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見河

이상하게도 봄에 꽃과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었다. 이상하게도 봄에 여자뿐만 아니라 꽃과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었다. 그는 사계절을 담담하게 보내는 사람이다. 반드시 제철 음식을 먹어야 계절을 보내는 사람처럼, 계절마다 꼭 필요한 일들을 빠뜨리지 않고 잘하는 사람이다. 언젠가 한 번은 좋아하는 계절이 없다고, 봄보다는 가을이 그나마 좋다고 말했다. 늘 주어진 휴식 시간을 즐겁게 지내는 그를 보고있다. 그는 하루를 오감을 통해 섬세하게 느끼는 사람이다. 이른 새벽 굳은살처럼 굳은 세상, 이른 아침의 청명한 공기, 자욱한 안개를 지우며 밝아오는 빛의 기운을 알아채는 사람이다. 계절이 바로 그였고, 그가 계절이었다. 봄 꽃이 아직은 아닌데 동네마다 호들갑을 떤다. 아니면 공기도 좋지 않았고, 비도 자주 내렸던 지루한 겨울을 보내니 기쁜 마음이 들어서 일 수도 ..
아토포스 ATOPOS.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의 대상을 ‘아토포스’로 인지한다. 우리는 실제적인 사람이다. 일상생활과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방식에 익숙한 사람이다. 사실에 집착하고 현실적이며 적용을 잘하는 것만을 생각한다. 가끔 그와 함께 즐겁게 지내고 나면 버릇처럼 혼잣말한다. "그와 함께 어떤 걸 해도 항상 더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 그와 함께 술을 더 자주 마시고, 더 오랫동안 놀고, 그와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더 자주 재미있는 일을 하길 바랄 뿐이다." "자주, 오랫동안, 많은" 같은 형용사는 도대체 얼마나 "자주, 오랫동안, 많이"를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측정할 수 없는 단어가 아닐까? 그러니까 결과에 만족하는 감정적인 상태라서 횟수나 수량을 정할 수 없는 일이다. 그는 고유의 색과 곡선을 가진 반짝이고 근사한 몸을 가지고 있다. 길쭉한 손가락과 둥근 손톱, 검게 빛..
꽃잎 떨어져 바람인 줄 알았더니 세월이더라. ● 글을 길게 써야 한다는 지나친 욕심이 온통 쓸모없는 인용과 복사해 붙여넣기(복사하기 붙여넣기)으로 모두 형편없는 글을 만들었다. 아무리 짧은 글이라도 자신의 글을 써야 한다. 내면에서 나오는 글이어야 한다. 다른 사람이 읽고 싶은 글을 써야 한다. 남자는 자기가 읽고 싶은 글을 쓴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쓴다.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일은 이제는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남자의 이야기가 밖으로 흐르도록 하자고 생각한다. 어떻게 내면을 보일 수가 있을까? 내면은 창피하고 부끄럽고 드러내기 힘든 일로 가득 차 있는데, 더구나 사악하기도 한 마음을 어떻게 흐르게 한단 말인가? 진심이란 함부로 꺼내서 보여주는 게 아니라서 아무리 마음이 흐르는 대로 글을 써도 진심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자는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