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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생각 바른 글

꽃잎 떨어져 바람인 줄 알았더니 세월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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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길게 써야 한다는 지나친 욕심이 온통 쓸모없는 인용과 복사해 붙여 넣기로 모두 형편없는 글을 만들었다. 아무리 짧은 글이라도 자신의 글을 써야 한다. 내면에서 나오는 글이어야 한다. 다른 사람이 읽고 싶은 글을 써야 한다. 남자는 자기가 읽고 싶은 글을 쓴다.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쓴다.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일은 이제는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남자의 이야기가 밖으로 흐르도록 하자고 생각한다. 어떻게 내면을 보일 수가 있을까? 내면은 창피하고 부끄럽고 드러내기 힘든 일로 가득 차 있는데, 더구나 사악하기도 한 마음을 어떻게 흐르게 한단 말인가? 진심이란 함부로 꺼내서 보여주는 게 아니라서 아무리 마음이 흐르는 대로 글을 써도 진심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자는 여기서 또 한동안 머무를 것이다.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그에게 남겨진 숙제다. 

 

● 남자는 싫은 소리는 타인에게도 싫지만, 자신에게도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좋은 기운이 잘 흐르도록 하는 방법은 좋지 않은 기운이 생겨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이야기할 때 특히 좋은 기운이 흐르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남자는 다른 사람에게 싫은 소리를 잘하지 않는다. 물러 터져서, 좋은 사람으로 남으려고 해서도 아니다. 분명히 듣기에 좋지 않다면 말하는 사람이 아무리 좋은 기운으로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결국은 누구에게도 좋지 않다. 생각만 해도 힘든 일이다. 남자는 허술하고 모든 일이 흐리멍덩하다. 지나고 나면 늘 거리낌이 있게 된다. 남자는 앞으로는 그러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더 말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 우리는 만나면 고상하거나 추상적이거나 자기가 굉장히 멋있어 보이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동안 살면서 누가 더 바보 같은 짓을 많이 했는지, 오늘은 누가 얼마나 더 멍청한 짓으로 다른 사람을 피곤하게 했는지 마구 이야기한다. 이따금 저지르는 실수가 누가 더 황당했는지 웃으며 이야기한다. 한참을 경쟁하다시피 못난 일들을 떠들고 나면 다시 삶 속으로 들어갈 용기가 생긴다. 아무리 바보같이 살아도 우리 자리에 가만히 있는 일이 대단해 보이기 때문이다. 만나서 이야기하는 시간은 늘 즐겁다. 다시 또 호구가 되거나 멍청한 짓을 저지를 용기를 충전한다. 타인을 바라보는 눈이 온화해지고, 자신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지니 일상을 사랑하는 마음이 조금씩 늘어난다. 

 

● 신은 한 사람에게 좋은 일을 몰아주지 않는다. 희자 누나는 말했다. "난 일 년 내내 어디가 아픈 거야. 좀 안 아팠으면 좋겠어." 듣고 있던 우리는 부러웠다. 아프지만 누나에게는 아름다운 미모가 있기에 좋지 않냐고 물었다. "나도 좀 허약하고 몸도 아팠으면 좋겠어요. 그러면서 얼굴도 잘생기고 키만 좀 컸으면 좋겠는데요." 웃느냐고 정신이 없었다. 잘 되는 일이 있다면 안 되는 일도 있는 법이다. 흐린 날이 계속되면 맑은 날이 온다. 모든 재능을 다 가진 사람은 극히 드물다. 우리는 쓸데없이 비교하며 지내느라 가까이 있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 "꽃잎 떨어져 바람인 줄 알았더니 세월이더라." -옛돌 이병남. 그와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마음은 불안하다. 만약에 우리가 제자리를 찾아가면 빈 곳은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 빈 곳이 생기기나 하는 건지도 잘 모른다. '만약에'라는 말은 신뢰가 부족한 말이다. 그날그날의 기분을 흘려버리지 않고 표현했다면 지구는 그 무게로 블랙홀이 되었을 것이다. 신뢰가 없어서 그런가? 아니면 우리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하지 않아서일까? 그가 잠들었을 때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남자는 앞으로 나아가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다. 자신을 낮추거나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애를 쓴 탓이라고 생각했다.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는 일은 중요한 일이지만, 좋은 사람이란 것을 증명하기 위해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그는 자신도 믿지 못하면서 남을 어떻게 믿냐고 물었다. 자신을 믿어야 한다. 익숙한 건 남자의 것이 아니다. 익숙한 건 이미 지난 일이다.-見河- 

 

 

빨간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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