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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며드는 것 - 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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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며드는 것 -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는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 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꽃게의 본래 이름은 ‘곶게’라고 합니다.‘곶’은 육지에서 바다로 뻗어 나온 모양을 한 곳을 가리킵니다.  또 ‘곶’은, 꼬챙이의 옛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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