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트랄 - 최첨단 AI를 모든 사람의 손에.

 

2023년 4월 프랑스 파리에서 세 명의 연구자가 AI 스타트업을 창업한다.

 

회사 이름은 남프랑스에서 부는 차고 강한 바람에서 따온 미스트랄 AI.

 

실리콘밸리 대기업이 주도하는 AI 질서를 흔들겠다는 의지가 담긴 이름이었다.

 

공동 창업자인 아서 멘쉬와 기욤 람플, 티모테 라크루아 세 사람은 프랑스 명문 에콜 폴리테크니크에서 함께 인공지능을 공부한 동기였다.

 

아서 멘쉬는 구글 딥마인드에서 3년간 첨단 AI 시스템 전문가로 일했고 기욤 람플은 메타에서 AI 언어 모델 라마(LLaMA) 개발을 주도했다.

 

티모테 라크루아 역시 메타에서 연구자로 활동했다.

 

이들이 미스트랄을 창업하기 얼마 전 의미심장한 사건이 발생한다.

 

한 연구자가 메타로부터 받은 원본 다운로드 링크를 토렌트 파일에 실수로 포함시켰고 이로 인해 라마 소스가 순식간에 전세계 개발자들에게 퍼진 것이다.

 

이 사건은 전세계 개발자들에게 AI 모델에 대한 접근권을 열어주었고 오픈소스 AI 혁명의 신호탄이 되었다.

 

대기업에서 AI를 개발하던 세 명은 공통된 의문을 갖고 있었다.

 

“왜 이 놀라운 기술이 소수의 거대 기업에만 집중되어야 하는 걸까?”

 

이들은 더 개방적이고 접근 가능한 AI를 만들기 위해 다시 뭉쳤다.

 

불과 미스트랄 창업 두 달 만에 1억 1300만 달러(약 1,510억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구글 전 CEO 에릭 슈미트, 프랑스 통신재벌 자비에 니엘,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 등 유력 투자자들이 합류했다.

 

기술력만이 아니라 이들이 가진 철학과 방향성에 시장이 반응한 것이다.

 

미스트랄이 내세운 방향은 명확하다.

 

“최첨단 AI를 모든 사람의 손에.”

 

이는 오픈AI나 구글, 메타 등의 폐쇄적 전략에 대한 명확한 대응이자 오픈 소스에 기반한 기술 생태계를 향한 선언이었다.

 

이들은 코드와 모델을 공개하고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이버 보안에서 그랬고 운영 체제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늘날 가장 안전한 기술들은 모두 오픈소스 기술들입니다.”

 

이후 미스트랄의 성장은 더욱 가파르다.

 

2023년 12월 시리즈A에서 3억8500만 유로(약 5640억 원), 2024년 6월에는 시리즈 B에서 6억4000만 달러(약 8570억 원)를 유치했다.

 

창립 1년 만에 기업가치는 60억 유로(약 8조 8000억 원)에 달했고 올해엔 10억 달러(약 1조 3400억 원) 규모의 후속 투자도 논의 중이다.

 

미스트랄의 공동 창업자 세 명은 AI는 민주화되어야 한다는 신념이 확고하다.

 

기술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하며 AI는 특정 대기업의 자산이 아니라 사회적 자산이 되어야 한다는 믿음이다.

 

AI에 대한 과도한 낙관도 경계한다.

 

“우리는 강력한 기술을 만들고 있지만 이 강력한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고 가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AI는 어디까지나 생산성과 창의성을 증강하는 도구일 뿐이라는 시각이다.

 

그들은 유럽의 AI 주권에 대해서도 명확하다.

 

비록 아마존의 AWS,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 다양한 대기업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지만 독립성을 유지하겠다는 것.

 

“우리는 설계부터가 클라우드 독립적입니다. 이것이 첫째 날부터 우리의 전략이었습니다.”

 

최근엔 더욱 구체적인 미래 비전을 내놓았다.

 

각 국가나 기업이 자체적으로 AI 모델을 호스팅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데이터 프라이버시 및 보안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AI 기술의 주권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미스트랄은 단순한 AI 기업을 넘어 하나의 선언이 되고 있다.

 

유럽 중심의 A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실험이자 기술 민주화를 실현하려는 시도다.

 

이들의 출발점은 세 명의 연구자가 가진 공통된 신념이었지만 지금은 글로벌 AI 질서를 새로 쓰는 작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이름답게 미스트랄이 불러일으킨 바람은 이제 겨우 출발점에 서 있을 뿐이다 

 

from FB @김택균

 

 

아무나 세 명, 아서 멘쉬와 기욤 람플, 티모테 라크루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