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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은 오래 머물지 않는다 / 황여정

지구빵집 2020. 7. 1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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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은 오래 머물지 않는다

 


아직 눈뜨지 않은 이른 아침

우연히 나선 길에

골짜기 물안개를 만난다.

 

젖은 바람이

왈칵 내게로 달려들어

내 일상의 편안함을 흔들어 놓고

 

바람의 어디에

사랑을 숨겨 놓았길래

첫사랑의 떨림처럼 싱그러운가

 

골짜기의 물은

밤 내내 아침을 기다려

젖은 알갱이로 산으로 오르고

 

자욱한 물안개

다가설 듯 다가 오지 않는

잡히지 않는 그리움에 가슴저리며

 

텅빈 가슴으로 돌아서는

살가득 번지는 골짜기의 아침

아름다운 것은 오래 머물지 않는다.

 

 

* 황여정 : 시와 반시 문예대학(1993, 4기)에서 시 공부를 시작으로 [선율][시사랑문인협회][동방문학][징검다리문학회][시하늘] 등에서 동인활동으로 시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살아가며 명사회(사진동우회) 동인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렌즈에 옮기는 사진 촬영도 즐긴다. 현재 삶의 터는 포항영흥초등학교(본명 황영희)이며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심성을 일깨우는 교육을 하고자 노력한다. -인터파크 제공

 

 

흐드러지게 핀 모습은 오히려 슬픈 일. 진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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