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동물토템은 비버다. 일할 때 일 하고 , 놀 때 노는 비버는 개인적인 능력도 출중하지만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노력한다. 비버는 혼자서 나무를 자른다. 그러나 비버가 만든 댐과 굴은 전체 가족집단에 의해 공동으로 지어지고 유지된다. 앞 세대 비버들의 노력은 다음 세대의 생존에 기여한다. 비버는 우리에게 인간다움의 모습을 설명 없이 가장 이상적으로 보여준다."
자연의 목수, 가장 뛰어난 건축가 비버 Beaver
해리(海狸) 또는 바다삵이라고도 한다. 강에 댐을 만들기로 유명한 동물이다. 북아메리카 대륙과 유럽, 이란과 시리아 등지에서 사는 수생형 포유류로, 댐 만들기로 유명하다. 수달과 관련이 없다. 수달은 식육목 족제비과, 비버는 설치목 비버과이다. 즉, 쥐에 더 가까운 생물이다. 꼬리는 넓적한 노 모양이다. 헤엄을 칠 때랑 적을 발견하면 수면을 두들겨서 동료들에게 경고를 하는 용도로 쓴다. 이빨에는 철 성분이 있기 때문에 주황색을 띤다.
민물에 서식하며 나무의 연한 속살을 먹고 산다. 초식동물이다. 나뭇가지를 엮어서 댐을 만들며, 이 공사는 대를 이어가면서 한다. 댐에 의해 막혀서 생긴 못 한가운데에 입구가 수중으로 난 집을 지어서 안전을 확보하고, 먹이로 할 나뭇가지도 물속에 쌓아서 비축한다. 비버도 월동준비를 하는데 그 월동준비라는 것이 먹을 나뭇가지를 물속에 잔뜩 쌓아놓기이다. 한 마디로 나무만으로 터 닦고 집 짓고 먹이까지 다 해결하는 동물. 나무뿐만 아니라 나뭇가지와 비슷해 보이는 슬리퍼, 야구방망이, 빗자루, 망치라도 무조건 보이면 쌓는다.
과학적인 집을 짓는 비버
설치류인 비버는 땅과 물속에서 모두 활동이 가능하다. 다만, 곰 등 포식자를 피해 하천이나 늪에서 지내는 경우가 많다. 발에 달린 물갈퀴, 넓적한 모양의 꼬리와 항문 근처에 있는 기름샘이 물속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수영할 때 비버의 꼬리는 노와 같이 추진력을 내는 역할을 한다. 우리에겐 앞니로 나무를 잘라 댐을 만드는 모습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지어진 별명이 ‘물 위의 건축가, ‘집짓기 명수’.
위아래로 난 앞니는 평생 자라기 때문에 이빨이 닳아 없어질 걱정도 없다. 강의 가운데에 나무나 흙, 돌을 쌓아 바닥을 깔고 4m 이상의 나뭇가지를 쌓아 올려 섬처럼 집을 만든다. 나무 사이의 틈은 진흙과 수초로 막고, 바닥에는 나무껍질을 깐다. 천장에는 환기 구멍을 만들며, 천장과 벽에 물이 새지 않게 한다. 출입구는 보통 2개 이상 만든다. 특히 물아래로 출입구를 만들어 다른 동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출입구를 물속에 숨겨두기 위해 강의 물 높이를 조절하는 댐도 만든다. 댐의 길이는 20~30m 정도. 한 가족이 터를 잡고 대를 이어가며 1년 내내 댐을 만들고 고치기를 반복한다.
생태계에 도움 주는 비버
비버가 댐을 만들면 습지가 생기고, 이 습지는 다양한 생물의 보금자리가 되기도 한다. 북미 지역의 한 교육단체는 “비버들의 댐과 같은 서식지는 다른 동물들과 환경에도 이롭다. 물이 흐르는 속도(유속)를 늦춰 가뭄이나 홍수 예방에도 좋다.”라고 말한다. 비버의 집은 물길을 틀어막는 댐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주변에는 습지가 생긴다. 이 습지가 양서류 동물이나 수달 같은 동물의 서식지로서의 기능을 한다는 것.
‘생태계 엔지니어’가 만든 댐은 생태적 환경을 다양화해 수질이나 곡물의 수확에 영향을 주고 홍수를 예방하기도 한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도 비버가 만든 나무 댐이 필터와 같은 역할을 해 물이 하류로 유입되기 전에 비료나 흙탕물 등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해 발표하기도 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비버가 만든 댐은 질소 제거량을 44%가량 늘리는 효과가 있었다. 질소는 조류의 증식을 촉진하는 데, 조류가 많아지면 산소가 부족해져 물속 생태계를 파괴하고 수질오염을 일으킨다. 비버의 서식지는 하천의 수온을 낮추고 지표수를 유지해 가뭄에 대비하는 효과가 있으며, 화재 위험도 낮추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미국 워싱턴주 스카이코미시 강에 비버 69마리를 재배치한 이후 하천 하류 수온이 2.3℃ 내려갔다. 그 반대로 비버가 없는 곳은 0.8℃ 올랐다.
인간과 충돌하지만 생태계에 도움을 주는 비버
비버가 지은 댐은 인간이 지은 댐과 완전히 같은 이유로, 강을 타고 흐르는 부유물이 댐 상류에 축적되게 만들며, 수속과 수량을 변형시킴에 따라 강의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렇게 강의 흐름에 변동이 오면 한동안 강 줄기가 매우 불안정해지고, 상하류 모두에 굉장한 난리가 난다. 그 여파는 비버의 집요함으로든, 인간의 공학 기술로 든, 여러모로 예측하기 극히 어렵다.
비버들이 알아서 강물을 붙잡아준 덕분에 여러 생물들이 번성할 공간이 마련되고 인간은 강의 흐름이 안정되어 돈도 아끼고 재난도 피하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반대로 갑자기 강 줄기가 바뀌어 강변 생태계가 뒤집어지고 인간은 수해를 입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또한 비버들도 허공에서 댐을 만드는 게 아니라 주변 나무를 보이는 족족 닥치고 베어와서 만드는 것으로, 엄연히 나무라는 자원을 소모한다. 보통 인간이 숲을 파괴하는 것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비버들의 부지런함은 상상을 초월하기에 종종 주변 나무가 동나는 경우가 있고, 이 때문에 인간이 쓰고 있는 나무를 털어먹는 일도 생긴다.
이런저런 문제가 많이 생기긴 하지만, 어쨌든 원래 자연환경에 습지가 많았고 이 습지의 파괴로 인해 골머리를 썩게 된 나라들에서는 비버들을 돌려놓으려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도 한다. 영국을 비롯한 다른 서유럽 국가들은 비버 복원 사업을 하고 있는데, 당연히 농민들의 반대가 매우 거셌으나, 몇몇은 그대로 강행했다.
아니나 다를까 비버들이 돌아오기가 무섭게 복원 구역 일대의 강맥이 불안정해지며 홍수가 폭증하였다. 하지만, 습지들이 형성되며 강의 흐름이 오히려 안정되기 시작했고, 영국에서는 2020년에 재검토한 결과 2011년에 스코틀랜드 오터 강에 최초로 방사한 비버 한쌍이 하천 유역을 습지로 바꾸면서 홍수가 오히려 감소하였다고 평가되었으며, 비버들이 야생 번식에 성공한 것을 확인하였다. 그래서 그보다 앞선 2018년부터는 영국의 다른 하천에도 복원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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