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그리드 버그먼과 게리 쿠퍼가 주연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1957. For Whom the Bell Tolls)>라는 영화에는 유명한 대사 “키스할 때 코는 어느 쪽에 두어야 하죠”라는 여주인공 마리아의 대사가 나온다.
감독 샘 우드는 원작인 헤밍웨이 소설 제목을 그대로 스페인 내전을 그린 영화 제목으로 가져다 썼다. 그렇다면 헤밍웨이는 왜 이 문장을 소설 제목으로 달았을까. 알아보니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영국 시인이자 성직자였던 존 던의 시 제목이었다.
존 던의 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세상 어느 누구도 외따로 떨어진 섬이 아니다./ 모든 사람은 대륙의 한 조각이며/ 대양의 한 부분이다./ 흙 한 덩이가 바닷물에 씻겨 내려가면,/ 유럽은 그만큼 작아진다./ 모래벌이 씻겨나가도 마찬가지다./ 그대와 그대 친구들의 땅이 쓸려 내려가도 마찬가지다./ 그 누구의 죽음도 나를 감소시킨다./ 왜냐하면 나는 인류 속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그러니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는지 알아보기 위해/ 사람을 보내지 말라. / 종은 바로 그대를 위해서 울린다.”
지금 보다는 젊은 시절 아나키스트(Anarchist)라는 단어에 묘한 매력과 쾌감을 느꼈다. 현실에서 존재할 수 없는 신화이거나, 혹은 이루지 못한 꿈의 상징처럼 다가오는 단어였다. 다시 만나니 반가웠다. 다시 이 주제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들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어느 때나 존재한다.
한국 영화 <아나키스트>에 나오는 유명한 문구는 ‘삶은 산처럼 무겁고, 죽음은 깃털처럼 가볍다’였다.
아나키스트는 슬픈 단어다. 자신의 신념과 대의를 위해 유독 치열하게 투쟁했던 아나키스트들은 일제 강점기에서 그 어떤 독립운동 세력보다도 가혹한 탄압을 받았다.
"박열"(Anarchist from Colony)은 2017년에 개봉한 대한민국의 영화이다. 일본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박열과 그의 애인이자 아나키스트였던 가네코 후미코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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