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있는 그대로 보고 살자고 결정했다. 무엇이든 받아들이며 살자는 것도 결정했다.
설날이라 내일 청주에 내려간다. 밤늦게 큰 누나 조카 종자완자에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받았다. 이제 겨우 큰 누나랑 나이가 같은 62살인데 너무 일찍 떠났다는 소식에 침울했지만 더 아픈 건 종자완자에게 일어났다는 사실이었다.
누나는 매형과 일찍 이혼하였고 조카는 지금까지 큰 누나가 돌봐주었고 엄마 곁에서 자랐다. 조카는 늘 아버지 곁에 머물렀다. 아버지를 자주 만나기도 했고 설과 추석에는 항상 서울 아버지 집으로 갔다가 남자가 떠나 후에야 남자의 부모님 댁인 외가를 방문했다. 아이가 조금 크면 늘 엇갈리는 것처럼 곁에서 늘 지켜보면서 지냈다.
정말 삶이란 놈은 알 수 없다. 불행과 닮은 일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와도 되는데 무턱대고 사정없이 몰아친다. 신은 어디에 계신 건가? 큰 누나도 병원에서 아주 조금씩 회복 중인데 이렇게 또 큰일이 닥쳤다. 한 달 전에 대장암 수술을 하고 병원에 계시다고 들었다.
남자에게 처음으로 만난 조카였다. 아이를 좋아하는 남자인 데다, 큰 누나의 첫 아이니 얼마나 귀여워했는지 모른다. 당시 가지고 있던 필름 카메라로 사진도 많이 찍어주고, 주말에 청주 내려오면 주말 내내 데리고 다녔다. 친구들 모임에도 데려가고, 개울이나 산에 놀러 갈 때도 데려갔다. 한 번은 청주 성안길에 데리고 갔다가 갑자기 사라져 잃었는데 집으로 전화하고 삐삐로 연락을 해 간신히 찾은 적도 있다. 아이가 벌써 서른이 훌쩍 넘었다.
우리 남매들과 엄마와 사이는 썩 좋지 않았다. 부모님은 큰 누나가 가장 많이 돌보셨다. 세상은 가장 착하고 헌신적인 사람에게 당연히 받아야 할 좋은 것들을 반드시 돌려주지는 않는다.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좋은 않은 선택들의 결과는 꼭 받게 한다. 큰 누나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무언가 굉장히 꼬인 채 돌아가는 삶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충분히 보상을 받고, 행복해도 되는 사람이었고 그러길 바랐지만 이상하게도 누나는 그걸 내팽개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부족한 게 있는데 바로 자신이 무엇인가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이 사람 받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받게 된다. 그건 자신감의 영역이 아니라 자존감에 속하는 일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게 우선이다.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나쁜 사람들은 지나치게 자신을 좋게 생각한다. 반대로 선한 사람은 지나치게 자신에 대해 객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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