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