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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모음

궁핍하거나 지루하거나 인간은 항상 불행하다. 쇼펜하우어 궁핍하거나 지루하거나 인간은 항상 불행하다. 쇼펜하우어 쇼펜하우어를 두고 염세주의자 혹은 허무주의자라고 말하는데 이런 평가는 아마도 쇼펜하우어 자신이 이래도 저래도 고통스러운 삶에 대해 긍정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욕망이 있으면 채우지 못하는 괴로움에 시달리고 욕망이 없으면 욕망이 없음으로 인해 삶의 무의미에 시달리는 것을 기본적인 인간의 속성으로 파악했다. 인간은 항상 '불행'하다. 인간에게 불행은 행복보다 항상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인간이 다른 인간의 장점에 익숙해지는 속도는 빠르지만 단점에 익숙해지는 속도는 느리다고 한다. 이 둘의 시간차가 항상 부부간, 형제간, 고부간 또 직장 동료 간에 서로가 서로에 대한 괴로움의 대상이 되고 아픔을 주는 존재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쇼펜하우어는 열..
오브리 드 비어,「슬픔」 오브리 드 비어,「슬픔」 내 어릴 적 슬픔에게 말을 걸었지, “이리 와, 내가 너랑 놀아줄게.” 이제 슬픔은 내 곁에 하루 종일 머무네. 그리고 돌아가는 밤이면 말하지, “나 내일 다시 올게, 내가 함께 있어줄게.” 숲을 함께 걷지 우리 둘은 , 가까이 바스락거리네 부드러운 슬픈 발자국 소리. 아무도 바라보지 않는 한 사람을 지키려고, 슬픔은 지었네 겨울 헛간을. 그리고 비 오는 날이면 밤새도록 나는 들을 수 있지 슬픔의 연한 숨소리. Aubrey de Vere, 1814~1902. 오브리 드 비어, 슬픔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것을 분노하세요. 영화 인터스텔라에 우주 여행을 하는 동안에 나온 시로 유명하다. 첫 행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로 잘 알려진 Dylan Thomas의 시는 villanelle(19행 2운체 시형)의 가장 유명한 예로도 잘 알려져 있다. 토마스는 임종을 앞둔 아버지 앞에서 용기를 주고, 절망에 빠져들지 않기를 기도하며 시를 썼다. 어떤 사람은 다가오는 계절을 즐기고, 세월에 따라 늙어감을 기쁘게 받아들인다. 남자는 모든 세월과 나이듦, 늙어가는 일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왜 이렇게 섭섭하고 아까운 건지 생각했다. 받지 못해서가 아니라 베풀지 못한 것이 많아서 일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적당한 한 때를 놓치게 되면 다른 것들도 때를 놓치기 쉽다. 결국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최명희 '혼불' 상여 소리 최명희 '혼불' 상여 소리 상여 네 기둥에 청·홍 갑사 등롱을 달아 저승의 밤길에 불을 비추라 하고, 둥그런 상여 지붕 정수리에는 꽃봉오리를 단 위에, 앙장이 천정(天井)처럼 펼쳐 드리워져 있다. 망인을 생시에 대하듯 정성을 다하여 꾸미고 치장한, 그 무엇 하나라도 소홀히 하지않은 상여는 운각(雲刻)의 구름을 타고 덩실하니 하늘 위로 떠오른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상여를 운궁(雲宮)이라 하는가. 그러나, 돌아올 길 다시 없는 이 걸음에 이만한 호사가 무슨 위로가 되리오. 오히려, 어서 가라, 어서 가라, 재촉하는 것이 아니랴. 땡그라앙 땡그랑 땡그라아앙 어어허어노 어어허어노 못 가아겄네 못 가아겄네 차마 서러워 내 못 가겄네에 오늘 해도 다 져간디 어서 빨리 가야겄군 어어노 어허노오 어러리 넘차 너와넘..
박완서 작가의 말. 슬픔에 관하여. 박완서 작가의 말. 슬픔에 관하여. “그분들은 공통적으로 제게 묻곤 했어요. 아픔을 어떻게 극복했으냐고, 그런데 난 그 질문이 참 싫었어요. 아픔은, 슬픔은 절대로 극복할 수가 없는 거예요. 제 자식을, 사랑하는 남편을 보낸 슬픔을 어떻게 극복해요? 그건 극복이 아니죠. 어떻게 참고 더불어 사느냐의 문제일 뿐, 절대로 슬픔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에요. 그냥 견디며 사는 거죠.” “슬픔은 이길 수 없어요. 슬픔을 어떻게 이겨요? 눈물 흘리며 이길 수 있어요? 그건 극복이 아니죠. 극복이란 말은 강요의 성격을 띠니까요. 그건 슬픔에 잠긴 사람을 더 힘들게 하는 거예요.”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기억을 잊어야 하는데, 제가 그 기억을 잊어버리면 우리 애는 이 세상에 안 태어난 것과 마찬가질 수도 있잖아요? 기억..
산산조각 - 정호승 산산조각 - 정호승 룸비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 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 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가 있지
공부 - 김사인 공부 김사인 '다 공부지요' 라고 말하고 나면 참 좋습니다. 어머님 떠나시는 일 남아 배웅하는 일 '우리 어매 마지막 큰 공부 하고 계십니다' 말하고 나면 나는 앉은뱅이책상 앞에 무릎 꿇은 착한 소년입니다. 어디선가 크고 두터운 손이 와서 애쓴다고 머리 쓰다듬어주실 것 같습니다. 눈만 내리깐 채 숫기 없는 나는 아무 말 못하겠지요만 속으로는 고맙고도 서러워 눈물 핑 돌겠지요만. 날이 저무는 일 비 오시는 일 바람 부는 일 갈잎 지고 새움 돋듯 누군가 가고 또 누군가 오는 일 때때로 그 곁에 골똘히 지켜섰기도 하는 일 '다 공부지요'말하고 나면 좀 견딜 만해집니다. 시집 창비. 2015
길 - 신 경 림 길 신 경 림 사람들은 자기들이 길을 만든줄 알지만 길은 순순히 사람들의 뜻을 좇지는 않는다 사람을 끌고 가다가 문득 벼랑 앞에 세워 낭패시키는가 하면 큰 물에 우정 제 허리를 동강내어 사람이 부득이 저를 버리게 만들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것이 다 사람이 만든 길이 거꾸로 사람에게 세상 사는 슬기를 가르치는 거라고 말한다 길이 사람을 밖으로 불러내어 온갖 곳 온갖 사람살이를 구경시키는 것도 세상사는 이치를 가르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그래서 길의 뜻이 거기 있는 줄로만 알지 길이 사람을 밖에서 안으로 끌고 들어가 스스로를 깊이 들여다보게 한다는 것을 모른다 길이 밖으로가 아니라 안으로 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에게만 길은 고분고분해서 꽃으로 제 몸을 수 놓아 향기를 더하기도 하고 그늘을 드리워 사람들이 땀을..
소방관의 기도 A.W. “Smokey” Linn이라는 미국의 소방관이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어린이 세 명이 있음을 창문으로 확인했으나 건물주가 설치한 안전장치 때문에 결국 구출하지 못한 일을 겪고 나서 자책감에 시달리다가 1958년에 쓴 시. 정확하게 알려지기 전에는 작자 미상으로 자주 표기되고는 했다. 현재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소방관들의 복무신조나 다름없이 쓰이고 있다. 신이시여, 제가 부름을 받을 때에는 아무리 뜨거운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아이를 감싸 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떠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 언제나 집중하여 가냘픈 외침까지도 들을 수 있게 하시고, 빠르고 효율적으로 화재를 진압하게 하소서. 저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케 하시고 제가 최선을 다..
나무 학교 - 문정희 나무 학교 - 문정희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해마다 어김없이 늘어 가는 나이 너무 쉬운 더하기는 그만 두고 나무처럼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늘 푸른 나무 사이를 걷다가 문득 가지 하나가 어깨를 건드릴 때 가을이 슬쩍 노란 손을 얹어 놓을 때 사랑한다!는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꽂힐 때 오래된 사원 뒤뜰에서 웃어요! 하며 숲을 배경으로 순간을 새기고 있을 때 나무는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이며 아직 어려도 그대로 푸르른 희망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그냥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지기로 했다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1803-1882) 명언 아주 많이 모음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1803-1882) 명언 모음 가난은 가난하다고 느끼는 곳에 존재한다. 가장 보편적인 착각의 하나는 현재는 결정을 내리기엔 가장 애매한 시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 하루는 일 년 중의 가장 중요한 날이라는 것을 명심하라. 건강은 제일의 재산이다. 겸손한 자만이 다스릴 것이요. 애써 일하는 자만이 가질 것이다. 고뇌 없이 정신적 성장이란 있을 수 없고 인생의 향상도 불가능하다. 고뇌는 생활에 있어서 필요불가결의 유익한 존재이다. 고통, 게으름, 빈곤, 그리고 끝없는 권태일지라도 당신이 훌륭한 인간이라면 그것들을 통해 큰 것을 배울 수 있다. 교사가 지닌 능력의 비밀은 인간을 변모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다. 교육의 비결은 학생들을 존중하는 데 있지요. 국..
옛 노트에서 - 장석남 옛 노트에서 - 장석남 그때 내 품에는 얼마나 많은 빛들이 있었던가 바람이 풀밭을 스치면 풀밭의 그 수런댐으로 나는 이 세계 바깥까지 얼마나 길게 투명한 개울을 만들 수 있었던가 물 위에 뜨던 그 많은 빛들, 좇아서 긴 시간을 견디어 여기까지 내려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그때는 내 품에 또한 얼마나 많은 그리움의 모서리들이 옹색하게 살았던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래 그 옆에서 숨죽일 무렵 장석남 시집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