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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어떻게 결정하는가?

지구빵집 2015. 8. 19.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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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집- 미래보고서 중에서~~

 

인간은 어떻게 결정하는가?
Understanding How We Decide

 

삶은 수많은 결정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한 개인의 점심 식사 메뉴에서 한 기업 경영자의 전략, 한 국가의 정책에 이르기까지 결정은 인류의 모든 대소사에 깊숙이 개입한다. 정보는 이러한 결정의 토대가 된다. 하지만 과거에는 정보가 부족했을 뿐더러 부정확했다. 그래서 별이나 나무토막, 신의 대리자가 결정의 근거가 되기도 했다. 그에 비해 오늘날은 어떤가?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거의 즉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했다. 문제는 ‘그러함에도’ 우리는 여전히 최악의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의사결정 프로세스, 과연 어떤 알고리즘일까?

 

 

 


무너질 것 같지 않았던 기업들의 몰락, 한 국가의 재정 파탄, 전쟁, 최근의 금융대란에 이르기까지 장소와 시간에 상관없이 우리는 수많은 잘못된 결정이 인류사와 함께 해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더군다나 올바르고 정확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거의 모든 지식과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오늘날에 와서도 잘못된 결정은 끊이질 않고 있다. 오히려 과거보다 오늘날의 결정이 더 파괴적이고 더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더 큰 문제가 된다. 

시간이 흘러도 사람들은 여전히 끔찍할 정도로 형편없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경고를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보다 나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무엇을 배워야 하고, 누적된 지식과 정보로 무엇을 해야 할지 성찰해야 할 순간이 온 것은 아닐까?

1637년 데카르트(Rene Descartes)는 이성의 시대(Age of Reason)의 근간을 형성하게 될 개념을 소개한 『방법서설(Discourse on the Method)』을 출간했다. 여러 면에서 오늘날 우리의 사고방식은 ‘담론(Discourse)’을 포함한 개념을 통해 형성되어왔다. 예를 들어, 우리는 인간이 이성적 존재이며 사고를 통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데카르트의 방법은 간단했고, 오늘날 의사결정에 대한 사고방식은 이와 유사하며 마찬가지로 간단하다. 결정을 내리기 위해 찾을 수 있는 어떤 출처를 활용해서든 전 세계로부터 정보를 얻는다. 그 정보를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역사적 자료 또는 이전 경험과 조합한다. 그런 다음 결론에 도달하고 그에 관한 일을 한다. 의사 결정은 언제나 이러한 행동의 결과다. 그리고 이 과정은 매우 합리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신기술의 발달로 인한 두뇌 과학의 발전은 가장 이성적인 사람이라도 때로는 비이성적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인간은 항상 이성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란 믿음은 이미 무너졌다. 신경과학자 조셉 레독스(Joseph LeDoux)는 자신의 저서 『The Emotional Brain, 한국어 번역판 ‘느끼는 뇌’』에서 많은 경우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어떤 일을 하게 되며, 자신의 행동을 합리적으로 여길만한 해명거리를 만들어낸다는 점을 예로 들어 인간이 비이성적인 존재임을 설명했다. 

또 다른 신경과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Antonio Damasio)는 플라톤(Plato)과 데카르트(Descartes)가 설명한 것과 반대로, 감정이 의사 결정에 있어 필수적이라는 점을 제시했다. 기존의 개념과 정의를 다시 쓰는 이러한 주장으로 인해 그의 저서 『Descartes' Error, 한국어 번역판 ‘데카르트의 오류’』는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다마지오를 비롯하여 최근의 관련 연구들을 종합한 『How We Decide, 우리는 어떻게 결정하는가』의 저자 조나 레러(Jonah Lehrer)는 이러한 사실을 다음과 같이 결론짓는다. “감정 없는 이성은 무력하다.”

‘심리학의 아버지’로 잘 알려져 있는 헨리 제임스(Henry James)는 하등 동물을 연상시키는 본능을 배제한 채 인간을 완벽하게 이성적인 동물이라고 여긴 플라톤의 견해를 처음으로 반박한 사람이다. 더욱이 제임스는 이러한 본능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며, 오히려 그 반대로 두뇌가 효과적으로 활동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의 견해는 두뇌는 이성과 감성이라는 두 가지 주요 기능 양식이 있다는 것이다.

이성은 의식적인 노력을 필요로 하는 신중하고 순차적인 과정이며, 감정은 신속하며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 최고의 결정은 야구 투수나 PGA 골퍼가 경기에 임할 때처럼 두 요소가 완벽한 균형을 이루며 혼합될 때 이루어진다. 기업의 최고경영자나 조직의 리더들이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성이나 감성이 부족하면, 그릇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먼저 이성 없는 감성이 어떻게 대재앙을 부를 수 있는지를 보자. 가장 좋은 사례는 타이타닉(Titanic) 호가 침몰한 사건에서 알 수 있다. 당시 수많은 사람들은 타이타닉 호를 ‘침몰할 수 없는’ 배로 여겼다.

타이타닉 호를 침몰할 수 없는 배로 여긴 이유는 선체가 구멍이 뚫리기 쉬운 일체형 선체가 아니라 선박 앞부터 뒤까지 16개의 구획으로 나뉘었기 때문이었다. 설계사들은 선체가 1부분, 2부분, 또는 3부분으로 나눠져 있어 선체에 물이 들어와도 배가 가라앉지 않고 떠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들은 동시에 4곳 혹은 그 이상 많은 곳에서 물이 샐 가능성은 1백만 분의 1 정도일 것이라고 계산했다.

선박을 조종한 일등 항해사는 앞에 빙산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결정을 내리는 데 감성적 판단만을 활용했다. 그는 오랜 경험을 통해 감성적 판단력을 키웠다. 사람들은 뭔가에 충돌하려 한다면, 이를 피하기 위해 방향을 전환하려고 갖은 노력을 다한다. 자가용, 자전거, 보트를 몰 때 우리 모두는 이렇게 하는 법을 배운다.

일등 항해사는 타이타닉 호가 빙산 옆 부분을 스쳐가도록 항해를 했고, 선체가 연달아 빙산과 마찰하면서 결국 대참사가 초래되었다. 이성적으로 보면 당시 최선의 전략은 빙산과 충돌하는 것이었다. 선체의 한두 부분에 물이 흘러들었을 것이고, 그 충돌로 분명 몇몇 부상자, 어쩌면 사상자가 발생했겠지만 선박은 가라앉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1,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물론 감성 없는 이성이 건전한 판단을 이끄는 것도 아니다. 다마지오는 엘리엇(Elliot)이라는 환자를 담당했는데, 그는 뇌종양 제거수술로 복내측 전두피질이 손상된 사람이었다. 이 부분은 뇌가 감성과 이성을 통합 관장하는 곳이다. 실험을 통해 디마지오는 엘리엇이 어떤 감정도 느낄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전통적 견해는 그의 상태가 보다 나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예측했겠지만 전혀 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엘리엇은 수술을 받기 전 대기업에서 높은 급여를 받는 경영인으로 일하고 있었다. 수술 후 그의 IQ는 변함이 없었지만, 엘리엇의 판단 능력은 완전히 손상되었다. 그는 식사할 장소를 결정할 수 없었고 다마지오와 약속을 정하는 것처럼 간단한 일도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는 끝도 없이 세세한 부분에 심사숙고했고 결코 결론에 도달할 수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업무적으로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기 시작했고 잘못된 사회적 판단을 내려 결국 파산하고 이혼의 아픔까지 겪게 되었다.

오늘날 정밀한 뇌 영상 기술을 통해 과학자들은 전형적인 의사결정 과정에서 뇌가 수행하는 역할에 대해 아주 자세한 지도를 만들게 되었다. 한 실험에서, 연구원들은 피실험자들에게 각각 엄청난 거금을 주고 그들이 고급 초콜릿이나 해리 포터(Harry Potter) 신작과 같은 다양한 제품을 구입할 기회를 제공했다. 연구원들의 목적은 피실험자들이 선택을 할 때 그들의 뇌를 모니터링 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피실험자가 원했던 물건을 보면, 측중격핵이 활성화된다는 점이 밝혀졌다. 이 영역은 신경전달물질 도파민과 관련이 있는데, 동기 및 욕구와 관련된 부분이다. 피실험자가 물건 가격을 보면 섬엽과 전전두엽 모두가 활성화된다.

섬엽은 혐오감과 관련된 부분이다. 예를 들어 끔찍한 교통 사고를 보게 되면 섬엽이 활성화된다. 또한 대다수 사람들은 금전적 지출과 관련해 이 부분이 활성화된다. 전전두엽은 선형적 추론과 관련이 있는데, 피실험자들이 얼마만큼의 돈을 지출해야 할 것인가에 대비해 금액을 계산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렇게 섬엽과 측중격핵과 같은 뇌의 감정적 부분은 두뇌의 이성적 부분의 주의를 끌기 위해 경쟁한다. 과학자들은 두뇌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경쟁의 강도를 바탕으로 사실상 피실험자들이 사려 하는 것이 무엇인지 예측할 수 있었다는 점을 밝혀냈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피실험자가 마음속으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전에 무엇을 구입할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측중격핵보다 섬엽이 더 활발하면, 연구원들은 혐오감이 더 클 것이기에 피실험자는 그 물건을 구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았다. 측중격핵이 조장한 좋은 감정이 섬엽의 부정적인 감정보다 강하다면 피실험자는 구입하기로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전전두엽 역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데, 예를 들어 거래가 매우 적절했다는 결론을 내린다면 전전두엽이 참여한 것이다. 그러나 뇌의 감성적 부분이 구매 결정을 매우 강력하게 지배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실제로 많은 실험에서 전전두엽은 구매 결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그 점이 바로 피실험자들이 쇼핑 결정에 있어 적절한 행동을 하지 못한 이유이다. 사람들이 자신을 분석하기 시작하면 감성적 교류가 중단된다. 어느 경우든 대부분의 시간 동안 감정은 의식적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다. 따라서 쇼핑객들은 실제로 그들이 뭔가를 구입하는 이유를 잘 알지 못한다.

이러한 두뇌 속 협정에는 주의를 끌기 위해 뇌의 각기 다른 부분이 경쟁하며, 감정 영역은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해 의사 결정과 행동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성향을 초래한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두 집단이 단어들을 의미 있는 문장으로 해독하는 실험을 받았다. 한 집단에게는 모든 단어가 중립적인 뜻을 가진 문장을 섞어 제공했다. 다른 집단에게는 ‘근심하는(worried)’, ‘플로리다(Florida)’, ‘늙은(old)’, ‘외로운(lonely)’, ‘빙고(bingo)’와 같은 노인 세대를 연상시키는 단어가 가미된 문장이 주어졌다.

피실험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연구자들은 각 실험 집단이 얼마나 빨리 실험실에 들어오고 나가는지 시간을 측정했다. 노인을 연상시키는 단어로 실험을 받은 집단은 테스트를 끝내고 나갈 때 확실히 느리게 걸어 나갔다. 그들의 감정 체계는 노화의 개념을 인지했고 무의식적으로 그들의 행동을 바꾸었다. 심지어 그들은 느리게 걷는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했다. 이러한 성향을 점화(priming)라 부르며, 이는 수많은 다른 상황에서도 사실로 입증되었다. 

일례로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소비자연구 저널」에 따르면, 스타벅스(Starbucks) 커피 컵을 들고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의 숫자에 따라 당신 역시 스타벅스 커피를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성향은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으로 불린다. 이는 어떤 정보를 자신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견해를 확증하는 것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을 뜻한다. 「The Conference Board Review, 컨퍼런스 보드 리뷰」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견해에 반하는 증거는 가치를 낮추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한편 종종 전혀 상관없는 요소들이 의사 결정 방식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일례로 벨기에의 겐트 대학(Ghent University) 심리학자들은 「Psychological Science, 심리과학」에 사람들은 자신의 이니셜과 일치하는 회사를 선택해 일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이러한 상당수의 편향 효과들은 신경과학자들이 연구한 사실상의 두뇌 기능에서 알아낼 수 있으며 두뇌 화학작용을 통해 설명될 수 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연구진은 「Journal of Consumer Research」에 사람들은 기분이 좋을 때 자신이 보는 첫 번째 물건을 구입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기분이 슬플 때는 그렇지 않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도파민의 기능이 이것을 설명한다. 행복을 느낄 때는 도파민 수치가 증가한다. 도파민은 신경 전달 물질로 행동 촉구와 직접적 연관이 있다. 따라서 슬픔에 잠겨 도파민 수치가 낮을 때보다는 행복할 때 소비자들이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마찬가지로 시카고 대학(University of Chicago)과 조지아 대학(University of Georgia) 심리학자들 역시 그저 미소짓는 얼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더 포괄적으로 사고하고 이론적으로는 미래 목표를 성취할 역량이 증가한다는 점을 「Journal of Consumer Research」에 발표했다. 

의식적인 이성적 사고가 도달하지 못하는 프로세스에 의해 통제 당하는 인간의 행동. 그렇다면 우리는 이 세상을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뇌 과학과 현재까지의 밝혀진 사실을 볼 때, 4가지를 예측할 수 있다.

첫째, 두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은 향상된 성과를 경험할 것이다.

 인간의 의사결정 과정에 미치는 무의식적인 영향력에 대해 알기만 해도 그 효과를 경감시킬 수 있다. 일단 참가자가 그러한 성향들을 인식하면, 자신의 행동에 영향을 덜 미친다는 사실은 실험 심리학자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둘째, 그 결과 비즈니스 리더와 비즈니스 스쿨은 직원과 학생들에게 새로운 행동 과학을 교육시키기 위해 협력할 것이며, 인지행위적 재무론과 신경마케팅과 같은 과목이 더 주목을 받을 것이다.

 실제로 현재 뉴욕 대학(New York University)은 인지 과정을 향상시키고, 창의성을 높이고, 전반적으로 성과를 높이기 위해 키퍼 두뇌 체육관(Keefer Brain Gymnasium)이라 불리는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셋째, 인지 기능 및 의사결정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일은 인기 있는 기업형 비즈니스가 될 것이다.

 이미 이 분야에 관한 연구는 수많은 베스트셀러 서적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로, 그 입증된 성과와 더불어 프로그램과 테크닉을 개발하는 사람들은 기업 경영인은 물론 위험을 관리하게 될 것이다. 또한 보다 나은 의사결정에 대한 경쟁적 입지를 다지고자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의욕적인 청중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신경과학과 행동과학에 대한 기술이 개선되고 다듬어지면서 두뇌의 엄청난 잠재력을 활용해 이를 무수히 많은 사회적, 정치적, 기술적 문제에 응용하기 위한 더 효과적인 방법들이 개발될 것이다.

 이러한 향상된 의사결정 도구들은 에너지, 재료과학, 의학 부분의 기술 발전을 가속화할 것이다. 예를 들면, 향상된 인식과 인지적 데이터 처리과정은 의학적 진단을 더 정확하게 만들어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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