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일어나는 어떤 일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식당에서 마주하는 5천 원짜리 백반에도 진심으로 감사하지 않으면 어떤 행복도 느낄 수 없다. 달리기에 함께 하는 동료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들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인생을 허비하게 된다. 달리기는 이미 내 인생에 끼어들었다.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눈 오는 날이 많았던 겨울 내내 달리다 보니 어느새 봄이 왔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절기는 변함없이 순환한다. 남자와 함께 어떤 걸 해도 항상 더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 그와 함께 술을 더 자주 마시고, 더 오랫동안 놀고, 그와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더 자주 재미있는 일들을 하길 바랄 뿐이다. 겨울 달리기가 주었던 손발이 오그라드는 고통과 추위로 체온에만 집중한 훈련이 끝났다. 서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