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고 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버리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 부러울 때가 있다. 남자는 버리지 못한다. 무엇이든 안고 간다. 지나온 길이 앞으로 걸어갈 길이라고 생각해서인지 무엇이든 기억하려 애쓰고, 버리지 못하는 물건들을 쌓아놓는다. 만들다가 실패한 PCB, 오래된 전자부품, 성탄절 트리 장식품이나 전등, 아이가 쓰던 노트, 차곡차곡 쌓인 사진들, 10년이 넘은 업무수첩들, 아무때나 쓴 기록 등 제대로 버리는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아까운 건지, 아니면 잊기 싫어서, 잊으면 안 되는 일들이 많아서 그럴 수도 있다. 버리지 않는 습관이 자신을 옭아맨다는 사실을 모른다. 언제나 알게 될까. 남자는 엄마를 닮았다. 언젠가는 필요할 날이 오겠거니 싶어서 쌓아놓는 습관을 그대로 닮았다. 엄마는 모든 물건이 아깝다고 했다. 그런 남자는 늘 어머니 집에 가면 잔소리다. 머하러 이렇게 쌓아..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