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가는 날 더 자주 만나고, 더 오래 놀고, 더 아껴줄 걸 그랬다.
좋은 날 더 자주 만나고, 더 오래 놀고, 더 사랑할 걸 그랬다. 따뜻한 비가 한 움큼씩 쏟아지던 늦여름을 보내기 아쉬웠다. 바람의 결이 바뀌며 아주 천천히 가을로 넘어가는 날이 아까웠다. 무더운 날 따뜻한 기운에 신났고, 구름 낀 날도 좋았고, 먼지 낀 회색 도시도 좋았다. 날이 밝기를 기다리고, 새로운 계절을 진심으로 반갑게 맞이했다. 일렁이는 바람 한 줄기도 우리를 만지며 지나가게 했고, 실 같은 햇살을 세며 낮을 보냈다. 노란 단풍이 주는 평온함에 취하고, 바람에 마구 흔들리는 미루나무를 바라보는 시간이 흘렀다.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그런 날에 더 자주 만나고, 더 오래 놀고, 더 사랑할 걸 그랬다. '지나고 보니까'라는 말을 할 시간에 지금 그렇게 살아야 한다. 항상 좋은 날은 오늘도 포함된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