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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2

김훈 작가 <김용균이라는 빛> 북 콘서트에서 ‘빛과 어둠’ 글 낭독

김훈 “산재사망, 통계숫자처럼 일상화···충격되지 못하는 사회” 젊은 노동자 김용균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운반하는 컨베이어를 점검하다가 벨트에 몸이 말려들어가서 죽었다. (2018년 12월 10일) 향년 24세에, 결혼하지 않았다. 김용균은 하도급업체의 신입사원이었다. 군복무를 마치고 들어간 첫 직장이었다. 김용균은 신규채용자 기본교육 2일, 직무교육 3일, 모두 5일의 교육을 받고 현장작업에 투입되었다. 그날 김용균은 선임자 없이, 혼자서 작업했다. 김용균의 시신은 머리와 몸통이 분리되어 있었다. 어둠 속에서 머리는 롤러 위에, 몸통은 벨트 아래 떨어져 있었다. 현장을 돌아본 김용균특조위(위원장 김지형)는 “일터는 깜깜했습니다. 위원회의 심정도 깜깜했습니다”라고 보고서의 서두에 썼다. 발전은 빛을..

WebAnarchist 2019.09.25

공터에서 - 김훈

아버지의 죽음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마동수는 1979년 12월 20일 서울 서대문구 산외동 산18번지에서 죽었다." 기사라고 해도 무방할 건조한 언어로, 아버지 마동수의 생애가 먼저 이어진다. 어머니 이도순의 생애도 나올까. 아버지가 출생한 1910년부터 그의 두 아들이 살아간 1980년대까지, 현대사의 바람은 아버지와 아들들을 자꾸 집에서 몰아낸다. 그렇게 만주와 길림, 상하이와 서울, 흥남과 부산 그리고 베트남, 미크로네시아를 떠나고 되돌아 온다. 모멸과 비애를 견디며 하루를 가차없이 살아내지만, 끝내 돌아올 수밖에 없다. 사람의 생애는 그 사람과 관련이 없이, 생애 자체의 모든 과정이 스스로 탈진되어야만 끝난다고 차남 마차세는 생각했다. 말라 비틀어진 아버지의 성기, 고등학교 때 친구를 다시 군..

개발자의 서재 2018.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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