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 소리
또깍 또깍 또깍... 그 여자는 항상 그렇게 걸었다. 웅성대는 강의실 복도에서도, 시끄러운 식당에서도, 건너 편 강의동으로 건너가는 아스팔트 위에서도 변함없이 또깍 소리를 내며 걸었다.
보라색 점퍼를 입고 책을 몇 권 안고 걸을 때에도, 친구와 서로 바라보고 낄낄대며 걸어갈 때도, 간혹 길지 않은 머리카락 한 줌을 앞으로 끌어와 냄새를 맡는듯 머리카락으로 입을 가리고 걸어갈 때도 여전히 또깍 또깍 소리를 내며 걸었다.
하이힐도 아니었고 그냥 단아한 구두였다. 편하게 신고 다니는 구두였는데 이상하게 그 여자가 걸을 때는 그런 소리가 났다. 유일하게 소리가 안나는 데는 사방이 강의실로 둘러싸인 건물 중앙 잔디밭이거나 학생들 왕래가 거의 없는 63동 건물 뒷편의 변전소 앞 풀밭이었다.
간혹 연장 수업중에 들리는 또깍 소리는 그 여자의 발걸음이 강의실 앞을 지나는 중이고, 시끌벅적한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들려오는 또깍 소리는 그 여자가 이내 식판을 들고 줄을 설 것이고, 한 잔 걸치고 취기가 올라 화장실을 찾는데 들려오는 또깍 소리는 그 여자도 어디선가 토하고 있을거란 걸 알게 하는 소리였다.
또깍 소리와 정신없이 계절을 몇 개 보냈다. 누구도 또깍 소리를 들은건 아니었다. 또깍 소리의 주인공이 누구고, 언제 또깍 소리가 나는지, 또깍 소리가 있기나 한 건지도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계절은 지나갔다. 그리고 또깍 소리가 더욱 선명해지는 겨울이 왔다.
아마 또깍 소리를 더이상 들을 수 없던 때는 겨울이 막 시작 되면서 일거다. 또깍 또깍 또깍...
'바른 생각 바른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대왕판교 나들목 요금소 (0) | 2014.12.06 |
|---|---|
| 봄 여름 겨울 그리고 가을 (0) | 2014.11.18 |
| 사람에 취하고, 막걸리에 취하고, 단풍에 취하다. (0) | 2014.11.03 |
| 짐 자전거 (1) | 2014.09.25 |
| 걸음 소리 (0) | 2014.07.18 |
| 칼럼니스트 이상헌 씨가 말하는 말 잘하는 방법 49가지 (0) | 2014.06.09 |
| 빌 게이츠 명언 (0) | 2014.06.07 |
| 화염병 (0) | 2014.05.02 |
취업, 창업의 막막함, 외주 관리, 제품 부재!
당신의 고민은 무엇입니까?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 실패만 반복하는 외주 계약,
아이디어는 있지만 구현할 기술이 없는 막막함.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문제의 원인은 '명확한 학습, 실전 경험과 신뢰할 수 있는 기술력의 부재'에서 시작됩니다.
이제 고민을 멈추고, 캐어랩을 만나세요!
코딩(펌웨어), 전자부품과 디지털 회로설계, PCB 설계 제작, 고객(시장/수출) 발굴과 마케팅 전략으로 당신을 지원합니다.
제품 설계의 고수는 성공이 만든 게 아니라 실패가 만듭니다. 아이디어를 양산 가능한 제품으로!
귀사의 제품을 만드세요. 교육과 개발 실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확보하세요.
캐어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