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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뒤에 숨겨진 경제학과 환율전쟁 이야기

지구빵집 2013. 12. 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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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뒤에 숨겨진 경제학과 환율전쟁 이야기



1. 인플레이션과 통화량

 

과거 독일에서 전쟁배상금을 갚기 위해서 마르스화를 무한대로 찍어냈고, 그 결과 리어카에 지폐를 한가득 싣고가서 빵을 사려 했는데, 수퍼 주인이 빵을 파는걸 거부를 했고, 실랑이 하는 사이에 도둑이 돈을 바닥에 버리고 리어카만 들고 도망갔다… 는 미확인 우스갯소리를 아시나요?

 

이렇게 물가가 오르는 것이 인플레이션입니다. 그런데 왜 물가가 오를까요? 

 

만원짜리 한장을 폐지시장에 팔면 10원도 안쳐줍니다(...) 그런데 정부가 나서서 보장을 하는거죠. 이거는 폐지 1000장 이상의 값어치가 있다! 라고요.

 

지폐가 생기기 전에는 금으로 만든 동전을 거래수단으로 썼습니다. 금본위 통화가 그것이지요. 하지만 너무 무겁고 거추장스러워서 종이로 돈을 만들기 시작했고, 약속을 한거죠. 이것을 가져오면 동일한 량의 금을 주기로요. 그래서 시작된게 종이 화폐입니다.

 

그런데 그 종이를 찍어내는 것도 정부죠. 그래서 정부가 종이돈을 막 찍어내버리면 종이돈이 흔해지는데, 종이돈을 더 찍는다고 해서 물건도 흔해지는게 아니잖아요? 즉 정해진 물건을 흔한 종이로 사려다보니, 흔한 종이돈을 더 많이 주어야 하죠. 이것이 물가 상승입니다.

 

이와 같이 물가 상승률은 정부가 돈을 얼마나 찍어냈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그리고 돈을 찍어내서 시장에 풀린 정도를 “통화량” 이라고 하지요.

 

즉 통화량이 늘어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




 

2. 환율정책. 정부주도 vs 시장주도

 

지금 1달러에 1058원 입니다. 이는 1달러 지폐 한장을 주면 저희는 1058원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 환율을 위에서 말한 인플레이션 시대의 물건 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

 

전쟁 배상금을 치르기 위해서 독일 정부가 마르스화를 무한대로 찍어냈고, 이에 불안을 느낀 사람은 마르스화를 리어커에 가득 싣고 미국인에게 찾아갑니다. 그리고 1달러를 사겠다고 하지요. 그러자 미국인은 거부하고,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에 도둑이 돈은 버리고 리어커를 가져갑니다.

 

환율에 대한 개념은 “다른나라 돈 = 빵” 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환전 = 다른나라 돈을 은행에 가서 사는 행위 인거죠. (OK 캐시백 구매가 안될뿐…)

 

그런데 이 환율은 한나라 경제와 밀접하게 연결이 되어있다보니, 정부가 통제를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중국은 환전을 할 때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아서 하게 되어있죠. 한국, 일본 역시 과거에는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통제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비틀어버립니다. 위안화를 사고 싶은데, 중국인은 팔고 싶은데, 중국 정부가 거절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불상사를 없애기 위해서 나온 것이 시장 주도의 환율시장입니다. 정부 통제를 없애는 것이지요. 오로지 환율은 판매자와 구매자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3. 환율과 국가경제, 수출

 

2008년 서브프라임 직후에 1달러에 1500원을 넘었었죠? 이때 중소기업들이 힘들어했고 유학보낸 사람들도 힘들어했습니다. 하지만 엄청나게 웃은 기업도 있지요. 수출 중심의 기업입니다. 지금 1달러에 1000원하던 시절 100만원짜리 물건이 1000달러지만,  1500원이 되면 66.7달러정도가 되지요. 본의 아니게 할인을 하게 되며, 한국 제품이 미국 시장에서 더 잘팔리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추가로 너무 가격이 싸진것 같아서 90달러로 유지만 해도 135만원을 벌어서 이익이 확 늘어나죠.)

 

그리고 이것을 가장 잘 하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지요. 중국의 위안화는 중국이라는 나라의 경제력이나 규모에 비해서 쌉니다. 그래서 중국의 고가제품이 미국시장에서는 저가제품으로 팔릴수 있게 되었고, 중국의 가격경쟁력을 지지하는 힘이 바로 중국의 낮은 환율이지요.

 

미국도 호황기에는 중국물건을 싸게 살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미국경기가 침체되었고, 미국도 중국에 가서 물건을 팔고 싶지만… 그럴수가 없지요. 왜냐하면 환율 때문에 미국물건은 중국에서는 한없이 비싸기 때문입니다.



 

4. 미국의 환율전쟁

 

미국이 불황기로 들어서자, 미국은 대책을 고심합니다. 그러다가 자국의 물건을 호황기인 중국에 팔아서 불황을 탈출하고 싶어졌고, 중국에게 환율 개입을 그만둘 것을 요청합니다. 그리고 위안화의 가격을 올리라고 하지요. 이것이 종종 언급되는 “위안화 절상” 요구 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환율 절상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다른나라 사례를 통해서 보았지요. 바로 일본입니다. 1990년대, 일본은 미국의 패권을 위협하던 나라였지요. 한때 미국 언론에는 “일본의 값싸고 질좋은 제품 때문에 미국의 제조업이 다 죽는다.” 라고 기사가 실리기도 했습니다.

 

그것을 본 미국은 엔화 절상 카드를 꺼내들고, 일본은 미국에 저항하여 좋을 것이 없었기에 수락합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것을 되돌리고자 아베 정부가 시도한 엔화 환율 저하 프로젝트, 그것이 아베노믹스 였습니다.

엔화절상이 있기 전의 일본 환율로 돌아가서, 수출을 증대시키려 한 아베노믹스 때문에, “엔저” 라는 기사가 한국의 경제란을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엔화 절상 때문에 상승세가 꺾인 일본과 달리 미국은 일본을 따돌리고 세계의 패권을 더욱 공고히 했었습니다. 그런 경험을 살려서 미국은 다시 중국에게 위안화 절상을 요구했지만, 중국은 일본의 사례를 보면서 위안화 절상을 거부하고 있지요.


 <이제부터 재밌어집니다.>

 




5. 버냉키의 비트코인 발언.


 

중국을 누르고 미국이 살아나는 방법은 위안화 절상, 정확히는 “중국정부가 의도적으로 낮추고 있는 위안화 가치를 시장에서 평가하게 하는 것” 입니다.

 

그리고 중국 정부는 그것을 거절하고 있지요.

 

이러던 찰나에 어떤 천재가 만든 매력적인 것이 있습니다.

 

“비트코인” 이지요.

 

가상의 화폐입니다.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 통화량도 제한되어있는. 그리고 누구나 온라인 거래소를 통해서 환전을 할 수 있는…

 

버냉키는 비트코인을 공개석상에서 발언합니다. 차세대 화폐가 될 것이라고요. 하지만 그것의 여파는 차세대 화폐 정도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중국 정부가 통제할수 없는, 비트코인 환율이 생기기 때문이지요. 비트코인은 사이버 머니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환율을 통제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면 비트코인으로 우회를 하여 위안과 달러가 거래되게 할 수 있고, 이렇게 중국정부의 환율 개입을 막아서 위안화를 정부가 정하는 환율이 아닌 시장이 정하는 환율로 거래 되게 할 수 있지요.

 

즉, 위안화 절상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세계경제의 양대 축이 바라보는 비트코인의 시선은 완전 반대입니다. 미국은 버냉키로부터 비트코인을 지지하고 나섰지만, 중국은 비트코인을 억누르려고 하고 있지요. 현재 이슈가 되는 비트코인의 뒤에는 미국과 중국의 환율 전쟁이 숨어있는 것입니다.

(중국 인민은행 "비트코인 인정 못해"… 미국과 화폐전쟁 시작?)


 

6. 비트코인이 왜 인기가 있는가?

 

통화량이 늘면 돈이 흔해지고, 물건이 귀해집니다.

각국 정부는 매년 인플레이션율을 조정합니다. 왜냐하면 10% 미만의 인플레이션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마이너스 인플레이션인 “디플레이션”은 경제에 굉장히 큰 타격을 주거든요.

 

반면에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율이 0 입니다. 즉, 흔해지는 원, 위안, 달러와 달리 비트코인은 절대로 흔해지지 않지요. 갯수도 2100만개로 제한되어있습니다.

 

매년 3%씩 흔해지는 돈 vs 0%씩 흔해지는 비트코인. 3%면 세후 은행 이자보다 좋은 수익이기 때문에 비트코인이 선호될 수밖에 없지요. 이는 이자율 낮은 선진국일수록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현재 비트코인은 버블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것을 누를만한 주장도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글로벌 화폐입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의 전체 값어치 = 세계 전체에 풀려있는 돈의 양

 

이 될때까지 계속 가치가 증가하겠지요. 

 

게다가 잠깐 열풍 뒤에 사라질 것 같던 우려를 버냉키의 지지, 키프로스의 비트코인 상용화 등의 사례로 불식시키고 있기 때문에 계속 열풍이 부는 것입니다.


 

7. 위험하진 않은가?

 

결론부터 말하면 위험합니다. 버블이나 그런것이 아니라 다른 의미에서 위험합니다.

 

해커들 사이에서 공공연한 비밀은… 어느나라든 은행 해킹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해커중에 고급 해커는 취약한 은행/증권사를 해킹해서 자기 계좌에 돈을 어마어마하게 증가시키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정도의 해커는 천재잖아요? 머리가 좋기 때문에 위험성을 알고, 하지 않습니다.

 

통화량은 정부가 통제합니다.

통장계좌를 늘리는 것은 정부의 통화량 통제를 어기는 것입니다.

즉 정부를 적으로 돌리는 행위입니다.

 

뛰어난 해커가 미국의 대형 은행중 하나인 BOA를 해킹해낸 순간, FBI, 인터폴 등의 추적을 받게 되지요.

또한 각국 정부는 자기네 나라 금융시장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서로 협조하여 그를 검거할 것입니다.

즉 은행 해킹 = 전세계를 적으로 돌리는 행위이지요.

 

그런데, 비트코인이 해킹당하면 어떨까요?

리X지 돈 복사 버그 이상의 파장은 없을 것입니다.

해커를 잡기 위해서 뛰어들 국가도 없고, 관리하는 주체도 없지요.

 

즉… 비트코인은 해커에게 너무나도 멋진 타겟입니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뚫어내느냐의 문제입니다만… 방법은 언제나 생깁니다. 언제 뚫느냐의 문제일 뿐이지요.


 

8.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사면 안되는것 아닌가?

 

레이싱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위안화가 성공적으로 절상이 되는 순간 비트코인은 더이상 미국이 지지할 이유가 없는 가상화폐가 될 것입니다.

 

반면에 중국은 방관하고 있지만, 비트코인을 막을 수단을 열심히 찾고 있겠지요. 그리고 중국이 비트코인을 대대적으로 단속하는 순간, 비트코인의 가치는 폭락할 것입니다.

 

해커의 해킹이 들어올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것이 위안화 절상보다 빠르다면, 그는 미국을 적으로 돌리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위안화 절상 이후라면, 미국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였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개입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해커를 통해서 중국의 비트코인 환율을 조작하고, 질서를 어지럽힐수도 있지요. 과거 미국이 중국에게 “해킹국가” 라고 공격하여 왔고, 중국내 비트코인의 혼란은 해킹국가에서 벌어진 뻔한 결과라고 몰아버릴 수 있거든요.

 

반면에 중국이 이용할수도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아직 자국에 충분히 침투하지 않은 것과 달리 미국에는 상용화 되는 추세이기에, 비트코인을 흔들어서 미국을 공격할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둘이 치고받는 사이에 비트코인이 전세계 공용 화폐가 되어서 지금보다 수백배의 가치를 지닌 화폐가 될 수도 있겠지요.

 

때문에 사도 된다 안된다를 말하기엔 너무 불확정 요소가 많아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선호하시는 분들만 투자하는 구조가 당분간은 유지할 것 같습니다.


 

9. 비트코인이 글로벌 화폐가 되면?

 

세계 공용화폐 비트코인.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어쩌면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일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일루미나티의 계략일수도 있고요. (음모론 좋아합니다. ㅎ;)

 

글로벌 화폐가 되면 좋아보입니다. 환전 시세도 없고, 전세계 단일 물가이고요.

 

하지만 단일화폐가 되면서 굉장히 타격을 입은 나라가 있습니다. “그리스” 입니다.

 

과거 그리스 경기가 안좋아지면 환율이 상승하고, 수입품이 올라가서 소비가 줄어들고 수출품이 늘어서 외환보유고가 늘며 경기가 살아났었습니다.

 

하지만 EU에 가입하고 유로화 라는 단일 화폐가 되면서, 저러한 환율의 경기조절능력이 사라져버렸죠. 그래서 그리스가 IMF 구제를 받기 직전까지, 수입품과 수출품의 양이 조절이 되지 않았고, 산업이 발달하지 않았던 그리스는 수많은 것들을 계속 수입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국가부도에 이르게 되었지요.

 

또한 단일 화폐가 되면 불가능한 것이 “경기부양책” 입니다.

 

경기가 침체되면 정부가 돈을 막 찍어내서 그걸 뿌려서 경기를 살립니다. 대표적인게 뉴딜이었지요.

 

하지만 비트코인의 통화량은 정부가 주도하지 못하고, 이는 정부가 경기를 부양할 하나의 카드를 잃게 된다는 것이지요.

 

전세계 글로벌 화폐의 편의성 vs 화폐의 경기안정 기능의 상실의 싸움인데… 저에게는 리스크가 더 커보이네요.

(물론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경기를 더 망친다는 학파도 있습니다. 양대 학파중 하나죠.)




10. 용두사미 

 

IT에서 시작된 비트코인.

하지만 그 여파는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각국의 환율전쟁의 수단으로까지 발전했습니다.

 

그리고 마냥 아름답게만 그려졌던 단일화폐의 결과가 과연 장밋빛일지 아닐지도 알수가 없게 되었지요.

 

비트코인은 경우에 따라서는 스마트폰 보다도 세상을 많이 바꿀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좋은 방향이든 나쁜방향이든 말이지요.

 

수많은 요소들이 얽힌 비트코인. 이것을 다양한 관점에서 보며 세상의 흐름을 바라보는 것이 어쩌면 가장 재밌는 요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출처 : 팍스넷 - 시황분석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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